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크(백 4 블러드)

"죽이거나, 치료하거나지. 난 내 일을 할 뿐이야."
도크는 희망의 요새가 문제 없이 잘 돌아가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긴 하지만, 정작 자신은 그런 삶이 미국에 와서 살고 싶어했던 것과 거리가 멀다고 여기고 있습니다. 직업을 위해 사회생활도 희생할 만큼 지독하게 독립적인 성격이었던 도크는 수 년 후에야 비로소 마음이 좀 맞는 친구인 맘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세상이 무너지는 와중에도 특유의 진지한 성격과 실용적인 면을 중요시하는 인생관 덕분에 버틸 수 있었던 도크. 비록 그녀가 환자를 대하는 방식에는 익숙해지는데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도크가 좋은 의사이자 간병인이라는 것에는 이견이 없습니다.

"난 계획을 따라 나만의 삶을 살고 싶었던 거지, 벌레 먹은 괴물새끼들한테 간식거리가 되려고 여기까지 온 게 아니라고. 내가 뭘 위해서 그렇게 공부를 열심히 했는데! 적어도 학자금 대출을 갚을 일은 없어졌어. 적어도 말이야!
8,500마일 정도면 사회적 거리두기로 적당하다 생각했던 내가 너무 경솔했어. 직장도 잃고, 가족들 마저... 지금은 그저 무사하길 바랄 뿐이야. 그래도 다행히 혼자 있진 않아. 다른 청소부들도 있고, 행여 정신이 나가버릴 것 같을 땐 맘이 곁에 있어주니까.

졸업할 당시엔 감염을 이렇게 대응하게 될 줄은 몰랐는데, 그래. 이게 유일한 치료법인 것 같네. -서연의 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