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1-24 17:24:44

도록

1. 한국어 부사형 어미 '-도록'
1.1. 역사1.2. 형태1.3. 쓰임
1.3.1. '그렇게 하였다' [목적]1.3.2. '~까지' [도급]1.3.3. '~할 정도로' [정도]1.3.4. ~ㄹ수록 (옛말) [익심]
1.4. 조사 '토록'1.5. 참고 문헌
2. 한국어 명사 '도록(圖錄)'

1. 한국어 부사형 어미 '-도록'

1.1. 역사

의외로 이두에서도 나타나는데 '所只, 巴只, 巴豆' 등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豆는 只에서 바꿔서 쓴 것이라고(이두용례사전). 只는 이두에선 주로 '기'로 읽으면서 여기서는 ㄱ받침 역할을 한 듯하지만, 巴를 '돌/도로'로 읽은 것은 이유를 알기 힘들다.
未産而決者, 杖八十.
産訖, 限未滿而決者, 杖七十.
其過不決者, 杖六十.
未産前決斷爲在乙良, 杖八十齋.
産後良置, 限日亦, 未滿爲有去等, 決斷者乙良, 杖七十齋.
限日亦, 已過爲巴只, 決斷不冬爲在乙良, 杖六十齋.
출산하기 전에 판결된 자는 장형 80대임.
출산한 후라도 기한이 지나기 전에 판결된 자는 장형 70대임.
기한이 지나도록 판결되지 못한 자는 장형 60대임.
대명률직해(大明律直解, 1936년 교정본) 28:18 부인범죄(婦人犯罪) (606쪽, pdf 오른쪽) [1]
한편, 명사 뒤에 붙는 己只나 已只는 명사 뒤에 붙는 속성 때문에 마찬가지로 [도급]의 의미를 가진 조사 '까지'[2]를 나타내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있었다(이두용례사전). 하지만 己只는 용법상으로 巴只와 거의 일치하고 모양이 비슷하므로, 己/已는 巴의 오표기로 볼 수 있다고 한다. [3] 그 견해가 맞다면 이 때의 '도록'은 계사 '이-'가 생략된 형태로 볼 수 있다. (ex. 一年巴只: '1년(이)도록' )

이두로서의 상당수 용법은 위에서 소개된 '-까지'이고, 오늘날 '하도록 시키다' 류의 의미는 이 '-도록'보다는 '-기삼'(-只爲)이 더 활발히 쓰인 듯하다. 우마양저염역병치료방에서는 2회의 -只爲이 출현하며[4] 양잠경험촬요에서는 매우 많은 -只爲 使內(하도록 만든다)[5]가 등장한다.

한글 창제 이후에는 'ᄃᆞ록/도록/도로기' 등으로 적었다. 이후 '도록'으로 굳어졌다.

1.2. 형태

울림소리로 시작하지 않는 어미가 대체로 그러듯이 받침이 있든 없든 매개모음 없이 언제나 '-도록'으로 이어진다.

1.3. 쓰임

1.3.1. '그렇게 하였다' [목적]

'- 하다'와 유사하게 누군가를 어떠어떠하게 만든다는 의미를 가진다. 'ex. 나는 나무가 잘 자라도록 거름을 주었다' 이 경우 '나는 거름을 주었다'라는 문장이 '나무가 잘 자라다(-도록)'을 안고 있는 문장인 셈이다. '-게 하다'에서처럼 대상에게 '-에게', '-를'을 쓸 수도 있다.
  • 나는 학생에게(학생을, 학생이) 일어나도록 했다.

'-게 하다'와는 달리 시키는 대상의 의지가 좀 더 반영되어야 하기 때문에 명령형에는 '-도록 하다'만 주로 더 쓰인다. "앉도록 하게."는 가능하지만 "않게 하게"는 불가능하다. 계열 접사 사동이 완전히 남이 해주는 직접 사동, '-게 하다'는 약간 피사동주의 의지가 반영되는 간접 사동이라면 '-도록 하다'는 그것보다도 더 간접적인 사동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런 이유로 '-도록 하다'에는 본인의 의지로 하기 힘든 행동이나 부정적 행동을 쓰기 어렵다. '그녀를 아프도록 했다' 등은 불가능한 것이 그녀 스스로 의지적으로 아플 수는 없기 때문.

이런 의지 발현에서 더 나아가 자기 자신에게도 대해서 '-도록 하다'를 쓸 수 있다. '이제부터 제가 발표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등. 어르신 분들 사이에는 이 어형을 이상하게 생각하는 일도 있어서 "그런 표현은 쓰지 말도록"이라고 태클을 걸었다는 일화가 있다. 확실히 '-게 하다'랑 비슷한 의미라고 생각하면 '자기 자신을 ~하게 한다'라는 것은 좀 이상하긴 하다.

그렇게 자기 자신의 일정이나 다짐을 말하는 의미로는 '-로 하다' 하고 약간 비슷한 면이 있다. 이쪽은 사동의 의미가 정말 없어서 자기 자신의 의지가 강하다. 선생님이 잘 좀 해보라고 혼냈을 때 "앞으로 (저는) 열심히 하도록 하겠습니다."는 되지만 '앞으로 열심히 하기로 했습니다.'는 잘 쓰이지 않는다. 적어놓고 보니 드러나는 차이인데, 이 용법의 '-도록 하다'는 '--'을 붙여서 '-도록 하다'라는 어형으로 자주 쓰이는 게 특징이다.

이런 차이 때문에 일반 문법서에서 '-도록 하다'는 '-게 하다'와는 달리 일반적인 사동 표현으로 보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의미적으로 겹쳐진 부분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가벼운 명령 형태의 종결 어미로도 쓰인다. '예: 신세대도 참여하도록 하자. 병원에 가도록 하시오.' '하다' 없이 쓰기도 한다. '예: 앞으로 잘 하도록.' 이 역시 '-게'는 종결 어미로 쓰지 못하는 점이 다르다. 하게체 말고.

1.3.2. '~까지' [도급]

  • 그 사람은 날이 저물도록 돌아오지 않았다.
  • 영희는 열 살이 넘도록 정규 교육 기관에 다니지 못 했다. (석주연 2006:53)
  •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애국가)

'어느 정도에 이를 때까지'라는 의미에서 주로 후행 문장에 부정적 표현을 써서 쓰이는 용법이 있다. 이를 전문적으로는 '도급(到及)'의 의미라고 부른다.

1.3.3. '~할 정도로' [정도]

위의 [도급]의 의미에서 더 나아가서 실제로 이르지는(到) 않았지만 비유적으로 쓰이는 표현이 있다. '죽도록 울었다', '배가 터지도록 먹었다', '뚫어지도록 쳐다봤다' 등. 위의 '-도록'에서는 결국에 그렇게 되는 것이지만, 이 용법에서는 말이 좀 호들갑이지 '죽도록 울었다'고 정말로 죽을 리는 없을 것이다. 이런 의미를 [정도]의 의미라고 부른다. '밤이 새도록 토론을 했다'처럼 [도급]의 의미와 [정도]의 의미가 둘 다 가능한 경우도 있다.

비슷한 표현으로 '-어라 ~했다' 가 있다. 위의 예도 다 '죽어라 울었다', '배가 터져라 먹었다', '뚫어져라 쳐다봤다' 등 대체로 다 바꿔서 쓸 수 있다. [도급]의 의미로는 '-어라'로 바꿀 수 없다는 것도 한 가지 차이점.

1.3.4. ~ㄹ수록 (옛말) [익심]

과거에는 '-ㄹ수록'의 의미로 '-도록'을 쓰기도 했다. 이와 같은 의미를 '익심(益甚)의 의미'로 부른다. 이 의미의 '-도록'은 19세기 즈음부터 쇠퇴했다고 한다. [6]
又方藕取汁飲之唯多為妙。
ᄯᅩ 蓮ㅅ 불휠 汁 아ᅀᅡ 머구ᄃᆡ 하도록 됴ᄒᆞ니라
또 연 뿌리 즙 짜 먹되 많을수록 좋으니라.
구급방언해(備急方諺解, 1466):下4a(한양 PUA 코드) 한문

1.4. 조사 '토록'

'영원토록' 등 일부 체언에 붙어서 조사처럼 쓰이기도 한다. 이 역시 '-하도록'에서 줄었다는 것을 잘 알 수 있다. 그러나 일반적이지는 않고 보통은 -가 쓰인다. 이는 아마도 '하다'에 부사화 어미 '-이'가 결합한 형태인 듯. '-히' 역시 부사화를 시키는 역할이지만 '-히'는 '도록'과는 달리 접미사로 분류되어 있다.

1.5. 참고 문헌

  • 석주연(2006), "‘-도록’의 의미와 문법에 대한 통시적 고찰", 한국어의미학 19, 2006.4, 37-63 DBpia
  • 박성종(1996), "朝鮮初期 吏讀 資料와 그 國語學的 硏究", 서울大學校 大學院 : 國語國文學科 國語學專攻, 1996.
  • 이두용례사전

2. 한국어 명사 '도록(圖錄)'

여러 개의 그림을 실어놓은 목록. 주로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 사용하는 단어이다. 도검난무에서는 대부분의 등장인물이 문화재인 특성상 팬북도 '현란 도록(絢爛図録)'이라는 이름으로 나온 적이 있다.


[1] 마침표와 쉼표는 임의로 집어넣은 것이다.[2] '까지'는 이두에서 至, 限, 念丁으로 나타내기도 하였다.[3] 박희숙 1985:129-131, 박성종 1996:265[4] 兩數 如一爲只爲 均分 作末(양 수를 같도록 균등하게 갈다), 麄爲只爲 作末(거칠게 갈다)[5] 使內는 오늘날 '부리다'로 이어진다. '부려먹다'의 '부리다'이다.[6] 석주연 2006: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