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하이마 님, 그만하십시오!"
"너무, 하심미다, 판하이마 님. 저영히, 죽지도 몬하게 하시다니."
그러나 죄인은 용과 춤춘다의 등장인물.
판하이마 루바 아미라가의 부관이자 아미라가 가문의 집사이다. 하얀 정장을 입은 눈에 띄지 않는 인상의 중년 남자로, 에리다나의 공성주식사들에게는 판하이마와 세트로 여겨지고 있다. 6권에서 작전 실패의 분풀이로 판하이마에게 양 눈이 뚫리고 코에 니킥을 먹고 고환이 짓밟혀 박살난 그 사람 기억하는가? 그때가 첫 등장이었다.
판하이마의 가장 오래된 부하이면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부하이기도 하다. 주로 하는 일은 판하이마의 잔혹하고 비상식적인 행위에 상식적인 의견을 내고, 그 때문에 건방지다면서 판하이마에게 폭행을 당하는 것이다.[1] 문제는 이 폭행의 정도가 심상치 않다는 것에 있다. 단지 말에 끼어들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무릎에 조인트를 까여 복합골절을 당하고, 달궈진 아스팔트에 얼굴이 지져지는 등 고난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판하이마의 흉폭한 성격과 그녀의 그러한 성격 때문에 그녀의 행위에 일절 반론을 제기하지 않는 다른 부하들과는 달리, 명목상 직속부관이며 집사이기 때문에 판하이마나 아미라가 가문에 누가 될 수 있는 그녀의 행위를 제지하는 것이 그의 역할이며, 그 때문에 매번 중상에 가까운 폭행을 당한다. 신기한 것은 일반인이라면 회복에 수개월이 걸릴 중상을 입어도, 얼마 지나지 않으면 평상시처럼 회복된다는 점이다.
판하이마의 움직임에 따라 이리저리 따라다니며 폭행을 당하다가, 결국 판하이마와 페네로테 자매의 전투에서 페네로테 자매의 셋째 힐데의 주식 강사에 다리가 토막나고 첫째 힐더의 주식으로 설치되어 있던 마이너스 기압 공간으로 인해 산소결핍으로 내장이 파열되어 피를 뿜으며 죽게 된다.... 는 페이크고, 전투가 끝난 뒤 되살아난다.
사실 그는 바하르바 대광국의 큐리오 가문의 혈족으로, 팔다리가 잘린 상처 정도는 이어 붙이면 낫고, 죽었다가도 되살아나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사망에서 부활로 이어지는 과정에는 신체의 손상도는 관련이 없는 듯, 과거에 판하이마에 의해 뇌까지 파괴 당하고, 능지처참 당하고, 용에게 먹히기도 하고, 뼈까지 태워 재로 만들어보기도 하는 등[2] 수백번 죽임을 당했으나 그때마다 되살아나 다음날이면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이 멀쩡한 몸으로 출근했다고 한다.
페트레리카가 안헬리오에게 유괴되고 난 뒤에도 분노한 판하이마를 꾸준히 보좌하며[3] 한편으로는 판하이마와 하라일, 가유스간의 붕괴된 동맹관계를 회복시키기 위해 판하이마에게는 보고하지 않고 가유스와 기기나를 불러들여 판하이마와 대담을 하게 하지만 동맹 부활은 실패로 돌아간다. 그리고 자신의 허락도 받지 않고 가유스와 기기나 같은 떨거지들을 자신의 집안에 들인것이 괘씸하다며 판하이마에게 또 한번 죽었다.
참고로 저래 보여도 계제는 12계제다. 무슨 주식이 특기인지는 안 나왔다. 줄창 쳐맞고 털리기만 해서. 근데 가유스의 말로 그래봤자 약하다는 식으로 얘기가 나온지라 불사성 빼곤 별볼일 없을지도 모른다. 확실히 9권 초반에 썰린 조너스나 마라키아보다 더하다는 불사성의 우브슈슈는 그 불사성을 유지하기 위해 공격에다 돌릴 주력 자체가 없다시피했다.
그리고 마라키스라는 동생도 있다. 동생은 판하이마 백작의 딸인 페트레리카를 보좌하는 모양.[4] 참고로 판하이마가 하는 짓에 비해 멀끔한 범죄심리학 박사 학위까지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마라키아는 변호사 자격증 소유자다.
브라제모에게 판하이마의 육체를 빼앗기고 판하이마사가 붕괴되고 나서, 남은 병력들을 모아서 판하이마 탈환작전에 나선다. 하지만 판하이마의 몸의 지배력을 어느 정도 지배할 수 있게 된 브라제모에게 패배하고 살아 남은 판하이마의 부대 또한 반란을 일으켜 쫓기는 신세가 된다. 그러나 친위대가 목숨을 바쳐서 마라키아를 도주시키는데 성공. 남방대륙에 나가있던 부대들을 일부 불러모으는데 성공해서 결국 브라제모의 지배에서 풀려난 판하이마와 함께 반란세력을 토벌하는데 성공한다. 하지만 판하이마가 자하드에게 죽고 25대 판하이마를 물려받을 판하이마의 손녀를 안고서 위령제에 주식사들과 나온다.
"너희도 재미있지 않았나? 살인유희를 행하는 사도와 제사들과의 심기체를 다하는 사투. 여자와 전우의 죽음의 끝에 부여잡은, 부와 영광. 안헬리오라는 난적의 의외의 쓰러뜨린 방법. 우브뷰슈와 나의 의외의 본체, 더욱 뒤에 있던 책략. 유희로서 재미있지 않았나?"
"따분한 녀석들이, 최후미에서 지루하고 고독하다고, 우는 소리와 함께 죽어가는 사이, 나(妾)는 12대까지의 판하이마를 발판으로 앞으로 나아간다. 이 시계의 피와 참극의 최전열에 서서 즐긴다. 계속 계속, 용과 춤춘다."
사실 판하이마의 본체다. 페트레리카의 몸을 빼앗으려고 불렀고, 브라제모를 사용해 용도가 끝난 말로 페트레리카를 죽이고 안헬리오의 자식으로 몸을 갈아타려고 했으며 판하이마는 여태까지 자신의 몸을 갈아치우며 살아왔다라는게 보통 사람들의 생각의 범주로 메켄크라트가 처음에 이렇게 생각했지만 틀렸다. 이런 사고의 함정들에 의해 판하이마와 마라키아의 비밀이 지켜져 왔던 것이다. 바로 가유스에 의해 정정된다.
판하이마는 계속 원격조작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마라키아를 일부러 데리고 다니며 불사신인 마라키아에게 불필요하게 폭력을 행사해 중요한 인물이지 않게 보이고[5], 브라제모에게서 풀려나자마자 입고 있던 상복을 바로 갈아입어서 마라키아가 연상되지 않도록 하는 지나친 위장과 결정적으로 자하드에게 죽었는데 귀를 먹는 여우 키키치치와 혈도 브라제모가 자하드에게 소집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게 된다. 베긴레임의 예가 없었다면 가유스도 알아차리지 못하였을 것이다. 가유스를 대신해 자하드에게 죽은 것도 선의가 아니라 법적 궁지에 몰려서 도망가기 위해 죽음으로 위장하기 위해서였다. 13대 판하이마가 판하이마의 혈통을 계속 조종해 왔던 것이다. 가유스에게 말한 아미라가 가문과 흡혈귀에 대한 이야기도 사실이 아니었다.
그 정체는 에밀레오의 서이다. 13대로 14대와 15대를 걸치고, 에밀레오의 서에 봉인된 점균성 흡혈귀인 아기라마로 마라키아와 합일되어 있다. 정체가 들키자 후다라쿠에게 마라키아의 목이 잘리며[6] 그 상태에서 정체를 드러낸다. 마라키아의 가슴에서 입이 나와서 이야기 하다가 판하이마의 얼굴이 절단면에서 나온다. 우브슈슈처럼 에밀레오의 서의 힘으로 몸을 강화하고 점균화시켜 의식과 몸을 분리시킨 것이다. 22대 판하이마는 이미 있었고 23대로 예정돼 있었던 페트레리카는 이미 어렸을 때부터 뇌를 빼앗겨 몸을 지배당하고 있었다.
9권부터의 페트레리카는 이미 판하이마 본체에 의해 조작당하고 있었다. 원격조작에 한계가 있어 평상시에는 황도의 생명유지장치에 대기하고 있다가 필요할 때만 나와서 딸로서 활동해온 것이고, 이번 피의 축제의 싸움을 위해 기동한 것이다. 페트레리카 자신조차 속이고 있었고 죽을 때 자신이 판하이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자하드를 탈옥시킨 것도 사실 판하이마가 의도한 것으로 그녀는 오래전부터 피의 축제가 열릴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 모든 것은 그저 재밌기 때문으로 우브슈슈가 자하드에게 조종당하는 것처럼 연기하고 피의 축제를 열어 사도들을 모으고 자하드를 풀어주어 쓰러뜨리고 에밀레오의 서를 모을 생각이었다면 판하이마는 그 유희를 즐길 생각이었다. 이 자기가 쓴 스토리가 재밌지 않았냐고 오히려 반문. 이게 재밌지 않았다면 너희가 미숙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지오르그는 2년 전에 그녀의 정체를 간파했었다고 한다. 안헬리오의 아이는 25대 판하이마로서 길러질 것이고 언젠가 정신을 빼앗을 것이다.
가유스의 동료들이 그녀를 처치하자고 하지만 가유스가 제지. 법적으로 그녀를 죽이면 문제가 되고, 그녀를 법적으로 심판할 수조차 없다. 그리고 설령 그녀를 처치하고 아이를 구하는데 성공한다고 해도 저게 진짜 본체라는 보장도 없고, 안헬리오의 자식만큼은 아니더라도 다른 예비의 몸을 준비해 두었을 것이라고 보고, 숨어버리면 모든게 허사가 된다고 보았다.
그리고 떠나는 판하이마에게 가유스는 페트레리카의 선의와 안헬리오를 구하려는 마음 역시 너의 일면이 아니나며, 역대 판하이마에게 몸을 빼앗기기 전의 여자들의 마음이 영향을 준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리고 네가 쓴 줄거리는 전혀 재미없었다며, 다음에는 내가 더욱 재미있는 너를 쓰러뜨리는 결말을 준비하겠다고 한다.
[1] 같은 도시의 어느 공성주식사 사무소의 소장과 부관의 신뢰 깊은 관계와는 꽤 큰 차이가 있어보인다.[2] 더 무서운건 판하이마가 이런 짓을 한 이유가 그냥 '저녀석 어떻게 하면 죽을까?'하는 매우 가벼운 호기심 정도였다는 것이다.[3] 물론 판하이마에게 당하는 폭행은 그대로다. 판하이마가 딸이 유괴되었다고 해서 절망하거나 슬퍼할만한 인물은 아니다보니... 오히려 격분한 판하이마의 화풀이 대상으로 더 심하게 당하는 듯 하다.[4] 마라키아의 말에 따르면 역시 불사자라고 한다. 몇몇 팬들은 페트레리카나 마라키아에게서 이름만 나왔기에 후술할 마라키아의 정체로 인해 사실 존재하지 않는 인물이거나 진짜 존재한다고 해도 마라키아의 분신 같은 것 아니냐고 추정하고 있다.[5] 이 점은 아나피야 이야기에 등장한 돼지 뚱보 귀데트와 비슷하다. 이 녀석도 등장할 때마다 멍청한 모습만 나와 독자들과 가유스의 위험한 놈 레이더를 빠져나갔다. 앞으로 이 소설에 등장하는 호구들은 무조건 의심해야 할지도.[6] 이후의 대화를 보면 일단 마라키아 본인은 자기 몸에 판하이마의 본체가 도사리고 있는 것은 모르는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