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5-04-01 18:49:11

불새(만화)/난세 편

1. 개요2. 줄거리

1. 개요

데즈카 오사무의 만화 《불새》의 에피소드로 순서로는 제 9부. 겐페이 전쟁. 즉, 미나모토노 요시츠네가 활약하던 헤이안 말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주인공은 요시츠네의 가신 무사시보 벤케이…가 아니고 그 모티브가 되는 청년 벤타.[1] 벤타는 힘은 강하지만 무식하고 순박하며 다른 사람을 해치지 못하는 착한 사람이며, 요시츠네는 순수하게 영웅적 존재가 아니라 피도 눈물도 없는 잔인한 인물로 묘사되고 있는데다가[2] 다른 작품에서 헤이케는 절대악으로 겐지는 정의로 묘사했던 겐페이 전쟁을 실상은 무사들의 권력 쟁탈전이었을 뿐 민초들에게는 둘 다 똑같은 폭군에 불과하다며 전쟁과 영웅이라는 이미지를 비판적으로 표현했다.[3]

2. 줄거리

순박한 시골 나무꾼 벤타는 우연히 도심에서 주은 머리빗을 자신의 약혼녀 오부에게 선물해 주었고 오부는 이 머리빗을 자신의 부모의 약값으로 사용한다. 문제는 벤타가 주운 머리빗은 당시 권력자였던 헤이케 가문에게 수배당하던 자의 머리빗이었고 헤이케의 군사들은 벤타와 오부가 살던 집을 불태우더니 오부를 교토로 압송해 간다. 벤타는 오부를 찾기 위해서 수도로 나와 999명의 무사들을 때려눕히다가 거지 소년 표주박을 통해서 400년을 살았다는 거지 신 가오우를[4] 만나게 되고 가오우는 벤타를 보고 아주 오래 전에 살았던 아카네마루라는 불사와 닮았다면서 우시와카(후의 미나모토노 요시츠네)를 소개해준 뒤 벤타에게 인생무상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애기하면서 죽고, 그런 가오우의 영혼을 불새는 안아주면서 승천한다. 벤타는 우시와카가 오부를 찾는 것을 도와준다는 조건으로 그의 부하가 된다. 한편 오부는 당대의 최고 권력자 타이라노 키요모리를 모시는 여관이 되었다. 이에 벤타는 우시와카의 도움으로 오부를 만나나 키요모리를 흠모하게 된 오부는 이를 거절하고 벤타는 크게 실망하고 체포되어 추방된다.그 후 키요모리는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 불새를 송나라에서 사오지만 그가 불새라고 착각한 것은 화려한 깃털을 가진 수컷 공작일 뿐이었기에 결국 목숨을 잃는다.[5]

한편 히노에라는 여성과 부부가 된[6] 벤타였지만, 무사들의 권력 싸움에 불과하다며 참전을 말리는 히노에를 두고 겐페이 전쟁에 참여한다.

요시츠네를 따라 종군하던 벤타는 단노우라 전투에서 오부와 재회한다. 하지만 키요모리를 모시던 오부는 그의 인간적인 모습을 연민하고 사랑하게 되어, 타이라 일족의 일원으로 안토쿠 덴노, 니이노아마(二位の尼)와 귀족 부인들과 전장에 나온다. 벤타와 다시 만난 오부는 이를 기뻐하지만 그와 함께 살기보다는 끝까지 타이라가의 여성으로서 남기를 원하고, 타이라 진영에 건너온 요시츠네를 향해 단검을 겨누며 공격하다가 벤타가 보는 앞에서 요시츠네에게 베여 죽는다. 상심한 벤타는 자신의 부하들을 죽게 만든 것, 민가에 방화하는 것을 반대한 표주박을 죽인 것[7], 단노우라 전투에서 오부가 죽은 것으로 인해 승리를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저지르는 냉혹한 요시츠네에게 격렬한 반감을 품는다.

그 후 요시츠네는 자신이 타이라노 키요모리의 불새를 숨겼다고 의심한 형 미나모토노 요리토모에게 쫓겨서 오우슈에 가지만, 요리토모의 명령을 받은 오우슈의 무사들은 요시츠네를 죽이려 하고, 이에 요시츠네는 마지막을 무사답게 싸워 죽기로 결정하며 벤타에게도 죽음으로 싸울 것을 명령한다.

하지만 벤타는 싸움을 거부하고 요시츠네와 그 부하들을 죽인 다음, 오우슈 군사들의 포위망을 뚫고 히노에와 함께 도망치지만 화살에 맞아 중상을 입는다. 그 뒤 벤타와 히노에의 운명은 알 수 없지만 함께 북쪽 바다를 건너 도망쳤을지도, 아니면 숲 속의 백골이 되어버렸을도 모른다는 이야기로 끝난다.[8]

그리고 당대의 명승 묘운은 벤타를 모델로 하여 무사시보 벤케이의 이야기를 쓰게 된다.

한편, 타이라노 키요모리와 미나모토노 요시츠네의 영혼은 불새를 통해서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몇백 년을 살면서 신선으로 사람들에게 숭배받게 된 가오우가 기르는 원숭이와 개로 환생한다.

두 마리는 처음에는 서로를 싫어했으나 곧 친구가 되어 친하게 지냈다. 원래 산의 원숭이들의 우두머리였다가 실각했던 과거를 가지고 있었던 원숭이는 개의 도움을 받아 우두머리로 복귀했고, 친구인 원숭이가 원숭이 무리의 우두머리가 된 걸 본 개 또한 산의 개 무리의 우두머리가 되었다. 얼마 후 두 무리가 식량과 영역 문제로 자주 다투게 되자 둘 모두 옛 우정을 생각해 처음엔 싸움을 피하려 노력하나 문제는 원숭이 무리와 개 무리는 서로 부양해야 할 인원이 많은 상황에 영역은 협소하고 물과 식량은 적었다. 이는 무리의 우두머리로서는 무리의 생존을 위해서 어떻게든 해결해야 할 숙제였다.[9] 따라서 두 우두머리가 아무리 싸움을 피하고자 해도 피할 수가 없었고, 전쟁으로 발전하여 양쪽에서 많이 죽어나가자 결국 대장으로서 서로 싸운 끝에 한 덩어리로 뒤엉킨 주검이 돼버린다.

이 둘의 비참한 죽음에 가오우는 슬퍼하며 그 두 마리를 한 무덤에 묻어주었다.


[1] 당대의 고승인 묘운이 벤타를 모티브로 차용해 벤케이라는 가공의 인물을 만들어낸 것이다.[2] 사실 요시츠네에게 씌워진 비련의 영웅 이미지는 뒷 시대에서 상당히 윤색된 것으로, 당대의 기록에 의하면 그 때의 가치관으로도 상당히 잔혹한 인물이었다 보니 오히려 이 만화의 묘사가 실제 역사상의 요시츠네의 이미지에 가깝다.[3] 당장 거지 소년 표주박조차 요시츠네의 아버지 요시토모가 일으킨 반란으로 고아가 되었고, 요시츠네의 형 요리토모가 일으킨 겐페이 합전에서 친부를 모르고 죽이고 자신도 요시츠네에게 살해당하는 비극을 경험한다.[4] 봉황 편의 주인공 가오우다. 봉황편 마지막에 도를 깨우쳐 일종의 신통력을 얻었는지 수백 년이 지난 현재 시점까지 살아있었으며, 심지어 어려서 혈기 왕성한 벤타나 우시와카보다 더 빠르게 달릴 수 있을 정도로 건강하다.[5] 죽기 한참 전에 불새의 피를 마셔서 영생을 얻는 삶을 꿈으로 경험하기는 했지만, 영생으로 인해 발생하는 비참한 일생과 종말 이후에도 죽지 못해 무기질만도 못한 생을 어거지로 이어가다 생각하기를 그만두는 끔찍한 사태를 생생하게 보고, 듣고, 느꼈다.[6] 히노에는 일종의 도벽이 있어서 결혼하고 하룻밤을 보내면 그 집안의 살림을 모조리 들고 나와버리는 습관이 있었다. 이 때문에 여러 마을에 소문이 나서 결혼도 못하는 신세였는데 벤타를 만나고 똑같이 했으나 몇 번이고 자신을 용서하며 다시 받아들여주는 모습에 감화되어 히노에는 처음으로 평범한 부부 생활을 할 수 있게 된다.[7] 자신을 망설임 없이 베는 요시츠네를 본 표주박은 요시츠네가 옛날 달리 사람이 변했다고 말하는 것으로 과거 나름대로 약자들을 챙겨주던 요시츠네가 점차 권력에 맛을 들이며 타락했음을 시사하며 죽었다.[8] 정황상 벤타는 몰라도 히노에는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 등에 몇 발이나 화살을 맞았는데, 제대로 된 치료도 받지 못한 채로 도망칠 수는 없다.[9] 난세편 프롤로그에서 우두머리는 무리를 지키는 대신 특권이 주어진다고 이는 반대로 우두머리는 특권을 받기 때문에 그에 따른 의무도 따르게 된다는 말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