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2-09-16 11:07:02

건곤자


1. 개요2. 행적3. 무공

1. 개요

- 내 나이, 여든을 넘어서야 하늘과 땅이 맞닿은 지평선, 하늘과 바다가 맞닿은 수평선의 의미에 대해서 깨우쳤다. 사형이 내게 늘 물어오던 것이었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서 별 의미없는 말이라고 생각했던 잔소리에 대해서··· 나는 여든이 넘어서야 겨우 몸에 새길 수 있게 되었다. 그때가 되어서야 나는 사형이 내게 하던 구박, 건곤일기공 하나 제대로 쓸 줄 모르는 철부지란 소리가 맞는 말인 것을 깨달았다.
풍종호의 무협소설 『녹림대제전(綠林大帝傳)』에서는 후인에게 격세전언(隔世傳言)을 전하기 위해 안배한 잔령(殘靈)만이 등장한다. 본래 건곤자(乾坤子)는 본 편 기준으로 1,600여 년 전 인물로, 건곤일사(乾坤逸士)[1]의 제자이며, 혼돈(混沌)이라 불린 건곤마협(乾坤魔俠)의 사제이다.

2. 행적

스승인 건곤일사는 삼 년 동안 건곤경(乾坤經)을 가르친 뒤에, 이후부터 오로지 건곤자의 노력에 따라 성취가 결정될 것이라 하고는 떠나간다. 그렇지만 당시는 건곤일사가 혼돈을 거두기 전이었기에, 아직 건곤경은 무도(武道)의 낌새는 전혀 없고, 그야말로 심신(心身)을 수양(修養)하며 안빈낙도(安貧樂道)하는 비결에 가까웠다. 그래서 스승은 무공을 익히기 위한 용도로 천지무경(天地武經)을 따로 전해줬으며, 이로 인해 건곤자는 건곤일기공(乾坤一炁功)을 전혀 눈치챌 수가 없었다.

그러다 우연히 생각지도 못한 사형을 만나며 자신과 사형이 전해 받은 건곤경에 차이가 있음을 알게 되면서 정식으로 건곤일기공에 입문할 수 있었다.[2] 하지만 천지무경의 소천신공도 절세무공이고, 본래 익히던 무공이었기도 해서 그는 건곤일기공 보다는 소천신공을 다루는 것이 더 익숙했다. 당연히 건곤일기공의 성취가 늦어 진정한 위력을 깨달을 수 없었고, 이 때문에 사형에게 서문처럼 철부지란 구박을 받아야만 했다. 결국, 나이가 여든이 넘어서야 사형이 전하는 바를 깨우칠 수 있었다.

이외로 생전의 그의 행적은 드러난 것이 없다. 다만, 보물을 만들어 소문을 내 모여드는 못된 불나방들을 괴롭히는 것을 좋아할 정도로 성격이 괴팍한 사형과 오랜 세월 함께해서인지 건곤자도 영향을 받아 사람을 믿지 못했다. 그래서 노년에 화산파(華山派) 열화문(烈火門)에 들렀다가 자질을 따지는 이화신공(離火神功)의 문제점을 해결해주고, 후인을 위해 건곤무상경이 아닌 건곤일월경을 화산파에서 대신 널리 퍼뜨리게 하였다. 즉, 어린 나이에 힘을 얻어 패악을 떠는 것을 예방하고자 나이 오십이 될 때까지 건곤일기공이 깨어나지 않도록 제한을 한 것이다. 더불어 건곤일기공을 깨운 후인이 열화문으로 찾아올 경우를 예비해 따로 잔령을 남겨 안배를 한다. 이 인연을 천 년이 훨씬 넘는 시간이 지나 왕삼구가 화산을 찾아와 얻는다.

3. 무공


[1] 하늘과 땅 사이를 한가로이 거닐고 다니는 할 일 없는 문사라고 스스로를 건곤일사라 불렀다.[2] 자신이 물려받은 건곤경과 사형에게 전해진 건곤경에는 내용의 차이가 있었다. 건곤일사가 죽기 며칠 전, 불행한 운명으로 음양신마맥(陰陽神魔脈)이 훼손돼 기형아로 태어나 세상에 굴러다니던 혼돈을 구제하고, 짧은 시간이나마 그를 치료하기 위해 고뇌한 부분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혼돈의 건곤경은 아래에서 하나씩 더듬어 올라가면 자연스레 건곤일기공을 완성할 수 있었다. 그러나 건곤자의 건곤경은 열심히 갈고 닦으면 어느 순간에 천지무경으로 연성한 소천신공(少天地功)이나 대천강력(大天罡力)을 훌렁 잡아먹고 건곤일기공이 드러나게 되어 있었다. 그렇기에 건곤자는 사기당한 심정이라고 왕삼구에게 투덜거리기도 하였다. 아무튼, 그러한 차이점으로 건곤자의 건곤경은 건곤일월경(乾坤日月經)으로, 혼돈의 건곤경은 건곤무상경(乾坤無相經)이라 부르기로 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