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事後確證偏向, Hindsight Bias어떤 사건이나 일에 대하여 결과를 확인하고, 마치 사전에 결과를 예측할 수 있었던 것처럼 생각하고 말하는 심리이다. '사후확신편향(事後確信偏向)'이라고도 부른다.
2. 설명
사후 확증편향은 '내가 그럴 줄 알았어'라는 식의 선입견으로, 누구든 이미 일어난 사건의 결과를 알고 있는 상황에서 그 사건의 이전을 되돌아본다면 결과는 당연해 보이는 이치이다.결과를 기준으로 과거의 선택을 바라보면 달리 보일 수밖에 없다. 실패라는 결과를 확인하고 보면, 그 과정과 선택은 마치 실패하려고 작정한 듯 이해할 수 없는 것들로 가득해 보인다. 반대로 성공이라는 결과를 확인하고 과거의 선택들을 바라보면, 당연히 성공할 수밖에 없었던 것처럼 보인다. 이처럼 결과를 보고 선택을 바라보면 마치 사전에 결과가 예측 가능했던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우리 중 누구도 미래를 볼 수있는 수정구를 가진 사람은 없고 이것은 우리의 인지 편향, 사후 확증편향에 불과하다.
상황을 통제할 수 있다고 믿는 생각과 지적 과시, 발생한 사건을 이해하기 위한 의식적인 노력들이 사후 확증편향에 강한 영향을 끼치는 원인이다.
3. 사례
- 사후 확증편향의 대표적인 예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한 예측이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대표적인 블랙 스완으로서 당시에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금융위기를 예측하지 못했는데 사실 이는 당연한 일이다. 금융위기는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예측하지 못했던 사건이 예상 못한 규모로 벌어졌기에 거대한 파국으로 번진 것이기 때문이다. 예측 가능한 사건은 그에 대한 대비가 뒤따르기 마련이고 파급력이 축소된다. 그런데도 위기가 일어나고 나면 이후 "나는 이게 올 것을 알고 있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로 넘쳐났다. 그러나 이들에게 제대로 된 근거는 없었고, 사실은 모두 인지 편향으로 인한 착각일 뿐이었다.
- 주식 관련 게시판이나 SNS만 봐도 사후 확증편향을 확인할 수 있다. 어떤 주식이 급등하면 누군가가 나서서 “봐라, 내가 사라고 했냐, 안 했냐?” 혹은 “내 이렇게 될 줄 알았다”라고 말하며 미리 예측한 자신의 식견을 자랑하곤 한다. 물론 이들이 얘기한 종목은 그 외에도 수없이 많으며, 그 종목이 하락하거나 오르지 않을 때는 조용히 입을 다물고 있었다는 사실은 잊힌다. 이렇게 자신은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것처럼 이야기하는 선지자(先知者)들은 많지만, 실상 이들은 후지자(後知者)에 불과하다. 그들이 맞추었다고 자랑하는 것도 어쩌다 맞춘 것일 뿐이다. 다음과 그 이후에서 그들의 예측력은 동전 던지기만도 못한 수준으로 하락하며, 장기적으로 자신들의 예측력을 증명하지 못한다.
- 사회적 이목을 집중시킬 만한 큰 사고나 사건이 일어난 후에 어김없이 언론에 등장하는 예견된 비극, 예견된 참사 라는 문구 역시 사후확증편향이 발동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안전관리론의 위험성평가에서는 정말로 위험성(사고심각성×발생빈도)이 높은 사건은 허용이 불가하기 때문에 사전에 차단된다. 사고심각성은 높지만 발생빈도는 낮아 위험성이 어정쩡한 위험사건이 '설마 그런 일이 일어나겠어'라고 대비책이 부진한 채 무시(아예 인지·예견하지 못할 수도 있다)되다가 악운이 겹쳐 실제로 발생하면서 대참사가 벌어진다. 대구 지하철 참사가 일례인데, 초대형 화재라는 위험사건의 발생확률이 매우 낮게 추산되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
- 특허법에도 이와 유사한 '사후적 고찰의 오류'라는 법리가 있다.발명의 진보성 유무를 판단할 때에는 선행기술의 범위와 내용, 진보성 판단의 대상이 된 발명과 선행기술의 차이와 발명이 속하는 기술분야에서 통상의 지식을 가진 사람(이하 ‘통상의 기술자’라고 한다)의 기술수준에 대하여 증거 등 기록에 나타난 자료에 기초하여 파악한 다음, 통상의 기술자가 특허출원 당시의 기술수준에 비추어 진보성 판단의 대상이 된 발명이 선행기술과 차이가 있는데도 그러한 차이를 극복하고 선행기술로부터 쉽게 발명할 수 있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이 경우 진보성 판단의 대상이 된 발명의 명세서에 개시되어 있는 기술을 알고 있음을 전제로 사후적으로 통상의 기술자가 쉽게 발명할 수 있는지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22. 1. 13. 선고 2019후12094 판결
4. 대처 방법
사후 확증편향은 그릇된 의사결정을 하도록 조장한다. 자신의 선입견을 뒷받침하는 내용만 수용하고, 자신의 논리를 정당화해주는 정보만 취사선택하는 위험성이 커진다.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과거의 왜곡된 정보나 기억에 의한 데이터보다는 현재의 객관적인 정보나 데이터를 분석하여 상황을 정확히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결과 중심적 판단이 가진 오류의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을 이해한다면, 결과에 속는 일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다. 나쁜 결과를 얻은 사업가라고 하더라도 형편없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 아닐 가능성이 있고, 반대로 뛰어난 성과를 거둔 사업가라 하더라도 실제로는 그의 능력이 아닐 가능성도 있다. 불확실성은 결과만 보아서는 알 수 없는 것들을 알려준다.이것이 ‘사업가들의 성과와 성공은 전부 운 덕분’이라는 뜻은 아니다. 운의 존재는 나름대로 최적의 선택을 하고자 하는 사업가의 선택과 고민을 부정하지 않는다. 다만 선택의 결과가 예상대로 되지 않을 수도 있으며, 때로는 생각보다 나쁜 결과가 올 수도 있고, 때로는 생각 이상으로 좋은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해 인정하는 것이 능력을 폄하한다는 뜻은 아니다. 또한 통제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전력을 다해야 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성공을 목표로 한다면 불확실성의 가운데에서도 성공에 도달할 수 있는 확률을 최대한 끌어올려야 한다. 적어도 확률을 높이려는 시도는 자신의 방법을 따르면 성공이 보장된다거나 정답을 알고 있다는 사람들, 꿈과 희망을 외치며 정신적 고양만을 강조하는 사람들보다는 더 높은 가능성을 줄 수 있다.
5. 관련 자료
[매일경제] 이렇게 될 줄 미리 알았다…정말일까?[매일경제] 인류 99%는 코로나 올 줄 몰라…`아는 척` 하는 기억왜곡 말아야
[법률신문] 사후확증편향
[CNB] 투자자들의 고질병 ‘사후 확신 편향’
[KCI] 사후 과잉 확신 편향과 인과 추론
[KCI] 위험사건의 발생확률 판단과 후견지명편향 - 가정설계에서 기대와 결과 간의 불일치 효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