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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톱(소설)

김종일 작가의 작품. 2008년 1월에 출간되었으며 총 383p짜리 장편소설이다.

8명을 죽인 살인마가 난자당한 상태에서 누군가에게 달아나던 중, 결국 그 누군가에게 끔살당하게 되지만 그건 그저 악몽에 지나지 않았고, 악몽을 꾼 사람은 살인마도 아니고, 남자도 아닌, 서른 둘의 미혼녀로, 딸아이를 여윈 홍지인이었다.

악몽에서 깨어난 홍지인은 살인마에게 빙의되어 있었고, 악몽이 상당히 생생한데에 이상함을 느끼고 새끼손톱이 하나 빠져있는 것을 알게 된다. 아무리 주변을 찾아봐도 사라진 손톱은 온데간데 없었고, 네일 아티스트가 직업인 홍지인은 찝찝함을 느낀다. 남자친구인 이세준은 자다가 어디에 끼어서 빠졌을 것이라며 적당히 위로만 해줄 뿐이었지만, 같은 직장에서 일하는 동료이자 오랜 친구인 민경은 이를 진지하게 받아들인다.

갖가지 추측을 해보지만 의문부호만 늘어갈 뿐 속 시원한 해답을 얻지 못한채 고민하고 있다가 가게 안에서 반쯤 정신이 나간듯한 정체불명의 남자의 라만고라는 말을 듣게 된다. 민경은 호기심에 인터넷 검색을 해보다가 과거에 손발톱을 먹어치우는 직책 뭐시기가 있다는 것을 지인에게 알려준다.
그냥 단순한 악몽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 지인은 다시 잠에 빠져들게 되는데 지인은 악몽 속에서 또 다른 죄인이 되어 그 라만고에게 잔혹하게 살해당하는 꿈을 꾸게 된다.

깨어난 지인은 또 하나의 손톱이 뽑혀 있는 것을 보게 되자 경악한다. 계속되는 악몽과 고통속에서 지인은 점점 피폐해져가면서도, 진상을 알아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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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만고는 각 인간의 악행과 죄업을 감시하고 심판하는 또 다른 영적 자아라고 한다. 한 인간이 천인공노할 죄를 지으면 라만고는 심판자가 되어 그 인간 본연의 영혼을 지옥으로 관광시키고 그 육체에 깃들어 원소유자로 살아간다.
그 재생의 과정에서 당사자는 손톱이 뽑히는 육체적 고통에 시달리고, 자신이 죽는 악몽에 시달린다고 한다. 악몽 속에서 지인이 빙의되었던 죄인들은 저마다 6월 15일에 죄를 저질렀고 라만고에게 살해된 자들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라만고에게 육체를 빼앗긴 것. 라만고의 육체의 살해는 사실상 영혼의 살해인 것이다. 그리고 라만고에게 육체를 빼앗긴 죄인들은 지옥의 나락으로 떨어진다. 그렇게 재생된 6월 15일의 죄인들은 자신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또 자신의 죄가 무엇인지를 망각하게 되고 평범한 인간으로 살아가게 된다. 그러나 그 죄인들이 악몽을 꿀때마다 그 죄인들의 원래의 자아가 지옥에서 기어나와 호심탐탐 육체를 되찾기 위해 기회를 노리는 것이다.

주인공 홍지인도 사실상 천인공노할 죄를 지은 죄인이었다.
누군가에게 유괴살해당한 홍지인의 딸, 유희수는 사실 홍지인이 목을 졸라 살해한 것이었다.
지인은 전 남편과 결혼후, 아이를 출산하게 됨으로써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리게 되는데 이때 연하인 이세준과 불륜을 하게 된다.(그리고 세준도 라만고의 표적이 된다.) 지인은 집에서 세준과 바람을 피우고 있던 도중 딸아이에게 현장을 들키게 되며 지인은 어떻게든 희수에게 빌게 된다.
희수는 대신에 자신이 시키는 것은 무엇이든 하라며 자신을 거역하면 아빠에게 일러바칠 것이란 협박을 한다. [1] 그러나 날이 갈수록 희수는 완전히 지인을 몸종 취급하듯 대했고 결국 참다 못한 지인은 희수를 목 졸라 살해하고 유괴살해된 것처럼 꾸민다.

결말에서 지인은 모든 기억을 되찾고, 자신의 죄를 인지하게 된다. 그리고 지인의 몸을 차지하려는 원래의 자아(라만고)와 피터지게 싸우면서(...)[2] 결국에는 라만고는 어둠 속으로 끌려 들어가고 지인은 살아남게 된다.
병실에서 지인은 자신이 저지른 죄에 대해 반성하게 되고, 미래에 아이를 가져 그 아이에게 희수란 이름을 붙이고 키움으로서 속죄를 하기로 결심하게 된다.


[1] 참고로 희수는 이때 다섯 살 밖에 안 됐었다. 다섯 살 짜리가 참 무섭다.[2] 정확히는 지인이 라만고에게 일방적으로 당한다. 그리고 라만고와 정면으로 맞대면서 네년은 네 배로 낳은 딸을 죽인 주제에 이 몸을 가질 자격이 없다고 버럭 소리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