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3-14 17:41:00

모데카이저/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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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파멸의 그림자3.2. 그림자 군도 개편 전

1. 장문 배경

먼 옛날, 북부의 황무지를 휘젓고 다니던 잔혹한 군주, 산-우잘이 있었다. 사악한 신념에 따라 움직였던 그는 마주치는 모든 부족과 정착지를 파괴하며 피와 죽음으로 자신의 제국을 건설했다. 필멸자로서의 삶을 마무리할 때가 되자, 산-우잘은 신이 되어 영광스러운 뼈의 전당에서 영원히 살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죽음 뒤에는 어떠한 영광도, 전당도 없었다. 대신 산-우잘은 공허한 잿빛 황무지에 서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신비로운 안개로 뒤덮인 그곳은 귀에 거슬리는 속삭임이 가득했다. 이따금 다른 길 잃은 영혼들이 그의 옆을 지나갔다. 그들은 조금 더 유령에 가까운 모습으로 자신의 존재를 망각한 채 떠돌고 있었다.

산-우잘은 분노했다. 그의 신념은 거짓이었을까? 아니면 신이 되려면 더 많은 땅을 정복해야 했던 것일까? 이 공허함의 끝에 다른 무언가가 있으리라 생각했지만, 끝없는 공허함만 있을 뿐이었다. 산-우잘은 하찮은 영혼들이 안개 속으로 서서히 사라지는 모습을 지켜봤다.

산-우잘은 그렇게 사라지길 원치 않았다.

분노와 고통으로 단련된 의지 덕분에 그는 버틸 수 있었다. 시간이 지나자 알아들을 수 없던 실체 없는 속삭임이 점차 단어가 되어 들리기 시작했다. 그것은 바로 죽은 자들의 불경한 언어 '오치넌'이었다. 얼마 남지 않은 산-우잘의 정신 속에 사악한 계획이 천천히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는 세계 사이를 막고 있는 장막 너머로 유혹의 말을 속삭였다. 자신의 말을 듣는 자에게 불굴의 힘을 선물하겠다고 약속했던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한 마법사 무리가 산-우잘을 부활시켰다. 하지만 뼈와 살이 없었던 그는 마법사들에게 그 어떤 인간보다도 강한 몸을 만들어달라고 요구했다. 산-우잘의 영혼은 생전 자신이 입던 판금 갑옷과 비슷한 형태의 검은 금속 갑옷에 결속되었다. 그렇게 강철과 증오의 망령이 된 그는 몸을 일으켰다.

힘에 굶주려 있던 마법사들은 산-우잘을 자신들의 하찮은 전쟁에 활용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는 마법사들을 그 자리에서 전멸시켰다. 그들이 지닌 무기나 마력은 산-우잘에게 아무 쓸모가 없었다.

마법사들은 그를 다시 봉인하기 위해 그의 이름을 절박하게 울부짖었다. 하지만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는 더 이상 산-우잘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가벼운 떨림과 함께, 그는 자신의 영적인 이름을 오치넌으로 내뱉었다. '모데카이저'.

그렇게 필멸의 세계를 향한 그의 두 번째 정복 활동이 시작되었다. 모데카이저의 야망은 예전과 마찬가지로 거창했지만, 이전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강령술의 힘을 활용할 수 있었다. 그는 겁에 질린 채 소멸되고 있는 마법사들의 영혼으로 죽음의 군주에게 어울리는 무기를 빚어냈다. 바로 무시무시한 철퇴 '몰락의 밤'이었다. 새로운 무기를 손에 쥔 모데카이저는 마법사들이 일으킨 군대를 장악했다.

적들의 눈에 모데카이저는 학살과 파괴에만 관심이 있는 듯했다. 그의 정복 활동은 전 세대를 소멸시켰다.

하지만 모데카이저에겐 다른 계획이 있었다. 그는 제국의 중심에 불멸의 요새를 건설했다. 대부분 권력의 상징이라고만 생각했으며, 불멸의 요새에 숨겨진 비밀을 알게 된 이는 거의 없었다. 모데카이저는 영혼과 죽음에 관한 금단의 지식을 갈구하며 '다른 세계들'을 진정으로 이해하고자 했다.

하지만 폭정이 계속되자 적들이 생겨났고, 결국 강철의 망령 모데카이저는 녹시이 부족 연합과 측근들의 배신으로 쓰러지고 말았다. 배신한 측근들이 결성한 비밀 조직은 모데카이저의 영혼과 갑옷을 잇는 연결고리를 끊는 데 성공했고, 껍데기만 남은 그의 강철 갑옷은 아무도 모르는 장소에 봉인되었다.

그렇게 모데카이저는 물질 세계에서 추방되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이 모든 것이 모데카이저의 계획이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사실 추방은 그의 계획에서 필수적인 조건이었다. 지배와 기만으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모데카이저는 뼈의 전당보다 훨씬 위대한 운명이 자신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한때 공허한 황무지였던 그곳에 모데카이저의 손에 죽었던 모든 이들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흑마법에 사로잡힌 그들의 영혼은 절대 사라질 수 없었다. 강력한 영혼들은 불멸의 군대가 되어 모데카이저에게 충성을 맹세했다. 약한 영혼들 역시 쓸 데가 있었다.

모데카이저는 그들의 영혼을 이루고 있는 신비한 물질을 벽돌과 회반죽으로 삼아 저승에 새 제국을 건설할 계획이었다.

수 세기가 지난 이후, 룬테라 대륙에선 불멸의 요새 주위로 새로운 제국이 건설되었다. 고대 역사를 연구하는 이들은 모데카이저의 이름을 경외하며 속삭였다. 이제 그의 악명을 기억하는 건 소수의 고대인 뿐이었다. 그들은 모데카이저가 영원히 현세로 돌아오는 방법을 찾을까 봐 두려워했다.

그저 그날이 오지 않기를 기도할 뿐이다. 그렇게 되면 누구도 모데카이저를 막을 수 없기에.

2. 최후의 지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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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켜든 주먹. 차오르는 강령술의 힘. 마지막 탑의 마지막 첨탑이 모데카이저의 눈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칠흑 같은 연기가 뒤엉켜 검은 강철을 이루었다. 그는 사악한 자긍심이 가득한 눈으로 자신의 영토를 바라보았다.

'미트나 라크넌'. 그의 내세가 완성된 것이다.

그가 인간의 영혼이었을 적 망각의 공허함을 마주했던 이곳에는 이제 그의 힘으로 세운 왕국이 펼쳐져 있었다.

그는 자신의 작품에 만족한 얼굴로 성채를 향해 걸어갔다. 발밑의 돌 하나조차 자신이 만든 것이다. 흉벽과 성루 역시 잔혹한 마법과 강철의 의지로 태어났다.

모데카이저는 무로부터 자신만의 세상을 창조했다. 모든 영혼이 소멸하지 않고 영원히 거주할 왕국을.


산-우잘은 눈을 깜박이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머릿속이 새하얘 혼란스러웠다.

나는 죽었구나.

바람과 함께 그런 생각이 스쳤다. 그것이 현실로 와닿자, 잠깐의 슬픔이 가슴을 채웠다. 잠시 후 뱃속에서부터 웃음이 차올라 전신을 흔들었다. 주체할 수 없는 웃음이 요란한 폭포처럼 가슴에서 쏟아져 나왔다.

좋다.

산-우잘은 그 유명한 뼈의 전당으로 가는 대관문을 찾아 사방을 살폈다. 그를 영원으로 인도해 줄 안내자들이 있을 터였다. 먼저 도착한 위대한 정복자들을 만날 생각에 가슴이 벅차오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시야엔 안개만이 자욱했다.

산-우잘은 걸음을 떼었다. 그리고 놀라 아래를 바라보았다. 발밑은 거친 모래로 가득했다. 멀리서 웅얼대는 말소리가 들려왔지만, 작아서 알아들을 수 없었다.

그럴 리가 없어.

그는 진실을 찾아 황무지를 가로질러 걷기 시작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혼란은 마침내 불신이 되었다. 불신은 분노를 지폈다. 분노는 차올라 격노가 되었다.

완전한 무.

이곳엔 아무것도 없었다.

마른 모래가 끝없이 펼쳐졌다. 끈질긴 속삭임이 쉬지 않고 들려와 정신을 좀먹었다. 안개는 사라질 기미도 없이 모든 것을 뒤덮는 장막처럼 영원히 떠돌고 있었다.

사제들이 거짓말을 한 것일까? 아니면 헛된 미신을 전파하는 얼간이, 가짜 예언가들이었던 것일까? 아니면 선조들께서 심히 잘못된 심판을 내려 그를 대전당에 들이지 않은 것일까?

이런 질문들이 그를 괴롭힌 것도 한때였다. 이제는 중요하지 않았다. 산-우잘은 현재, 부정할 수 없는 진실만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곳엔 아무것도 없었다. 보상도, 약속도 없는 드넓은 공허만이 존재했다.

진실이 산-우잘을 잠식하자 절망의 그림자가 그를 노리고 덮쳐 왔다.

하지만 그는 산-우잘, 황무지의 정복자이자 부족의 지배자였다. 그는 아무것도 없는 곳에 제국을 세웠다. 살아생전의 그는 의지력과 야망으로 모든 역경을 딛고 절망을 정복했다. 죽음이라 해서 다르지 않을 것이다.

죽음이 내게 약속된 왕국을 건네주지 않는다면... 내가 직접 창조할 것이다.


모데카이저는 생전 힘의 근거지였던 불멸의 요새를 본떠 만든 창살문 아래를 지나 걸었다. 입구를 통과한 그는 대전당으로 들어섰다.

그의 앞에 왕좌가 나타났다.

사방에서 끝없는 영혼의 통곡이 뒤섞여 불협화음을 이루자 끔찍한 고통의 노래가 완성되었다. 그러나 모데카이저는 듣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전시 막사에서 칼이 부딪치는 소리나 고된 행군 중 자갈을 밟는 소리처럼 평범하고 무가치한 소음으로 들릴 뿐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가치 있는' 영혼들은 전당을 따라 정자세로 선 채 감히 입을 열지 않고 있었다.

모든 것이 완벽했다.

모데카이저는 왕좌를 향해 나아갔다.


신비로운 마법서는 고요하고 온전한 상태로 탁자 위에 떠 있었다. 주변을 뒤덮은 핏자국과 대비되어 기이한 모습이었다.

살아남은 마지막 마법사가 떨리는 손을 들어 올렸다. 눈썹에서 피가 흐르고 있었다. 그의 손가락 사이에서 작은 불길이 솟아났다. 마지막 힘을 필사적으로 끌어모은 주문이었다.

“그런 마법은 널 집어삼킬 뿐이다, 필멸자여. 네가 아끼는 책도 함께 말이지.” 모데카이저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말했다.

마법사는 내뱉듯 말했다. “네놈이 마법서를 손에 넣는 걸 막을 수만 있다면 나는 어찌 되든 상관없어.”

마법사의 손에서 푸른 불길이 일어 그를 내려다보고 있는 강철의 망령을 휘감았다. 주문의 반동으로 불타는 힘이 마법사의 팔을 타고 올라 피부를 태웠다. 그런데도 마법사는 이가 부서질 듯 굳게 악물고 버텼다.

모데카이저는 앞으로 나아가 불길로부터 마법서를 보호했다. 검은 강철 갑옷에 싸인 망령의 손에는 악명 높은 철퇴, 몰락의 밤이 깜박이는 초록빛을 내고 있었다. 화염의 열기에 돌이 깨지고 다른 마법사들의 시체가 녹아내렸다. 그러나 모데카이저는 공격에 아랑곳하지 않고 굳게 서 있었다.

마침내 힘이 다한 마법사는 무릎을 꿇었다. 그는 꺼져가는 목소리로 자신의 힘이 충분했기를 빌었다.

모데카이저에게 육신이 남아 있었다면 그는 미소를 지었을 것이다. “신념이 부족하군.”

모데카이저가 다가오자 마법사는 눈물을 삼켰다. 그는 망령을 올려다보며 힘겹게 갈라지는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

“네가 찾고 있는 건 영원히 얻지 못할 것이다! 흉포한 괴물 따위가 영혼의 마법서를 이해할 수—”

철퇴가 날아가 만족스러운 굉음을 내었다.

그러자 또 한 번 바닥에 핏방울이 떨어졌다. 열세 번째 마법사는 그대로 바닥에 쓰러져 숨을 거뒀다.

모데카이저는 웃었다.

“흉포함과 무지함을 헷갈린 것 같군.”

그는 시체로 가득한 방 안을 둘러 본 후 들리지 않는 망자의 언어로 시를 속삭였다.

가련하게 몸부림치는 영혼이
육신으로부터 해방되었구나
너희는 모두 내 것이다

모데카이저가 몰락의 밤을 땅에 두드리자 빛이 더욱 밝아져 마치 숨을 쉬는 듯 보였다. 열세 개의 빛이 시체에서 떠올라 땅속으로 가라앉았다.

모데카이저는 마법서로 주의를 돌렸다. 마법서는 영혼 마법으로 가득 차 제자리에 떠 있었다. 그의 계획을 위한 지식의 조각, 정복할 보물이었다.

그는 전리품을 향해 나아갔다.


왕좌가 그의 앞에 나타났다. 수직으로 뻗은 등받이의 강철 기둥은 끝으로 갈수록 좁아져 예리한 모서리를 이루었다. 왕좌가 놓인 연단 둘레에는 날카롭게 각진 오치넌 문자가 새겨져 있었다. 언제나 들려 오던 속삭임은 이곳에서 처절한 절규가 되어 쉴 새 없이 울려 퍼졌다. 모데카이저는 자신의 작품에 경탄하며 자랑스레 팔걸이에 손을 올렸다. 이 왕좌는 성채의 어떤 것보다도 많은 영혼을 흡수해 만들어졌다. 왕좌에서 나오는 통곡이 아름다운 음악과 같이 느껴졌다.

문득, 모데카이저는 몰락의 밤을 소환해 들었다. 그리곤 크게 휘둘러 왕좌를 소멸시켰다.

백 개의 영혼이 왕좌에서 풀려나 폭풍처럼 대전당을 울리더니 사라졌다. 모데카이저는 음산한 만족감을 느끼며 영혼이 사라져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왕좌란 육신과 피로에 시달리는 필멸자를 위한 것이다. 그는... 이제 훨씬 고차원적인 존재였다.

그는 일그러진 강철 위에 서 대전당을 돌아보았다. 휘하의 장군들이 정자세로 서 있었다. 그가 물질 세계에 존재했던 시절 그의 손으로 직접 처치할 가치가 있던 자들이다. 누구도 꼼짝하지 않았다. 그의 명령 없이는 누구도 움직이지 않을 것이다.

이제 그의 왕국이 진정으로 준비되었다.

모데카이저는 대전당을 빠져나가 힘과 계략의 중심인 성채 심장부로 향했다. 그곳에는 미트나 라크넌을 필멸자의 세계와 연결하는 유물이 있었다. 그곳이 바로 숨겨진 불멸의 요새 심장부의 진정한 목적이었다.

첫 번째 생에서 모데카이저는 자신을 신화 속 영원의 전당에 걸맞은 위대한 정복자라 생각했다. 얼마나 작고, 하찮고 '필멸자다운' 바람인가! 그러나 남들이 죽음을 끝으로 받아들일 때, 그는 죽음을 진정한 정복의 시작으로 이용했다. 그리고 이제... 그는 자신의 영토에서 들려 오는 모든 속삭임을 분명히 알아들을 수 있게 되었다. 죽음의 마법 그 자체가 그의 몸을 타고 흘렀다. 두 번째 생을 바쳐 세상 곳곳의 숨겨진 미지의 땅에서 모은 신비로운 비밀을 손에 넣었다. 그가 휘두르는 영혼, 죽음, 필멸자의 마법은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경지에 이르렀다. 모데카이저는 그 힘을 이용해 모든 세계를 강철의 의지로 지배할 것이다.

산 자의 세계로 돌아갈 때가 왔다. 룬테라의 모든 영혼이 기다리고 있다.

모데카이저가 몰락의 밤을 들어 올렸다.

그리고 최후의 지배가 시작되었다.

3. 리메이크 이전 구 배경

“만물은 죽는다… 하지만 나만은 계속 살아간다.”

악의로 가득한 모데카이저는 그림자 군도에 출몰하는 악령 중에서도 가장 끔찍하고 흉악한 존재다. 어두운 의지와 사악한 마법의 힘으로 무수한 세월 진정한 죽음을 피해 온 모데카이저는 감히 자신에게 맞서는 자들에게 무시무시한 저주를 내린다. 이 저주를 받고 모데카이저의 손에 쓰러진 자들은, 그 영혼을 저주의 노예로 빼앗겨 또 다른 파괴의 도구가 되는 것이다.

한때는 그도 인간이었다. 먼 옛날, 데마시아녹서스가 건국되기도 전에 발로란 동쪽 왕국을 다스리던 왕이었다. 모데카이저는 무거운 철갑을 두르고 전장을 누비며 자신을 거스르는 자 모두를 마법 철퇴 ‘몰락의 밤’을 휘둘러 학살했다.

당연히 모데카이저를 두려워하는 자들만큼 증오하는 자들도 많았고, 이들은 마침내 힘을 합해 그의 통치에 종지부를 찍기로 했다. 유혈이 낭자했던 이 날의 전투 끝에 모데카이저는 적에게 둘러싸인 채, 산더미같이 쌓인 시체 위에서 운명을 맞이했다. 그런데 활과 칼과 창에 꿰뚫려 죽어가면서도 그는 웃으며 약속했다. 반드시 돌아와 복수하겠다고.

승리한 적들은 성대한 축하연을 벌인 후, 모데카이저의 시체를 거대한 장작더미 위에 올려 불을 붙였다. 그의 육신은 바짝 타서 뼈만 남았으나, 생전에 사용하던 갑주는 화염에 그슬렸을 뿐 멀쩡했다.

며칠이나 계속되었던 불길이 마침내 사그라지고 적들이 물러났을 때, 마술사 한 무리가 슬금슬금 다가오더니 타고 남은 재를 뒤져 모데카이저의 갑주와 유해를 은밀히 수습했다. 그리곤 달이 뜨지 않는 밤이 되자 유해를 룬이 새겨진 판 위에 올려놓고 사악한 마법 의식을 시작했다. 바로 망자를 되돌려 오는 흑마법이었다. 의식이 절정에 이르자 판 위에 그림자 같은 형태 하나가 맺히더니, 모데카이저의 유해 앞에 떠올랐다.

나타난 것은 순수한 어둠으로 이루어진 악령으로, 그 눈은 악의로 이글거렸다. 그러자 불에 그슬린 모데카이저의 군장이 강력한 자석에 이끌리기라도 한 것처럼 공중에 떠올라 악령의 형체를 감쌌다. 마술사들은 곧장 그들이 되살려낸 죽음의 군주 앞에 무릎을 꿇었다. 그자들은 이 일의 대가로 강력한 힘을 약속받은 바 있었지만, 그 힘을 어떤 형태로 받게 될지는 미처 몰랐다.

이로써 죽음 마법을 마음대로 다룰 수 있게 된 모데카이저는 충성에 대한 보답으로 이 마술사들을 모두 언데드로 만들었다. 그들은 끔찍한 리치가 되어, 삶과 죽음 사이의 틈새에서 영원히 모데카이저를 섬기게 되었다.

그 후 십 년에 걸쳐, 모데카이저는 자신을 거슬렀던 자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살해했다. 그리고 죽인 자들에겐 영원히 노예가 되는 저주를 내려, 그 영혼이 영원히 자신의 의지를 벗어날 수 없도록 했다.

죽음의 군주로 등극한 모데카이저의 악몽 같은 통치는 수백 년 동안 계속되었다. 몇 번인가 그를 쓰러뜨렸다고 믿은 자들이 있었으나, 모데카이저는 번번이 되돌아왔다. 죽음을 부정하는 충실한 종, 리치들이 지닌 힘 덕분이었다.

모데카이저가 되살아나는 데 가장 중요한 열쇠는 자신의 유골이었기에, 세월이 흐를수록 유골을 안전하게 보관하는 데 집착한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그는 소중한 유골을 숨겨두기 위해 자신이 다스리는 제국의 중심부에 거대한 요새를 지었다. 이 웅장한 성채는 훗날 불멸의 요새라는 이름으로 알려지게 된다.

하지만 폭압적인 지배는 반란을 부르기 마련. 마침내 여러 부족이 동맹을 이뤄 용병들과 함께 진격해와 불멸의 요새를 포위했고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다. 그리고 공성전의 아수라장 속에서 정체 모를 도둑 하나가 이 강력한 요새의 물샐 틈 없는 경비를 뚫고 들어가 모데카이저의 두개골을 훔쳐냈다. 부활 의식을 치르려면 모든 뼈가 하나도 빠짐없이 필요했고, 모데카이저의 분노를 차마 감당할 수 없었던 겁먹은 리치들은 이 사건을 비밀에 부쳤다.

불멸의 요새를 둘러싼 연합군 병사들은 수도 없이 모데카이저 앞에 쓰러져 갔다. 성벽 앞에는 산처럼 시체가 쌓였으나, 연합군은 수적 우위를 바탕으로 끊임없이 밀어붙여 마침내 요새를 함락시켰다. 모데카이저는 철퇴를 빼앗기고 사슬로 결박되었다. 하지만 그는 암흑 속에서 태연하게 웃었다. 지금까지 늘 그랬던 것처럼 부활해 돌아올 것이라 믿었던 것이다. 모데카이저를 묶은 사슬은 거대한 바실리스크들에게 이어져 있었고, 처형수의 구령과 함께 짐승들은 그를 처참하게 처형했다.

모데카이저의 두개골이 향한 곳은 바다 건너 안개로 뒤덮인 전설의 섬, 축복의 빛 군도였다. 군도를 지키는 현자들은 모데카이저와 그의 약점에 대해 알고 있었다. 바로 이 현자들이 모데카이저라는 사악한 존재를 없애기 위해 두개골을 훔쳐내, 마법의 자물쇠와 상급 와드로 경비되는 지하 창고에 봉인했던 것이다. 모데카이저의 종들은 잃어버린 두개골을 찾아 발로란 구석구석을 이 잡듯 뒤졌으나 두개골의 행방을 찾을 수는 없었다. 그렇게 모데카이저의 지배는 정말로 끝난 듯 보였다.

또다시 셀 수 없는 세월이 흐른 어느 날, 축복의 빛 군도에 대격변이 일어났다. 슬픔과 광기로 제정신을 잃은 어느 왕이 시전한 주문 때문에 온 섬이 암흑에 빠져 버린 것이다. 축복받은 마법의 땅은 그림자 군도라는 언데드의 영지로 돌변해버렸다. 모데카이저의 두개골이 봉인된 창고도 이때의 폭발로 산산이 부서졌다.

불에 이끌리는 불나방처럼, 모데카이저를 섬기는 리치들은 그림자 군도로 몰려들었다. 그들은 모데카이저의 나머지 유골을 들고 왔고, 마침내 폐허에서 두개골을 파내 다시 한 번 죽음의 군주를 세상에 불러내는 데 성공했다.

모데카이저는 그림자 군도에 다시 한 번 자신의 제국을 세우고, 늘어만 가는 죽은 자들의 무리를 복속시켰다. 그는 새로 나타난 언데드들을 열등한 족속이라 여겨 경멸했다. 모데카이저 자신은 자유의지로 자신의 길을 선택한 반면, 이들은 그저 길 잃은 영혼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에게도 쓸모는 있었다. 앞으로 벌어질 전쟁에서 말단 병사들의 수를 채울 수 있을 테니까.

모데카이저의 힘은 너무나 강력해 다른 하급 원혼들과는 달리 검은 안개에 얽매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적어도 지금 그림자 군도에 머물며 힘을 키우고 있는 것은 검은 안개의 불길한 기운이 그를 강화해주기 때문이다.

서서히 힘을 키우며 유골함의 보안을 강화하던 모데카이저는 이제 바다 너머 발로란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자신이 없는 동안 새롭게 태어난 제국과 문명들을 정복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가 특히 각별히 관심을 쏟는 곳은 새로 태어난 녹서스라는 제국의 수도가 된 불멸의 요새다.

곧 새로운 암흑의 시대가 열리리라.

3.1. 파멸의 그림자

파멸의 그림자

검은 안개가 마치 살아있는 생물처럼 똬리를 틀더니 꼬불꼬불 움직이며 고립된 회색 성을 에워쌌다.

검은 안개의 어둠 속엔 중무장한 거구의 형상이 거닐고 있었다. 무거운 갑옷은 기름을 칠한 듯 반짝였고 뿔난 투구 안에는 마법의 기운으로 가득한 눈이 잔혹하게 불타오르고 있었다.

갑옷 입은 악령은 성문 쪽으로 다가섰다. 한 발짝 디딜 때마다 발치의 풀들이 시들었다. 벽 너머의 움직임이 보였다. 그들은 죽음이 임박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겁에 질린 목소리로 그의 이름을 속삭이는 소리도 들을 수 있었다.

“모데카이저.”

화살이 셀 수 없이 밤을 갈랐다. 갑옷을 스친 화살 몇 개가 모데카이저를 맞혔다. 화살 하나가 투구와 갑옷 사이의 틈에 명중했다. 그러나 가차없는 걸음걸이는 느려질 줄 몰랐다.

육중한 강철 창살문이 앞을 막았다. 모데카이저는 장갑 낀 손을 들어 올리더니 공중에서 무언가를 비트는 것처럼 손을 움직였다. 격자무늬 창살문이 큰 소리를 내며 형태가 뒤틀리더니 휙 젖혀졌고, 그 너머 커다란 떡갈나무 문이 드러났다.

문 표면에 수호 부적처럼 새겨진 룬 문자가 하얗게 불타오르며 나타나, 모데카이저를 반 발짝 물러서게 했다. 검은 안개는 모데카이저를 감싸며 요동쳤고, 그 속에서 희미하게 요동치는 형상들, 산 자에 굶주린 끔찍한 혼령들의 모습이 요새 경비병들의 눈에 들어왔다.

모데카이저는 거대한 철퇴 ‘몰락의 밤’을 치켜들고 앞으로 나아갔다. 수천의 목숨을 앗아간 악명 높은 무기였다. 모데카이저가 철퇴를 세게 휘둘러 떡갈나무 문을 강타하자, 룬 문자가 폭발해버렸다. 시시한 수호부 따위가 모데카이저의 강대한 마력을 이길 순 없었다. 경첩에서 뜯겨 나간 문이 안쪽으로 산산조각 부서졌다.

그 틈으로 검은 안개가 흘러들어 갔다. 모데카이저도 안개를 따라 성큼성큼 걸어 들어갔다.

되는 대로 급하게 무장한 사람들이 경비병들과 함께 안뜰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모두 약해빠진 놈들이었다. 모데카이저는 사람들을 쭉 훑으며 자신에게 걸맞은 적수를 찾아보았다. 은빛 갑옷의 기사가 칼을 빼 들고 앞으로 나왔다. 모데카이저의 꺼지지 않는 시선이 그 기사에 닿았다.

기사가 말했다. “망령이여, 돌아가라. 아니면 내가 너를 물리치리라. 이 마을과 마을의 주민들은 내가 보호한다.”

이 위협에 맞서 혼령의 무리와 반투명한 전사들이 그들의 군주 뒤 검은 안개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놈의 영혼은 내 차지다.” 모데카이저가 달려드는 영혼들을 저지하며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죽음의 음색과도 같이 깊고 음산했다.

모데카이저가 손가락으로 가리키자 죽음의 기운이 서린 사악한 원뿔 하나가 기사를 향해 돌진했다.

기사의 갑옷이 아주 잠깐 반짝이더니 다시 평범한 제 형태로 돌아갔다. 기사는 모데카이저의 흑마술에 아무런 해도 입지 않았다.

모데카이저가 기사를 조롱했다. “데마시아산 갑옷이라…. 목숨을 지키기엔 부족하군.”

모데카이저가 앞으로 한 발 내딛더니 ‘몰락의 밤’으로 기사의 머리를 내리쳤다. 기사는 양손검을 이용해 공격을 막았으나, 철퇴의 무게에 눌려 무릎을 꿇었다. 모데카이저는 거인처럼 그 앞에 버티고 섰다.

철퇴가 다시 한 번 살기를 가득 품고 호를 그렸다. 기사는 몸을 돌려 피하고, 측면으로 발을 내디뎌 모데카이저의 갑옷 틈으로 검을 깊숙이 찔러넣었다. 산 자에게는 치명적인 공격이었겠지만, 상대가 인간이 아니었기에 아무 효과도 없었다. 모데카이저는 기사의 머리를 되받아쳤고, 기사는 비틀거렸다.

모데카이저가 앞으로 나아가 최후의 일격을 가했다. 그러나 다시 한번 절묘한 검기로 공격을 흘려낸 기사는, 모든 힘과 체중을 실어 거대한 적의 가슴에 칼끝을 찔러 넣었다.

쇳소리와 함께 칼이 심장 바로 위 갑옷을 뚫었다. 그러나 갑옷 속은 마치 텅 비어있는 것처럼, 아무 저항도 전해지지 않았다.

모데카이저가 거대한 손으로 기사의 멱살을 잡아 땅에서 들어 올렸다.

“이 인간들을 보호하겠다고? 네가 이들을 베게 될 것이다.”

모데카이저가 기사의 목을 더 세게 쥐어짰다. 기사의 발이 허공에서 버둥댔다.

모데카이저는 불타는 눈으로 기사의 몸에서 생명이 빠져나가는 것을 주의 깊게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마침내 시체가 된 기사를 땅에 내동댕이쳤다.

모데카이저가 몸을 구부려 죽은 기사의 가슴에 손을 갖다 댔다. 다시 몸을 일으킨 모데카이저 앞에 죽은 기사의 그림자가 나타났다.

기사의 영혼이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 눈에 공포가 가득했다.

“자,” 모데카이저가 명령했다. 노예가 된 영혼이 이를 거부할 수 없다는 것쯤은 잘 알고 있었다. “모두 죽여버려라.”

3.2. 그림자 군도 개편 전

잔인한 분노의 화신 모데카이저는 그림자 군도에 출몰하는 영혼 중에서도 가장 두렵고 흉악한 자다. 고대의 갑옷으로 몸을 감싼 이 금속의 주인은 그림자 군도가 생기기도 전에 이 곳에 존재했던 최초의 언데드라 알려져 있다. 그의 비틀린 영혼은 오로지 고통만을 원하며, 다른 이들에게도 고통을 전염시킨다. 감히 그에게 대적하는 이는 끔찍한 저주에 걸릴 수도 있다. 영혼이 모데카이저의 노예로 사로잡혀 파괴의 도구로 이용되는 것이다.
모데카이저는 발로란에서 목격된 최초의 언데드라고 알려져 있다. 사람들 사이에선 최근에서야 언데드의 땅 '그림자 군도'가 널리 알려지게 되었지만 모데카이저는 훨씬 오래전부터 이 대륙을 활보하고 다녔다. 모데카이저는 타인의 고통과 자신의 고통을 조종하는 어둠의 능력을 통해 두려움의 대상으로 등극했다. 그러나 정말로 공포스러운 사실은 아직까지 아무도 그의 정체가 무엇인지 조금도 알지 못한다는 데 있다. 모데카이저 자신도 자신의 진짜 이름과 과거는 잊은 지 오래. 그를 움직이게 하는 것은 '기억'이나 '사명'이 아니라 '고통'이다. 이 정체불명의 언데드는 그 누구보다 뛰어난 추적자로, 비밀스럽고 무시무시한 모험의 길을 걷는 살아있는 고통 그 자체라 할 수 있다. 고통이야말로 그의 에너지원이자 생명과 연결된 마지막 끈이며 모데카이저만의 강력한 무기이다. 그의 손아귀에 붙들리면 제아무리 용기 있는 자라 해도 비밀을 실토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고통의 전사인 그와 맞닥뜨리고도 목숨을 부지한 소녀가 하나 있었다.

어느 늦은 밤, 잠자리에 들었던 수습 마법사 소녀가 스승의 비명을 듣게 되었다. 의심할 나위 없이 고통에 울부짖는 소리였다. 두렵긴 했지만, 스승을 위해 소녀는 도서관으로 달렸다. 그녀 앞에는 산산히 부서져나간 책장과 찢겨나간 책들이 펼쳐져 있었다. 그리고 저 앞에 마치 갑옷과 한 몸인 듯 보이는 거구의 사내가 보였다. 냉혹한 침입자는 뭔가를 찾다가 실패하여 화가 난 듯 했다. 한때는 방대하고 화려했던 도서관을 폐허로 만들어버린 이 악마는 소녀와 스승을 붙들고 서 있었다. 엉망이 되어버린 소녀의 스승은 악마에게 굴하지 않고 비밀을 실토하느니 차라리 목숨을 버리겠다며 저항했다. 모데카이저는 껄껄 비웃으며 말했다. "죽음조차 탈출구가 되지는 못한다."

그리고 단숨의 스승의 목뼈를 부러뜨려버렸다. 공포에 질린 소녀는 스승의 영혼이 몸에서 뜯겨 나가는 장면을 똑똑히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악의 힘에 휘둘린 듯, 희미해진 스승의 영혼은 자신을 고문하고 처단한 자에게 모든 진실을 털어놓고 있었다. 소녀는 있는 힘껏 달아났다. 그녀는 온 세상 사람들을 향해 소리쳤다. "모데카이저가 와요! 죽음조차도 강철같은 그의 손아귀에서 우리를 지켜줄 순 없어요!"

"두려움은 혼돈만 안겨주지. 고통이야말로 모든 것을 분명하게 해 준다." - 모데카이저

2012년 할로윈 PBE 패치 이전 구 스토리
일년 중 가장 밤이 긴 지난 겨울 동짓날 밤,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기괴한 생명체가 녹서스의 잊혀진 골목에 모습을 드러냈다. 키는 2.5미터[1]에 달했으며 날카로운 갑옷과도 같은 껍질에 뒤덮여 있는 그는 모데카이저란 이름으로 불리게 된다. 사람들은 그의 금속 껍질 아래 뭐가 숨겨져 있는지 궁금해했고 그에 대한 얘기를 즐겨 했다. 많은 이들은 심장이 강철처럼 딱딱해져 버린 평범한 사내일 것이라고 추측했고 또 어떤 이들은 그가 사악한 언데드 일족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저 앞으로 닥칠 끔찍한 일을 예고하는 불길한 존재라고 주장하는 자들도 있다. 무수한 추측과 호기심에도 불구하고 그 누구도 금속 껍질로 뒤덮인 그의 참모습을 보지는 못했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는 다음과 같다. 모데카이저는 아무런 예고 없이 어느 날 갑자기 학회에 나타나 전설의 리그에 합류시켜달라고 요청했으며, 그의 거친 목소리를 들은 모든 이들은 등골이 오싹해지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그의 무서운 얼굴을 보고 멀찍이 비켜서는 사람들은 다행히 그의 손길에 사악한 기운이 흐르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 하지만 그의 손길에 걸린 이들은 고칠 수 없는 병에 걸리고 만다. 사실 모데카이저는 마치 병마가 그의 오싹한 기운에 힘을 보태고 그 자체가 되는 것인 양 신기하게도 병마에 익숙한 듯 보인다. 이제 그는 역병이 창궐하고 병자들로 넘쳐나는 녹서스의 빈민가를 어슬렁거린다. 하지만 그의 영리한 전술과 귀족적인 자태 그리고 섬뜩한 말투는 왠지 일개 병사답지 않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그에게서 장군의 기질이 보인다는 사람들도 있다. 많은 이들이 점차 이 불편한 가능성을 인정하게끔 됐지만 한 가지 의문 때문에 대부분은 한밤중에 돌아다니는 것을 기피한다. 모데카이저가 정말 장군이라면 그의 휘하에 있는 군단은 도대체 얼마나 끔찍한 이들일까?

사람들은 모데카이저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갑옷을 두르고 있는 줄 알지만, 내 생각엔 그 갑옷은 아무래도 우리를 그것도 아주 잠시만 보호하고 있는 것 같다. - 모데카이저의 입회 신청서를 검토하면서, 원로 심판관 로즈엘 페시렘.


[1] 원래는 8피트(약 243.84cm)라고 나왔다. 피트 단위가 익숙하지 않은 우리나라의 사정에 맞춰서 미터로 바꾼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