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2-07 22:36:05

내현적 자기애

1. 개요2. 내용3. 내현적 자기애와 회피성 성격장애4. 내현적 자기애와 경계선 성격장애5. 관련 사이트

1. 개요

covert narcissism
속으로 강하게 발현되어, 겉으로 크게 티나지 않는 자기애성 성격장애를 뜻한다.

국내에서는 가스라이팅과 비슷하게 여초 사이트를 중심으로 '내현나르(내현 나르시스트)' 라는 심리 신조어로 유명해졌다.

2. 내용

나르시시즘(narcissism) 또는 자기애(自己愛)는 자기 중심적 성격 행동을 말하며 인격적인 장애 증상을 의미한다. 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반해 물에 뛰어든 죽은 그리스 신화의 나르키소스의 이름을 따서 만들어진 심리학적 용어이다. 나르시시즘에는 두 가지가 있는데 외현적 자기애(overt narcissism)와 내현적 자기애(covert narcissism)이다. 외현적 자기애는 보통 말하는 자기애성 성격장애를 의미하므로 알아차리기 쉽다. 내현적 자기애는 자기애가 강하지만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나르시시스트라는 것을 알기가 쉽지 않다.

내현적 자기애는 학술적으로는 '취약한 자기애(Vulnerable Narcissism)'로 지칭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외에 'Introverted Narcissism'이나 'Closet Narcissism'도 같은 뜻. 일반인들은 성향이 두드러지지 않은 외현적 자기애를 내현적 자기애라고 착각하는 경우가 흔하다.

외현적 나르시시스트와 달리 내현적 나르시시스트는 표면적인 자신감이 부족하여 주목받는 상황에 놓이는 것을 기피한다.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가 자신의 잘못이나 단점이 부각되는 것을 극도로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사소한 일로도 우울감에 빠지기 쉽고, 회피적, 경계선적 성향을 보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이들은 직접 칭찬과 관심을 받는 방법보다는 간접적인 방법으로 칭찬과 관심에 대한 욕구를 채우려한다. 일반적으로 이들은 자신이 높이 평가하는 집단이나 종교, 이데올로기 등에 자신을 포함시켜 그 가치를 높임으로써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방법을 택한다. 예를 들어 직장 같은 경우, 자신의 부서의 성과를 높임으로서 자신의 자존심을 높이게 되며, 가정 주부 같은 경우, 재능이 뛰어난 자식 하나를 편애하여 자식의 성공에 모든 것을 거는 형태를 보인다.

또한 자신의 본모습을 감추는 데에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아왔기 때문에 대부분의 내현적 나르시시스트는 겉으로 보기에 겸손하고 내성적이며 친절하게 행동한다. 그러나 그 내면은 외현적 나르시시스트 못지 않은 우월감, 질투, 증오, 복수심으로 가득 차 있어서, 겉으로는 아닌 척 하며 수동공격성을 강하게 보인다. 따라서 갈등이 있을 경우, 앞에서는 친절하게 대하고 뒤에서는 험담, 가짜 소문을 퍼뜨리기, 왕따시키기 등의 방법으로 적대하는 사람을 집요하게 괴롭히며, 심한 경우에는 평생 동안 적개심을 가지고 복수하는 경우도 있다.[1]

다만 누구나 마찬가지로 본인이 익숙하고 자신있는 환경(주로 본인의 가정이나 소수의 친목 그룹 등)에서는 더 자신감을 가지는 편이고 이에 따라 평소와는 달리 어느 정도 외현적인 성향을 보일 수도 있다.

정확한 유병률은 밝혀진 바 없으나[2] 외현적 자기애보다 적은 것으로 보고 되고 있다.[3] 성비는 현재까지의 연구에서는 여성에서 약간 더 높거나 남녀 비슷한 것으로 나오고 있으나 최종 결론을 내기엔 아직 데이터가 부족한 상태.

3. 내현적 자기애와 회피성 성격장애

내현적 자기애는 본인의 단점이 드러나는 것을 극도로 두려워 하기에 회피적인 성향을 보이는 경우가 많고, 이로 인해 회피성 성격장애와 혼동될 수 있다. 실제로 회피성 성격장애 진단기준을 보면 거의 모든 증상이 내현적 자기애성 성격장애에서도 보일 수 있는 증상들이어서 초기 오진율이 매우 높은 편이다.

내현적 자기애는 외현적 자기애와 마찬가지로 근거 없는 우월감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회피성 성격장애와는 크게 다르다. 또한 회피성 성격장애는 대부분 공감능력을 가지고 있으나, 내현적 자기애는 공감능력이 결여되어 있다.

또하나 두드러진 차이점은 비판에 대한 분노와 반응성의 차이인데, 내현적 나르시시스트는 비판에 매우 적대적으로 반응하여 극한의 수동공격성을 보이는데 반해 회피성 성격장애를 가진 경우에는 그런 경향이 드물다.

문제는 내현적 자기애성 성격장애 환자들은 상담시 본인의 단점을 감추려는 성향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이러한 차이점을 단시간에 찾아내기가 쉽지 않다는 것.

4. 내현적 자기애와 경계선 성격장애

자기애성 성격장애, 특히 내현적 자기애성 성격장애와 경계선 성격장애는 행동양식에 있어서 많은 유사점을 보인다. 공병률도 30~50% 정도로 굉장히 높기 때문에, 일반인이 둘을 구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사회적응도가 높은 환자들의 경우, 전문가들조차 오진하는 경우가 흔해서, 경계선 성격장애로 진단하고 지지요법으로 치료했는데 밑에 숨겨져 있던 자기애성 성격장애가 도드라지는 경우가 많다. 다행이라면 자기애성 성격장애의 치료도 초기에는 지지요법 위주라는 것.

이럴 수밖에 없는 것이, 다음의 경계선 성격장애의 진단 기준을 보면 알 수 있다.
  1. 실제적이거나 가상적인 유기를 피하기 위한 필사적인 노력: 5번 기준에서 말하는 자살 또는 자해 행위는 포함되지 않는다.
  2. 극단적인 이상화와 평가절하가 교차하여 반복되는 불안정하고 강렬한 대인관계 양식
  3. 정체감 혼란: 심각하게 지속적으로 불안정한 자기상 또는 자기 지각
  4. 자신에게 손상을 줄 수 있는 충동성이 적어도 2가지 영역에서 나타남(예: 낭비, 성관계, 물질 남용, 무모한 운전, 폭식)
  5. 반복적인 자살 행동, 자살 시늉, 자살하겠다는 위협, 혹은 자해 행동
  6. 현저한 기분 변화에 따른 정동의 불안정성(예: 대체로 수 시간 지속되며 드물게는 수일간 지속되기도 하는 간헐적인 심한 불쾌감, 성마름, 불안)
  7. 만성적인 공허감
  8. 부적절하고 심한 분노, 혹은 분노 조절의 어려움
  9. 스트레스에 따른 일시적인 망상적 사고, 혹은 심한 해리 증상

이 중, 2, 3, 4, 6, 7, 8, 9번은 강도만 덜할 뿐[4] 내현적 자기애성 성격장애에서도 매우 흔하게 나타나며, 드물지만 1, 5도 나타날 수 있다. 게다가 내현적 나르시시스트는 상담할 때 대부분 본인의 자기애적 성향을 최대한 감추기 때문에, DSM 진단기준 대로라면 진료 초기에 경계선 성격장애로 진단되어도 이상할 것이 없다. 이는 근본적으로 DSM의 성격장애 진단체계가 너무 외부로 드러나는 증상 위주이고, 증상을 절반 이상 보일 때 진단한다는 작위적인 설정을 했기 때문이다.

가장 큰 차이점은 역시 공감능력의 유무, 비판에 대한 민감성, 근거 없는 우월감 등인데, 경계선 성격장애에서도 비판에 대한 민감성이나 갈등상황에서 일시적인 공감능력의 저하를 보이는 경우가 많아 오랜 기간의 관찰이 필수이다.

게다가 일반인은 구분해봐야 실질적인 의미가 없는 것이, 둘 다 주변 사람들, 특히 애인이나 배우자에게 정서적으로 엄청난 타격을 입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큰 차이가 없다. 무조건 도망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장 좋은 방법이다. 물론 경계선 성격장애가 자기애성 성격장애보다 치료에 대한 반응이 훨씬 좋기 때문에[5] 가족관계처럼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면 구별하는 게 가치가 있을 것.


[1] 심지어 겉으로 드러난 갈등 없이, 내현적 나르시시스트 혼자 무시당했다고 느끼고 분노해서 몰래 복수하는, 상대방은 자기를 미워한다는 사실 자체를 모르다가 한참 나중에 알게 되는 경우도 허다하다.[2] 성격장애는 대부분 설문 형태의 조사를 통해 유병률을 계산하는데, 현재 대부분의 설문 조사 문항들은 외현적 자기애에 맞춰져 있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단순 조사로는 내현적 자기애를 걸러낼 수 없고, 전문가가 직접 개입해서 심도 있게 접근해야 하기 때문에 유병률을 조사하기 쉽지 않다. 게다가 수가 적은 자기애성 성격장애 중에서도 소수에 속하는 내현적 자기애인지라 정확한 유병률을 계산하려면 더 큰 샘플 사이즈가 필요하다.[3] 애초에 처음에는 외현적 자기애만 알고 연구하다가 추가적으로 내현적 자기애를 발견하게 되었다.[4]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경계선 성격장애가 모두 저렇게 강한 증상을 보이지도 않는다.[5] 자기애성 성격장애와 비교해서 상대적으로 훨씬 좋다는 것이지 성격장애는 완치되는 질환이 아니다. 그저 평생 관리하고 조심하는 것일 뿐.

5. 관련 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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