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럭비
Scrum스크럼은 럭비 풋볼에서 경기를 재개하는 방법의 하나로, 양 팀의 여러 선수들이 정해진 대형으로 뭉쳐 어깨를 맞대고 공을 차지하기 위해 경쟁하는 행위이다. 럭비 경기 중 의도치 않게 공을 놓쳐 앞에 떨어뜨리는 녹온(Knock-On), 역시 고의로 시도하지 않은 전방 패스(Forward Pass) 등 가벼운 반칙이 일어났을 때[1], 상대편의 소유로 스크럼이 주어진다. 포워드들이 3열로 대형을 맞추면 주심이 신호를 주고[2], 양 팀 프런트 로우는[3] 상대팀과 어깨를 맞댄다. 럭비 유니언과 럭비 리그의 스크럼에는 다소 차이가 있다.
1.1. 럭비 유니언
럭비 유니언에서는 8명의 포워드가 3-4-1 대형으로 스크럼을 형성한다.
럭비에서 스크럼은 절대적으로 중요한 기술이고 자주 등장한다. 선수들은 공의 소유권을 지키거나 뺏어오기 위해, 또는 페널티를 얻어내기 위해 온 힘과 기술을 사용해 대형을 유지하면서 싱대편을 밀어내야 한다. 그러는 동안 스크럼하프가 옆에서 스크럼 한가운데로 공을 굴려 넣어주면 후커들은 공을 확보하기 위해 발로 공을 뒤로 긁어낸다. 이를 후킹(Hooking)이라고 한다. 소유권을 가져가면 "스크럼 승리(Winning Scrum)"가 되고, 스크럼 승률은 그날 포워드들의 기량을 평가하는 중요한 지표로 쓰인다. 통계적으로 92%의 비율로 소유권을 가졌던 팀이 스크럼을 이긴다고 하며, 그래서 8% 확률을 뚫고 공을 뺏어오는 것은 굉장한 일이다.
흔하게 나타나지만 매우 위험한 행위이기 때문에 복잡하고 세세한 규칙이 존재한다. 대부분 스크럼의 핵심인 프런트 로우들에게 적용되는데, 스크럼 무너뜨리기, 회전시키기, 상대방을 위로 밀어올리기 등은 한방에 페널티가 주어질 수도 있는 사안이다.[4] 그 밖의 소소한 반칙들은 소유권을 넘겨주고 스크럼을 다시 짜게 한다. 반칙이 없었는데 스크럼이 중간에 실패했다면 소유권을 유지한 채로 다시 실시한다.[5]
백 로우들에게만 적용되는 규칙도 있는데, 세컨드 로우까지는 견고하게 신체를 밀착시켜야 하지만 백 로우들은 공이 스크럼을 빠져나가기 전까지 어깨만 스크럼에 대고 있어도(Bind) 무방하다. 그래서 플랭커들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가 최단 시간 내에 스크럼을 이탈해 공을 든 상대방을 태클로 견제하는 것이고, 8번도 공을 자기 발 밑에 몰다가 직접 들고 뛰어 나가 돌파를 시도하거나, 패스를 해 우리 편 백스들이 상대편 수비보다 수적으로 우세한 가운데 플레이를 진행할 수 있게 해준다.
스크럼이 밀리면 경기가 압도적으로 불리하게 흘러간다. 사실상 이기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보면 된다. 우리 편의 세트피스라고 해도 스크럼에서 한 번 지면 소유권을 넘겨주고, 한 번 더 지면 페널티를 주게 된다. 그렇게 페널티를 주면 상대편은 프리킥이나 페널티킥을 찰 것이다.
스크럼이 밀리면 생기는 참사.
1번부터 8번까지의 체중을 합한 것을 Pack Weight라고 하며, 거의 모든 프로 팀들은 800kg을 훌쩍 넘기고 최상급 팀들은 900kg를 넘어가기도 한다.
트라이 라인과 터치 라인으로부터 5m 이내에서는 스크럼을 형성하지 않는다. 경기장 가장자리 안쪽 5m 라인이 있는 이유가 그 안으로는 어떠한 세트 피스도 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보다 안쪽에서 반칙이나 페널티가 발생한 경우, 5m 라인 선상에서 세트피스가 주어진다.
스크럼의 변천사(1975~2013). 시대의 흐름에 따라 프로화와 스포츠 과학의 발달로 선수들이 체격이 점점 커지면서 신체적 부담도 함께 늘어났고 안전 문제, 진입 장벽 완화, 은퇴 이후 건강 등을 끊임없이 고민하면서 변화해 왔다.
레드불이 레드불한 이벤트. 잉글랜드 바스 럭비 선수들과 F1 머신의 대결.
1.1.1. 7인제 럭비
유니언의 파생인 7인제 럭비에서는 인원이 최소화되었기 때문에 포워드가 3명뿐이고, 때문에 프런트 로우 3명만 스크럼을 형성한다. 신속성이 핵심인 종목이라 스크럼을 밀어서 공을 따내는 것보단 빨리 라인에 복귀하는 것이 중요하다.
1.2. 럭비 리그
럭비 리그에서는 6명의 포워드가 3-2-1 대형으로 스크럼을 형성한다.
럭비 리그에서 스크럼은 6명의 포워드가 형식적으로 대형만 형성하고 밀지 않으며 경쟁을 하지 않는다. 밀 필요가 없기 때문에 사진처럼 유니언에 비해 자세가 높으며 견고하게 밀집하지 않는다. 스크럼하프도 스크럼 한가운데가 아니라 자기편 프런트 로우의 다리와 가까이 공을 굴려 넣는다. 그리하여, 럭비 리그에서 스크럼은 포워드들을 잠시 플레이에서 제거하는 역할을 하며, 그에 따라 백스(Backs)들이 비어있는 수비 라인을 공격할 수 있는 공간을 더 많이 만들어 주기도 한다. 이는 스크럼으로 공격권을 받은 팀에게 이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2. 기타
- 스크럼은 개인의 능력도 중요하지만 팀의 호흡도 중요하다. 축구예능인 뭉쳐야 찬다 2에서 기존 멤버인 코퀴야드 안드레 진을 비롯한 럭비 국가대표팀이 코치로 나와 몸싸움 훈련을 위해 스크럼을 가르칠때 그것이 여실히 드러났는데 이 당시 1대1로는 어쩌다벤져스가 모두 이겼는데 반해 단체전은 럭비팀 5명이 어쩌다벤져스를 7명까지도 사정없이 밀어버렸다.
- 아래 영상과 같이, 추운 날 럭비 스크럼에서 나오는 열기는 "스크럼 증기(Scrum Steam)"라는 시각적 효과를 일으킬 정도이다.
- 럭비 이외에도 IT 관련 용어, 즉 소프트웨어 개발 관련 기법 용어로도 활용된다.
- 럭비 같은 운동과 상관없이 시위 현장에 등장하는 인간벽도 스크럼이라고 하는데, 이 스크럼은 위의 사진들에 나오는 스크럼과 자세가 다르다. 여러 사람이 똑바로 나란히 서서 양옆 사람들과 팔짱을 끼거나, 아니면 바닥에 드러누운 채로 역시 양옆 사람들과 팔짱을 낀다. 자기들을 해산시키려는 상대편(경찰, 철거반원 등)에 맞서거나, 아니면 자기들이 점거한 장소에 상대방이 못 들어가게 하려고[6] 서로 팔짱을 꽉 끼고 똘똘 뭉쳐서 틈을 안 주며 맞서기 위함이다.
[1] 이러한 행위에 대해 심판이 고의성이 있었다고 판정했을 때는 페널티(벌칙)가 선언된다.[2] 월드 럭비 표준은 크라우치(Crouch)-바인드(Bind)-셋(Set). 2013년 이전에는 크라우치-터치-포즈-인게이지, 2007년 이전에는 크라우치-홀드-인게이지[3] 스크럼의 1열인 프롭과 후커[4] 반칙 여부와 상관 없이 공이 빠져나가기 전에 이런 상황이 벌어지면 주심은 즉시 스크럼을 중지시킨다. 그래서 몰과 다르게 스크럼은 힘의 차이가 크다고 해서 쭉쭉 밀고 나가는 경우는 거의 없다. 애초에 그 전에 무너지거나 돌아가기 때문이다.[5] 이렇게 두 번 세 번 넘어가면 포워드들은 정말이지 환장한다.[6] 국회에서 다수당이 법안을 단독 처리하려할 때 소수당이 회의장 입구를 막아서는 경우, 경영진 측 사람들이 회사 안에 들어가는 걸 노조원들이 막아서는 경우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