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3-05-30 11:10:07

기동전사 칸담

1. 소개2. 관련항목

1. 소개

국내 굴지의 프라모델 및 완구 제조사 아카데미과학의 복제 건프라.

1980~90년대에 반다이건프라를 그냥 베껴서 낸 이른바 짝퉁 건프라이다. 이름이 칸담인 이유는 어떻게든 반다이한테 태클 안 걸리려고 그렇다.[1] 1980년대 중후반부터 1990년대까지 가격은 대체로 1,000원 수준이었다. 이때 대체로 과자나 라면이 50~100원 했으니까 아무리 돈없는 애들이라도 생활용돈을 조금만 모으면 구입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2] 더블제타 같이 놀거리가 풍부한 프라킷을 1천원에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엄청난 메리트였다.

아카데미의 칸담이 특별취급 받으며 아직도 생생한 추억으로 살아있는 이유는 세미나 같은 타사 메이커들과는 차원이 다른 고품질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1990년대 초반이 되며 일제 프라모델들이 서서히 수입되기 시작했지만 가격도 비싼데다가 아카데미 제품의 품질이 결코 밀리지 않았기에 구태여 일제를 구입할 이유는 없었다.

사출색이 제멋대로[3]인 제품이 있긴 해도 이때는 에나멜 도료를 사서 직접 칠해야 한다는 것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졌기 때문에 크게 상관은 없었고 전체적인 프로포션이나 디테일이 반다이 오리지널과 맞먹었고, 로봇 완구에서 가장 중요한 얼굴을 포함한 디테일한 부분의 사출도 반다이 원판 뺨치게 잘 생긴 축에 들었다.[4]

아카데미를 제외한 여타 회사들의 제품은 제대로 조립조차 되지 않는 경우도 허다했지만 아카데미의 경우는 날개(금형이 어설픈 경우 금형 틀과 틀 사이로 밀려나와서 굳은 플라스틱 수지)가 거의 없을 정도로 완성도가 높았다.

또한 박스 아트의 정교함이나[5]원판의 설명서를 매우 충실하게 번역한 것도 메리트.

아무튼 건프라의 원점인 1/100, 1/144 퍼스트 건담을 시작으로 하여 SD건담까지, 20여년 세월동안 당시 반다이 건프라의 거의 전 라인업을 훌륭하게 복제해 국내에 풀었으나, 1995년 즈음 초 하이퀄리티의 1/60 V2 칸담[6]을 마지막으로 칸담은 아주 조용히 국내에서 사라져갔다. 그리고 그 직후, 아카데미가 반다이 정품 건프라를 정식 유통하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서는 몇 가지 썰이 있는데 마침 당시 공식적인 한국 내 유통을 계획하던 반다이가, 거의 완성된 전국 완구류 유통망을 갖고 있던 아카데미를 칸담의 저작권 문제로 압박해 한국내 유통을 뚫었다는 설이 가장 힘을 받는다. 엄밀히 말하자면 이는 소문에 가깝고, 1995년 이후부터 반다이 측에서 전개하기 시작한 헤이세이 건담 라인업과 MG를 통한 해외 사업 강화 전략의 일환으로 한국의 아카데미과학과 모종의 커넥션을 구축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혹은, 세인트 세이야 복제품을 보고 깜짝 놀란 반다이에서 고소를 안하는 대신 복제 금형을 모두 파기하고 한국 총판을 체결하자는 제안을 했다는 설이 있다.

아카데미제 건프라는 지금처럼 인터넷을 통해 일본 애니를 실시간으로 감상한다는 것은 꿈도 못꾸던 시절, 다이나믹콩콩코믹스의 미니백과와 함께 상상으로나마 기동전사 건담을 즐기게 해 준 일등공신이다.

그리고 아카데미가 손을 뗀 이후엔 이 '칸담'의 금형 다수가 세미나 과학으로 넘어가 2000년대 초반까지도 드문드문 나오기도 했다. 다만, 사출색이 더더욱 엉망이 되는 등 품질은 물론 박스그림까지 여러모로 다운그레이드되었다. 이름조차 '파워 브레이브(건담 mk-2)', '스카이 화이터'등 8차원을 찍는다.

2. 관련항목


[1] 여담으로 ガンダム에서 ガ의 탁점만 없앴다.일본어로 쓰면 カンダム[2] 상대물가로 환산하면 현재의 HG 등급 건프라 가격과 거진 비슷하다. 현재의 과자 값이 대략 1,000원대 중~후반 정도로 이 시대에 비해 15~17배 정도가 올랐는데, HG 등급 건프라의 가격도 마찬가지로 1,000원의 15~17배 가량인 10,000원대 중~후반이기 때문.[3] 1/144 뉴 건담은 사출된 프라 런너가 빨강과 하늘색이라는 괴상한 색상으로 나왔다. 물론 반다이 원판은 검정+하양의 설정대로 나왔다.[4] 어느 정도 수준이었냐 하면, 1/35 하노마그 독일군 하프트랙 장갑차 카피판의 경우 적재칸 호로... 밑에 찍혀 있는 조그만 반다이 마크가 원판 수준으로 찍혀나왔었다. 그리고 금형-런너-카피금형-런너 거치면서의 왜곡도 극히 적어서, 거의 새로 깎아내야 할 정도로 조립이 어려웠던 타사 제품과는 달리 아귀가 어느 정도 맞아떨어졌었기 때문에 초보자들에게도 매우 호평이었다.[5] 박스아트의 경우엔 반다이 원본을 그대로 쓰지 않고 새로 그리는 정성을 보이기까지 했다.[6] 아예 반다이 원판을 보는 듯한 품질이었다. 프로포션은 두말할 것 없고, 완전변형에 완벽에 가까운 사출색, 빔을 표현한 현란한 연질 파츠(다만 설정색인 투명한 분홍색이 아니라, 불투명한 형광 녹색이었다.) 등. 다만 그래서인지 가격이 칸담 사상 최고가인 12,000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