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카(가디언 테일즈)

하루카는 마법소녀로 활동하는 여중생이다.

세계 곳곳에는 도시를 지키는 어린 수호자들이 존재한다. 그들의 이름은 마법소녀. 신비로운 힘을 손에 넣은 그녀들은 어둠 속에서 나타나는 요괴들과 맞서 싸우며 도시의 평화를 지킨다. 누구보다 강하고, 누구보다 용감한 모습에 마법소녀는 자라나는 소녀라면 한 번쯤 꿈꾸는 선망의 대상으로 자리잡혔다.

하지만 하루카는 달랐다. 그녀의 엄마 아야네는 "눈에 띄는 건 좋은 일이 아니야. 조용히, 평범하게 지내는 게 제일 안전해."라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하루카가 상처받지 않고 정해진 길을 나아가길 원했고, 아야네의 바람대로 하루카는 평범하게 자라났다. 부작용처럼 초등부 연극반에서 '나무 2' 역할을 맡을 만큼 존재감 없고 소극적인 성격이 되어버렸지만 말이다. 하루카는 생각했다. 만약 세상이 한 편의 소설이라면, 자신은 이름조차 없는 조연 중의 조연이라고. '득별함'이라는 단어에 언제나 막연한 거리감을 느꼈고, 마법소녀도 그저 남의 이야기일 뿐이었다.

그래서 정령 시바링이 찾아와 자신이 전설의 마법소녀가 될 재목이라는 얘기를 들었을 때, 어안이 벙벙했다. 그냥 마법소녀도 아니고, 운명을 타고난 아이라니. 무엇 하나 특출난 것도 없고, 친구도 제대로사권 적이 없는 스스로가 세상을 구할 수 있을 리 없다고 여겼다. 하지만 평범한 자신과 마법소녀의 드높은 위상을 비교할수록 애써 외면했던 욕심이 피어을랐다. 그녀는 사실 누구보다 특별해지고 싶었다.거듭된 망설임 끝에 하루카는 정령 시바링과 계약했다.

새로운 마법소녀가 되었지만 겉보기엔 똑같은 일상이었다. 갓 구운 토스트 빵을 입에 물고 뛰쳐나가거나, 풀린 신발끈에 걸려 등굣길에서 잠시 허둥거리는 평범한 하루가 그대로 이어졌다. 교실에 들어서도 여전히 눈길 받지 못하는 조연에 불과했지만… 구석 자리에 앉은 하루카는 동급생들이 신나게 떠드는 자신의 활약상을 들으며 시바링과 함께 작게 웃는다. 스스로 정의한 마법소녀의 사명을 되새기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