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주요 여신 가운데 하나이다. 초기 로마에서는 달의 여신으로서 숭배받았으나, 그리스 신화의 아르테미스 여신과 동일시되면서 사냥, 야생 동물, 숲을 아우르는 수호신으로 그 영역을 확장하였다. 흔히 활과 화살, 사슴, 사냥개와 함께 묘사되며, 순결을 지키는 처녀신으로 알려진다. 이름인 '디아나'는 '빛나는 것'이라는 뜻을 지닌다.
디아나는 본래 로마 고유의 여신이었다. 특히 로마 신화의 달의 여신인 루나와도 동일시되었으며, 삼거리의 여신인 트리비아로도 불렸다. 이 트리비아는 세 방향의 길을 뜻하는데, 디아나가 달의 여신으로서 하늘, 땅, 지하세계를 오가는 능력을 상징한다는 해석이 따른다. 점차 그리스 문화의 영향이 커지면서 사냥과 야생의 처녀신인 아르테미스와 합쳐져 현재의 디아나로 자리매김한다. 그녀는 올림푸스 신들의 왕인 유피테르와 레토에 해당하는 라토나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태양과 예언을 관장하는 아폴로의 쌍둥이 자매이다.
주된 영역은 사냥과 야생 동물 그리고 숲이다. 그녀는 드넓은 삼림을 거닐며 사냥개를 이끌고 활을 쏘아 야생의 질서를 유지한다. 특히 그녀의 상징인 사슴은 디아나가 아끼는 동물로, 그녀의 신성한 영역을 침범하거나 처녀성을 모독하는 자에게는 가혹한 벌을 내린다. 대표적인 일화로 목욕하는 디아나의 모습을 훔쳐본 악타이온이 사슴으로 변하여 자신의 사냥개들에게 찢겨 죽는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온다. 그녀는 순결을 굳게 지키는 처녀신이며, 이러한 특성은 어린 소녀들의 보호와 여성의 출산과도 연관되어 숭배받는다. 출산을 관장하는 여신 루키나와도 동일시된다.
로마인들에게 디아나는 매우 중요한 여신으로, 로마뿐만 아니라 로마가 건설한 식민 도시 곳곳에 디아나 신전이 세워졌다. 특히 아벤티노 언덕에 위치한 디아나 신전은 라틴 동맹의 중심지로서 큰 의미를 지니며, 로마 시민뿐 아니라 노예와 해방된 사람들까지도 그녀를 숭배할 수 있었다. 매년 8월 13일에는 디아나를 기리는 대규모 축제인 네모랄리아가 열려, 횃불을 들고 디아나의 숲을 순례하며 그녀에게 기도를 바치는 풍습이 이어져 내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