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3-07-26 21:51:24

자음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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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언어별 자음군

1. 개요

子音群 / Consonant Cluster

자음군이란 두 개 이상의 자음이 모여있는 것을 말한다. 자음군은 나타나는 위치에 따라 어두자음군과 어말자음군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 핵음을 이루는 모음 앞에 자음군이 나타나면 어두자음군, 모음 뒤에 나타나면 어말자음군이라 한다.

대부분의 언어에서는 자음군은 존재하지 않거나 제한적인 환경에서만 나타날 수 있는데 한국어만해도 현대 국어에서는 어두자음군이 표면형에서 존재하지 않고[1] 일본어에서는 극히 제한적인 경우에서만 등장한다. 영어 등 인도유럽어족은 비교적 자음군의 등장이 자유로운 편이다. 특히 슬라브어파는 자음군이 서유럽 언어보다 복잡하다.

2. 언어별 자음군

2.1. 한국어

현대 한국어에서는 표면형에 자음군이 존재할 수 없다. 기저형에서는 어말자음군이 존재할 수 있지만, 어두자음군은 기저에서도 불가능하다. 그러나, 중세국어와 그 이전에는 어두자음군이 발음되었던 것으로 알려져있다. 예를 들어, ㅅ계 합용병서, ㅂ계 합용병서에 해당하는 어두에 나타나는 자음 2개로 이루어진 어두 2자음군, ㅄ계 합용병서에 해당하는 어두에 나타나는 자음 3개로 이루어진 어두 3자음군이 있다.

언어학에서 한국어 자음군과 관련하여 연구되고 있는 토픽들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다음과 같다.
  • 자음군 단순화의 화자간 변이와 연어변화: 흙, 닭 등과 같이 겹받침 ㄺ[ㄱ]이 들어간 체언은 화자에 따라 선택적으로 ㄹ을 탈락시킬 수 있다. 진행중인 언어변화의 결과로 기저에서부터 ㄹ이 탈락된 /흑/ /닥/ 형이 어휘부에 있다는 설이 지지받고 있다. 참고로 '여덟'의 경우 이미 어말 자음군 단순화가 완료되었다고 보아 /여덜/을 기저형으로 보는 학자가 많다. 1988년 표준어사정에서 '돐'을 버리고 '돌'을 표준어로 본 것도 어중의 어휘부에서 어말 ㅅ이 아예 탈락한 것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 체언과 용언의 비대칭성: 체언에 조사가 이어지는 경우 '닭이'가 발음될 때 선택적으로 ㄹ을 탈락시킨 [다기]가 가능하지만 용언의 어간과 어미가 함께 발음되는 '붉어'와 같은 경우 같은 ㄹ-ㄱ 자음군 연쇄더라도 ㄹ을 탈락시킬 수 없다. 이는 같은 '체언-조사'와 '용언 어간-용언 어미'가 같은 '실질-형식 형태소' 연쇄라 하더라도, 체언은 자립 형태소이고 조사만 의존 형태소라 둘 사이의 분리성이 강하여 체언만의 단독 발음형인 [닥]이 기저형 /닥/으로 적용될 동인이 크지만, 용언의 어간과 어미는 모두가 의존 형태소라 서로가 긴밀히 연결되어 있으므로 용언 어간만의 단독 발음형이 기저형으로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 단순화된 어말자음군의 재자음군화: 삶, 닭 등과 같은 'ㄹ+자음' 계열 어말자음군이 젊은층 화자를 중심으로 단독형에 한해서 자음군으로 발음되는 현상이 늘고 있다. 예를 들어, '닭을'과 같이 모음이 후행하면 위에 언급한 것과 같이 /다글/로 실현되나 '닭'을 단독으로 발음할 때, [taɭk̚]으로 발음하는 현상이 종종 보고된다.

2.2. 영어

영어에서는 어두자음군과 어말자음군 모두 존재한다. 영어는 어두자음군은 최대 자음 3개의 연속, 어말자음군은 최대 자음 4개의 연속을 허용한다. 영어는 40개 이상[2]의 어두 2자음군(spin, play, swim 등), 9개 이상[3]의 어두 3자음군(split, stew, squall 등), 170개 이상의 어말자음군이 존재한다.

영어의 어두 2자음군은 보통 /s/ + /자음/, /자음/ + /l, r, w, j/의 형태를 띈다. 어두 3자음군은 보통 /s/ + /p, t, k/ + /l, r, w, j/의 형태를 띈다.

영어의 어말자음군이 어두자음군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이유는 영어의 어말자음군에서는 /-s/, /-(e)d/ 등의 굴절 때문이다. 따라서, 순수한 형태소차원에서의 어말자음군은 대략 65 - 100개 정도로 본다.

영어의 어말 2자음군은 보통 /자음/ + /t, d, θ, ð, s, z/, /r, l, m, n, nc, ng/ + /자음/ 형태를 띈다. 어말 3자음군 또한, /어말 2자음군/ + /t, d, s, z/, /r, l, m, n/ + /자음/ 형태를 띄며, 어말 4자음군도 /어말 3자음군/ + /t, d, s, z/ 형태를 띈다.

영어의 자음군에서 가장 핫한 토픽은 star, ski, spa 등에서 나오는 '/s/+파열음' 연쇄를 어떻게 설명할 것인지이다. 이게 문제가 되는 이유는 범 언어적으로 음소배열을 지배하는 Sonority Sequencing Principle에 전면적으로 위배되기 때문이다. SSP는, 공명도가 최대를 이루는 음절핵(nucleus)을 중심으로 음절핵 이전의 어두는 점층적으로 공명도가 상승하는 음소배열이, 음절핵 이후의 어말은 점층적으로 공명도가 하락하는 음소배열의 구조를 가질것을 예측한다. 그러나 파열음은 /s/보다 공명도가 낮기때문에 SSP에 따르면 파열음+/s/ 연쇄는 예측되지만 그 반대의 배열은 예측될 수 없다. SSP는 음향적으로나 심리언어학적으로 지지받는 일반화이론이기 때문에 영어 데이터에서 실증적으로 존재하는 이 배열을 어떻게 해석할것인지가 관건이다.

최근에는 이러한 경우를 extrasyllabic consonant라는 개념을 사용하여 설명하는 시도가 늘고 있다. 이는 예를 들어 /string/이라는 단어가 있을 때, 이를 str-의 두음을 가진 것으로 분석하는 것이 아닌, 음절 밖의 s-와 주음절 tring으로 분석하는 것이다. 이렇게 주음절과 부음절을 나누는 것은 상고한어, 베트남조어 등의 여러 조어에서 사용되는 형식이다.


[1] 정확히는 언어학에서 /j, w/ 등의 접근음과의 결합도 어두자음군으로 분류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어에서는 전통적으로 합용병서만을 어두자음군으로 분류하였으며 다양한 음운론적 증거로 /j, w/가 접근음이 아니라 활음으로 분류된다. 따라서 이 분절음들은 어두가 아닌 핵음을 구성한다. 즉, /교/, /샤/ 등의 /자음/ + /j/, /과/, /좌/ 등의 /자음/ + /w/ 등도, 다른 언어들에서는 어두자음군으로 볼 수도 있으나 한국어의 경우는 그러하지 않다.[2] 어두 자음군의 개수는 학자마다 다르게 보는데, 이는 어두 자음군의 정의를 어디까지 해야하나에 따라 달라진다. 예를 들어, 순수형태소끼리의 결합만을 어두자음군으로 보면 어두 2자음군은 35개 정도이며, 어느정도 사용되는 외래어, 고유명사, 전문용어 등을 포함하면 45개 정도, 고어, 외래어, 전문용어, 고유명사, 환경에 따라 제약되는 형태나 굴절 등을 모두 포함하면 60개 이상이다.[3] 어두 3자음군은 보통 /spl/, /spj/, /spr/, /stj/, /str/, /skl/, /skj/, /skr/, /skw/의 9개로 보는데 외래어, 고유명사, 빈도가 드문 경우 또한 포함하면 /sfr(sphragistics)/, /smj(smew)/, /smr(smriti)/, /tsw(zwieback)/을 포함하여 최대 13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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