최근 수정 시각 : 2025-07-30 18:02:08

엔리케 리스테르(내 독일에 나치는 필요없다)

1. 개요2. 작중 행적3. 기타

1. 개요

¡No pasarán![1]

내 독일에 나치는 필요없다의 등장인물. 원 역사의 엔리케 리스테르에서 모티브를 따왔다.

본작의 반동인물이자 주인공 디트리히 샤흐트의 라이벌, 본작의 서브 주인공이다.

2. 작중 행적

스페인 내전 당시 공화파 소속 대령으로 첫 등장. 하라마 전투 당시 프룬제 출신 공화파 11사단장으로 기갑사단으로 국민파 중군을 패퇴시켜 무사히 퇴각한다. 공화파 유일의 명장으로 묘사되며, 원 역사와 같이 내전의 패배로 소련으로 망명해 붉은 군대에서 복무한다.

자신에게 패배를 안긴 디트리히와 모델을 매우 증오하는 중이며 이러한 독일에 대한 적개심을 눈여겨 본 주코프에게 발탁되어 폴란드 침공군 장교진에 편성된다. 이후 소련-폴란드 전선의 남동부인 르부프를 공격하는 것으로 재등장. 스페인 내전에서의 시가전 경험을 활용하여 폴란드군을 소탕한다. 게오르기 주코프가 폴란드의 붕괴가 임박한 상황에서 독일이 참전할 경우의 작전안을 제안해보란 요청을 보고하던 부관의 어깨를 잡고 지금 자신이 얼마나 기쁜지 상상할 수도 없을 거라며 광기 넘치는 미소를 짓는다.

독소전이 시작되자 그는 T-34로 이루어진 그의 기갑부대를 이끌고 콘스탄틴 로코솝스키와 함께 그리고리 쿨리크의 미끼부대를 물리치며 진격하는 독일군의 측면을 찌른다. 복수심에 불타 독일군들을 무자비하게 죽이고 동프로이센으로 공세를 펼치지만, 클레멘스를 비롯한 독일군 방어부대에게 막힌다. 그럼에도 소련군을 복수를 위한 소모품으로 생각하여 무리한 공세를 지속하다 주코프에게 제지를 받았고, 작은 복수 이후에야 소련군의 비참한 현실[2]을 깨달으며 자신이 증오하던 공화파 수뇌부와 다름없는 자신의 모습을 보고 구역질을 한다.

이후에 노획한 88mm로 스페인에서의 복수를 하면서도 자신의 모습에 반성했는지 병사들을 살리고자 하는 등 스페인 내전기의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해방 작전에서 독일의 공세에 밀려서 핀스크 북쪽 숲에 고립되었다가 항복했는지, 잡혔지는 몰라도 포로로서 주인공과의 면담을 신청해 만난다. 스페인에서 학살을 방관한 콘도르 군단에 속했던 주인공이 민주주의를 부르짖는 것은 위선이라고 비난하지만 이에 대해 죄책감은 느끼지만 조국의 미래를 바꾸기 위해 불가피했고 그 덕분에 미래를 바꿨으니 후회하지는 않는다는 주인공의 말에 영향을 받아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고 후회하지 않기로 다짐한다.

이후 소련에 귀국한 뒤 부하들을 버릴 것인지 아니면 형벌부대에서 고기방패로 죽을 것인지를 강요받자 결국 부하들을 버리고 복귀하였으며, 안드로포프에게 포섭되어 반스탈린 쿠데타에 협조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많은 장병들이 자신들의 계획으로 희생당하는 것에 고뇌한다. 과거 스페인 내전기 때는 종교는 인민의 아편이라는 이유로 웃으면서 종교인들을 죽였지만 고된 전황 때문에 러시아 정교회에 의지하는 장병들을 보면서 과거를 돌아보기도 하고, 안드로포프에게 죄책감을 토로하기도 하였다. 지금까지의 희생을 무의미하게 만들 수 없다는 이유로 붉은 군대의 장성들 중 가장 순수하게 연방과 인민들에 열정을 갖고 있어 안드로포프는 리스테르에게 나름 호감을 가졌다.

안드레이 즈다노프가 탄 수송기가 자유 러시아군의 대공포에 격추당한 데 이어 자유 러시아가 모스크바를 향해 진격할 때, 주코프조차 방어를 거부했음에도 가장 먼저 나서서 부족한 병력으로 모스크바로 진격하는 자유 러시아군을 필사적으로 저지한다.[3] 이에 자극받은 다른 장군들도 하나둘씩 나서서 자유 러시아 군을 막고 그들이 위험에 빠졌을 때 구해주기까지 해서 소련에서는 영웅 대접을 받고 있다.

2년간의 내전이 승리로 끝나자 안드로포프에게 이제는 화해가 필요하다며 반인륜 범죄가 어지간히 심하지 않은 한 말단들은 용서하자고 제안했고 안드로포프가 받아들여 옛 동료들을 구출했는데, 그의 부관이었다 자유 러시아에 가담했던 인물은 자신이 기억하는 처음에는 복수귀였다 이내 뭘 위해 싸우는지도 모르는 채 방황만 하는 사람이었는데 이제는 길을 찾은 것 같다는 감상을 느꼈고 그와도 화해한다.

내전 후의 개선식에서 상장 동지라 불리며 붉은 군대가 자신을 칭송하는 말을 듣자 과거 스페인 내전 당시 동료들에게 대령 동지라 불리던 시절을 떠올리며 감회에 젖고, 스페인 공화파의 깃발을 들어 올려 프랑코에게 제대로 엿을 먹인다. 이후 다시 스페인으로 돌아가 스페인의 민주화에 진력하고 은퇴 후 참전용사들을 위해 활동했다. 소련에서 활동하던 당시에도 끝까지 스페인 내전기를 잊지 못해서 돌아갈 거라는 복선이 있었는데, 자신의 오랜 방황을 마무리 지을 이정표가 되어준 경험이었다며 스페인 민주화를 도왔다.

프랑코 정권이 무너지고 스페인이 민주화된 이후[4] 스페인 공산당의 당수가 되어 정계에서 활동했는데 2차대전 때의 경험 때문에 타 세력에게도 배타적이지 않았으며 말년에 스페인 내전기의 전쟁범죄를 알리는 일도 했고 디트리히도 죄책감 때문에 독일의 반성을 촉구하기도 했다. 디트리히와 독소전 때 대담할 당시 스페인이 민주화된 뒤 떳떳한 위치에서 독일군의 스페인 내전기 전쟁범죄를 규탄할 날이 올 것이라 말했는데 그게 이루어진 것. 다만 당시 독일이 정식으로 사과했다는 언급은 없는 걸 보아 민간 활동으로 끝난 모양이다.

3. 기타

본작에서 등장하는 인물 중에서 가장 복잡한 모습을 보여주는 캐릭터로 본작 최고의 인기 캐릭터 중 1명. 이전까지 한국에서 잘 알려지지 않았던 엔리케 리스테르라는 인물이 한국 대역계에서 조명받는데 큰 영향을 주었다.

스페인 내전 당시 디트리히 샤흐트는 (본인 성격과 별개로) 포지션상 엄연히 피카레스크였고, 리스테르가 속한 공화파는 본인들의 문제도 매우 많았지만 어쨌든 정통정부임에도 불구하고 빨갱이라는 이유만으로 스페인 제2공화국과 함께 외세와 이에 결탁한 반역자들에게 멸망당한 피해자에 가까운 입장이었다. 따라서 리스테르가 독일과 샤흐트를 증오한 것도 공산주의자라서가 아니라 자신의 조국(스페인 제2공화국)을 멸망시키고 동료들을 죽였다는 데서 나오는 감정이라 정당성이 있었다. 이후 자신과 공화파의 행적을 돌이켜보며 과거를 반성하고 다시는 같은 일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각성한 뒤의 행적은 그야말로 폭풍간지 그 자체로, 이런저런 문제는 많았지만 공산주의 특유의 국제주의와 이상주의를 잘 보여주었다.

공산주의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공산주의자이자, 소련을 구하는데 누구보다 결정적인 역할을 맡은 국제주의자임에도 불구하고 스페인 제2공화국에 대한 충성심이 강해 스스로를 망국의 장수라 생각했고 소련에서 출세한 이후 상황이 정리되자 프랑코의 압제에서 스페인을 구하기 위해 모든 부귀영화를 버리고 스페인에 돌아가 민주화 운동에 헌신하는 등 스페인 민족주의자로서의 면도 강하다. 20세기 초중반 공산주의자들은 국제주의와 민족주의를 동시에 가진 경우가 많았는데 이 사람도 그런 케이스라고 볼 수 있다.


[1] 스페인 내전 당시 공화파의 구호. 본편에서 리스테르의 행적을 관통하는 주요한 구절로 종종 등장한다.[2] 탄약이나 무기는 그럭저럭 갖췄지만 병사들을 입히고 먹일 피복과 식량이 부족하고 부상병들을 치료할 의약품이 없어 가벼운 생채기에도 죽을 정도였다.[3] 이때 안드로포프와 전화로 나누는 대화는 매우 인상적이다. 짧게 요약하자면 태어난 고향은 관계 없이 자신은 소비에트 연방과 인민의 장군이고 지금 연방이 자신을 필요로 하고 있기에 싸우겠다는 내용.[4] 여기서는 보르본 왕정복고가 일어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