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녹두병 혹은 녹두군사라고도 불리는 한국의 식물 요괴. 여타 식물요괴와는 다르게 오래 살아서 요괴로 변하는 게 아니라 주술에 의해 곡식 낱알 따위가 병사 모습으로 성장해서 만들어지는 일종의 사역마다.일종의 주술로 만들어진다는 점이 그리스의 용아병과 닮았지만 비교해보면 여러 가지로 대조된다. 구체적으로 따지자면 술자의 신분,[1] 성격,[2] 만드는 재료[3] 등.
식물을 원하는 형태로 성장시켜서 만든 환상종이라는 점에서 《눈물을 마시는 새》에 나오는 용과 비슷하다.
2. 소환 방법
설화에 따라 다양한데 신라 문무왕 당시의 승려 혜통은 은으로 만든 발우에 흰 콩과 검은 콩을 한 말씩[4] 담아 주문을 외어 소환했고, 아기장수 우투리 설화에서는 한 번 죽었던 우투리와 곡식을 뒷산 바위에 함께 묻어줬더니 몇 년 만에 그 곡식들이 바위 안에서 병사와 무기와 말로 성장했다고 한다.3. 능력
일단 식물이라 고통을 못 느끼며 태어날 때부터 무기와 갑옷을 갖추고 무술에 능통한데, 혜통 설화에서 콩 두 말로 만들어진 녹두병들이 병마로 둔갑한 용과 싸워 이겼다는 걸 보면 꽤 강한 듯하다. 다만, 우투리 설화를 보면 소환이 완료되기까지 1년 혹은 그보다 더 오래 걸리고 그 전에 바람을 쐬도 녹고, 지휘하는 술자가 살해당해도 녹는다는 약점과 술자의 명령만 따르기에 술자가 죽거나 조종을 멈추면 그대로 전투불능이 된다는 약점이 있다.재료가 된 곡식 색깔에 따라 그 의상도 달라지며 무기나 우마 따위의 가축도 만들 수 있다고 한다.
[1] 용아병의 술자는 왕족들이지만 녹두병의 술자는 승려인 혜통과 반란군 장수인 아기장수 우투리 등이다.[2] 신화 속 용아병들은 태어나자마자 덤벼오는 걸 제압해서 부렸지만 녹두병들은 태어나자마자 알아서 주인을 따른다.[3] 용아병은 동물성(?)인데다 귀하디 귀한 용 이빨로 만들고, 녹두병은 식물성인데다 싸디 싼 녹두 따위의 곡식 낱알로 만든다. 혜통 설화에서 은으로 만든 발우와 금으로 만든 발우에 콩을 넣고 주문을 외워 소환하기도 하지만 그래봤자 용 이빨보단 싼 편.[4] 부피의 단위. 곡식, 액체, 가루 따위의 부피를 잴 때 쓴다. 한 말은 한 되의 열 배로 약 18리터에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