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4-17 09:28:45

그날(시)

1. 이성복의 시2. 정민경의 시

1. 이성복의 시

그날 아버지는 일곱시 기차를 타고 금촌으로 떠났고

여동생은 아홉시에 학교로 갔다 그날 어머니의 낡은

다리는 퉁퉁 부어 올랐고 나는 신문사로 가서 하루종일

노닥거렸다 전방은 무사했고 세상은 완벽했다 없는 것이

없었다 그날 역전에는 대낮부터 창녀들이 서성거렸고

몇 년 후에 창녀가 될 애들은 집일을 도우거나 어린

동생을 돌보았다 그날 아버지는 미수금 회수 관계로

사장과 다투었고 여동생은 애인과 함께 음악회에 갔다

그날 퇴근길에 나는 부츠 신은 멋진 여자를 보았고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면 죽일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날 태연한 나무들 위로 날아 오르는 것은 다 새가

아니었다 나는 보았다 잔디밭 잡초 뽑은 여인들이 자기

삶까지 솎아 내는 것을, 집 허무는 사내들이 자기 하늘까지

무너뜨리는 것을 나는 보았다 새점치는 노인과 변통(便桶)의

다정함을 그날 몇 건의 교통사고로 몇 사람이

죽었고 그날 시내 술집과 여관은 여전히 붐볐지만

아무도 그날의 신음 소리를 듣지 못했다

모두 병들었는데 아무도 아프지 않았다

2. 정민경의 시

5.18 민주화운동을 다룬 시. 2007년 제3회 5·18 민주화운동 기념 서울 청소년백일장에서 대상을 받았고 SNS에 '천재 고교생의 5·18 시' 로 화제가 되었던 시이다. 당시 심사 위원 중 한 명인 정희성 시인은 " '그 날'의 현장을 몸 떨리게 재현해놓은 놀라운 솜씨', '직접 경험한 사람도 이렇게 쓸 수는 없을 것'이라고 극찬했다. 지은이는 당시 경기여고 3학년 정민경 양이었다. 서울 지역 학생이지만 부모가 전남 출신이어서 전라도 방언에 익숙했고, 부모나 친척을 통해 5.18 당시의 일화들을 들으며 자랐던 것도 시 창작에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진다. 다만 친척이나 지인 중에 5.18 희생자나 문학 분야 종사자가 있지는 않다고 한다.

당시 시 자체는 화제가 되었지만 작자가 이 시 후 이렇다 할 외부 활동을 하지 않아 시만 회자되었다.

2018년 5월, 한겨레와의 인터뷰 기사에 따르면, 현재는 광고회사 카피라이터로 일하고 있다고 한다. 기사에 따르면, 이 시로 백일장 대상을 받은 후 학교 교사들이 대놓고 이 시를 조롱하는 등 괴롭힘을 가했다고 한다.
나가 자전거 끌고잉 출근허고 있었시야

근디 갑재기 어떤 놈이 떡 하니 뒤에 올라 타블더라고.

난 뉘요 혔더니, 고 어린 놈이 같이 좀 갑시다 허잖어. 가잔께 갔재.

가다본께 누가 뒤에서 자꾸 부르는 거 같어. 그랴서 멈췄재.

근디 내 뒤에 고놈이 갑시다 갑시다 그라데.

아까부텀 머리에 피도 안 마른 놈이 어른한티 말을 놓는 것이 우째 생겨먹은 놈인가 볼라고 뒤엘 봤시야.

근디 눈물 반 콧물 반 된 고놈 얼굴보담도 저짝에 총구녕이 먼저 뵈데.

총구녕이 점점 가까이와. 아따 지금 생각혀도.... 그땐 참말 오줌 지릴 뻔 했시야.

고놈이 목이 다 쇠갔고 갑시다 갑시다 그라는데잉 발이 안떨어져브냐.

총구녕이 날 쿡 찔러. 무슨 관계요? 하는디 말이 안 나와.

근디 내 뒤에 고놈이 얼굴이 허어애 갔고서는 우리 사촌 형님이오 허드랑께.

아깐 떨어지도 않던 나 입에서 아니오 요 말이 떡 나오데.

고놈은 총구녕이 델꼬가고, 난 뒤도 안돌아보고 허벌나게 달렸재. 심장이 쿵쾅쿵쾅 허더라고.

저 짝 언덕까정 달려 가 그쟈서 뒤를 본께 아까 고놈이 교복을 입고있데. 어린놈이...

그라고 보내놓고 나가 테레비도 안보고야, 라디오도 안틀었시야.

근디 맨날 매칠이 지나도 누가 자꼬 뒤에서 갑시다 갑시다 해브냐.

아직꺼정 고놈 뒷모습이 그라고 아른거린다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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