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구문로(具文老)는 『청파극담』에 기록되어 있는 능성(綾城-전라남도 능주) 출신 무인이다. 신장은 8, 9척에 얼굴에는 손바닥 만한 검은 점이 있다. 강인한 성격에 말타기와 활쏘기에 능하고 호랑이 사냥을 좋아하였다.2. 전승
세조가 일찍이 동교(東郊-뚝섬 일대)에 나갔을 때, 문로가 호랑이에게 쫓겨 죽을 위험에 처하였다. 세조가 사람을 시켜 수목 사이로 들어가라고 소리치게 했고, 이를 들은 문로는 나무 위로 올라가 위기를 넘겼다. 호랑이는 말을 뒤쫓았으나 가까이 가지 못해 바위틈에 쭈그려 앉아버렸다. 세조가 문로에게 재주는 좋으나 꾀는 자기에 미치지 못하고, 나무 사이로 들어가지 않았으면 살 수 있었겠느냐고 말하자 문로는 세조에게 즉시 사죄하였다. 세조는 행차를 명하여 궁으로 돌아가려 하자, 문로는 호랑이를 잡고 따라가겠다고 말했다. 세조는 문로에게 화살과 말을 주었고, 문로는 즉시 말을 달려 호랑이를 단 발에 쏘아 죽였다. 세조는 매우 기뻐하였고 주위에 있던 사람들도 그를 모두 칭찬하였다.경진년(1460) 북방 정벌 때 문로가 출전하여 수많은 적(虜人-여진족)을 손으로 잡아 죽였는데, 적들은 서로 경계하며 흑면장군(黑面將軍)을 피하라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