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2-10-19 19:59:01

관악 영산회상

함녕지곡에서 넘어옴
1. 개요2. 악기의 구성3. 조성4. 난이도5. 장점6. 여담7. 연주 영상

1. 개요

管樂靈山會相

영산회상의 세 종류 중 하나로, 관악 편성으로 연주되는 영산회상이다. 관악영산회상이 현악 영산회상(중광지곡)과 관련이 있는지의 여부는 아직 불확실하고 확실한 비교가 이루어져 있지는 않지만, 대체로 중광이 원곡이고 관악 영산회상은 중광의 선율을 추출해서 변주한 것으로 보는 편이다. 아명은 '표정만방지곡(表正萬方之曲; 올바름을 만방에 드러내는 곡)이다. 일반적으로 부를 때는 아명인 '표정만방'으로 부르는 경우가 많다. 곡의 구성은 중광의 9곡에서 하현도드리가 빠진 8곡으로 구성된다.

2. 악기의 구성

합주의 정석은 삼현육각으로 피리 둘, 대금 하나, 해금 하나, 좌고(북) 하나, 장구 하나의 6명 편성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만파정식같은 관악 합주 편성으로 피리(향피리), 대금, 소금, 해금, 아쟁 등을 복수 편성하고 장구, 좌고을 갖추어 연주한다.[1] 피리는 연주할 때 여덟 개의 지공을 모두 사용하지 않고 하나씩 치켜 잡는 특이한 방법을 사용한다.

3. 조성

조성은 학자 간의 의견 차가 존재하나 보통 황종 계면조(黃-太-仲-林-無)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고, 일부 서적에서는 우조계면조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상령산부터 타령까지 황종 계면조로 진행하고 8번째 곡인 군악의 두번째 장단부터 태주 평조(太-姑-林-南-潢)으로 변조한다.

국악이론적으로는 황종 계면조와 태주 평조라면 각각 黃-夾-仲-林-無와 太-姑-林-南-應이 되겠으나 위와 같이 독특한 구성음을 갖는 것이 영산회상의 특징이다.

4. 난이도

세 가지 영산회상 중 가장 난이도가 높은 곡으로 꼽힌다. 특히 상령산중령산은 불규칙적인 장구 장단에 맞춰 대금피리가 번갈아 가면서 연주하는 형식이기 때문에[2] 고도로 연습을 해서 대금 주자와 피리 주자가 일심동체가 되지 않으면 연주하기 힘들다. 중령산에서는 박속(속도)가 느려지기도 하고 빨라지기도 하면서 두세 정간이 한 박에 흘러가 버리는 경우도 허다해서 상당히 어렵다. 그래도 세령산 이후로는 편해지는 편이지만, 다른 정악곡과는 달리 대금피리해금의 선율이 다 따로 노는 음악이라 이게 또 상당히 헷갈리는 부분이다. 또 음역 자체가 고음인 것도 힘든 것에 한 몫을 하는 듯하다. 특히 대금 가락은 제1공, 제2공, 제3공만 사용해서 潢 아래로 내려가지 않는다. 원가락과 비교해 보았을 때 대금은 㳲 이상의 음을 낼 수 없기 때문에[3] 㶂과 (氵浹)으로 진행될 부분을 음역을 내려 변주한 부분도 흔히 보인다.

5. 장점

하지만 그런 만큼 화려하면서 장중한 곡이기도 하다. 한 구멍씩 치켜 잡아 불어 대는 피리와 역취로 일관하는 대금의 청소리가 무척 시원한 곡. 그래서 끝 곡인 군악을 제외하면 무용 반주 음악에 쓰이며, 특히 상현도드리, 염불도드리, 타령은 궁중 정재의 반주음악으로 쓰인다. 또 악기들의 가락이 서로 따로 놀기 때문에 서양의 화성과는 다른 국악의 화음을 감상할 수 있는 재미있는 음악이다.

6. 여담

대금 혹은 피리 전공자, 특히 대금 전공자는 전공의 길로 들어서면서부터 평생을 연습하는 곡 중 하나이다.[4] 국립국악원 단원들도 특별한 일정이나 리허설이 없으면 출근해서 일단 관악영산회상 한바탕 합주로 그날 업무를 시작한다고 한다. 또 지휘자라던지 박자를 잡아줄 누군가가 없기 때문에, 본인 연주만 잘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옆 악기까지 모두 디테일하게 들으면서 연주할 줄 알아야 하며, 상대방의 호흡에 따라 음악의 밀고당기기가 조금씩 발생하기 때문에 연주자들끼리의 고도의 합 맞춤이 요구된다. 관악 전공자들에게는 가장 위대한 음악 중 하나임에 동시에 가장 지옥과도 같은 음악이다. 때문에 특히 서울권에서는 관악 연주자의 정악 연주 실력을 판가름 하는 척도가 되기도 하며 많은 관악 전공자들이 처음 독주회 프로그램으로 선택하는 곡이기도 하다. 일단 관악영산회상 전 바탕 프로그램으로 독주회 이력이 있으면 꽤 어깨에 힘이 들어간다.

다섯 번째 곡인 상현도드리의 처음 두 장단만 바꾸어서 상현도드리 염불도드리 타령 군악까지 계주하는 것을 '함령지곡(咸寧之曲)'이라는 아명으로 부른다.[5]상령산만을 따로 떼어 연주할 때는 이것을 '향당교주(鄕唐交奏)'[6]라고 부른다. 둘다 무용(정재)의 반주 음악으로 쓰이고, 특히 함령지곡은 전통 결혼식 때 쓰이기도 했다.

이렇듯 난이도가 매우 높은 곡이다 보니 대학입시 등의 입시곡으로 자주 등장한다.

7. 연주 영상



[1] 해금과 아쟁 등의 찰현악기 는 전통적인 국악기의 분류상 관악기에 포함된다. 관악기 항목 참조.[2] 이를 전문 용어로 연음 형식이라고 한다. 중학교 혹은 고등학교 교육 과정에서 배우는 용어이다. 수제천 등에서도 사용되는 형식이다.[3] 물론 비청을 사용하면 㳲도 연주는 가능하다. 단 정악에서는 쓰지 않는다.[4] 바이올린이나 첼로 연주자들이 바흐 무반주 매일, 평생 연습하는거랑 똑같다고 보면 된다[5] 상현도드리부터 군악까지 다 계주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타령까지만 연주할 때도 있고 상현도드리 한 곡만 연주할 때도 있고 상현도드리 전반+염불도드리 후만+타령 으로 연주하는 약식 버전도 있다.[6] 원래 향당교주는 국악기에서 향악기와 당악기가 함께 연주를 한다는 뜻이지만 지금은 관악 영산회상의 상령산만을 연주할 때 부르는 명칭으로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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