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1-23 03:56:44

플라잉 타이거 라인 66편 추락 사고


주의. 사건·사고 관련 내용을 설명합니다.

이 문서는 실제로 일어난 사건·사고의 자세한 내용과 설명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항공 사건 사고 요약표
발생일 1989년 2월 19일
유형 CFIT, 조종사 과실[1], 관제사 과실[2]
발생 위치
[[말레이시아|]][[틀:국기|]][[틀:국기|]] 쿠알라룸푸르 인근
탑승인원 승무원 : 4명
사망자 탑승객 4명 전원 사망
기종 보잉 747-249F-SCD
항공사 플라잉 타이거 라인
기체 등록번호 N807FT
출발지
[[싱가포르|]][[틀:국기|]][[틀:국기|]] 창이 국제공항
경유지
[[말레이시아|]][[틀:국기|]][[틀:국기|]] 술탄 압둘 아지즈 샤 공항
도착지
[[영국령 홍콩|]][[틀:국기|]][[틀:국기|]] 카이탁 국제공항

flying tiger flight 66
파일:arstwwg.png
사고 3개월 전, 루이빌 국제공항에서 찍힌 사고기의 모습

1. 개요2. 전개

1. 개요

1989년 2월 19일, 플라잉 타이거 라인[3] 소속 보잉 747-200F 화물기(N807FT)가 쿠알라룸푸르 수방 국제공항에 접근하던 중 언덕에 충돌한 사고. 이 사고로 탑승 승무원 4명이 전원 사망했다.

2. 전개

사고 재현 영상
사고기의 블랙박스 기록
이 사고의 원인을 제공한 것은 관제사의 ATC 표준 언어 미준수였다. CVR 음성을 들어보면 관제사는 2400ft로 하강 지시를 내릴 때 이렇게 말했다.
"Tiger 66, descend two four zero zero [2,400 ft]. ... "
"Tiger 66, 2400으로 하강하세요. ...")[4]
하지만 당시 교신을 맡고 있던 플라잉 타이거 라인 66편의 기장은 이를 다음과 같이 잘못 듣는다.
'Tiger 66, descend to four zero zero [400ft]'
'Tiger 66, 400으로 하강하세요')

그리고 기장은 "okay, four zero zero"라 답하고는 곧바로 400ft로 하강을 시작했다. 이는 사실 잘못된 의사소통 방식이며 원래대로라면 각각
'descend and maintain two thousand four hundred feet'
'이천 사백 피트로 하강 후 유지'

'Roger, descend and maintain two thousand four-hundred feet'
'알겠다, 이천 사백 피트로 하강 후 유지'

이었어야 한다. 결국 간단한 의사소통에서 부정확한 교신으로 인해 정말 중요한 천자리의 숫자 하나를 빼먹음으로써 비행기는 400ft까지 하강하게 된다.

여기까지라면 관제 실수를 알아차리고 사고를 피할 기회가 있었을지 모르겠지만, 사고의 가장 큰 원인은 기장, 부기장, 그리고 항공기관사를 포함한 승무원들의 태만이었다. 당시 비행기를 조종중이던 부기장은 NDB 어프로치에 익숙치 않아 계속 불평을 토로했다.[5] 반대편에서 계기착륙장치로 착륙하는게 어떠냐는 의견도 제시했지만, 소극적인 태도와 자신이 익숙하기에 괜찮다는 기장의 말로 이는 묵살당했다. 게다가 CVR에 따르면 부기장은 Approach Plate[6]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언급했다. Approach Plate는 활주로의 정보 뿐만 아니라 주변의 최저 순항 고도를 알려주기도 한다. 이 때문에 2400ft였던 최저 순항 고도를 참고하지 않고 무작정 고도를 내려버리는 짓은 어떻게 보면 무책임한 무시였다고 볼 수 있다.

승무원들의 주의를 돌린 문제가 또 하나 있었다. 접근 도중 관제사는 'Kayell' 비컨으로 비행기를 유도했다. 수방 국제공항 인근에는 'Kuala Lumpur'라는 마커가 3개 있는데, 주파수와 위치가 다른 별도의 마커였지만 이름이 같았다. 게다가 KL이라는 이름의 VOR도 있었고, 심지어 공항 관제사들이 'Kuala Lumpur'를 'KL'로 줄여 말하기까지 했다. 'KL'로 향하라는 지시를 받은 조종사들은 대체 어느 지점을 말하는지 혼란스러워했고,[7] 교신을 맡았던 기장과 실제 비행기를 조종하던 부기장 사이에 '주파수 255KHz의 Kayell'인지 '주파수 355KHz의 KL'인지를 두고 설전이 벌어졌다. 이는 고도 경고음이 울릴때까지도 계속됐다.

부정확한 교신을 받고 400ft로 하강할때도 승무원들의 과실이 작용했다. 400ft는 지면과의 고도가 아닌 해면을 기준으로 한 고도이다. 당시 주변의 지면은 약 430ft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문제가 있지 않은 항공기라면 정상적으로 GPWS가 작동했을 것이고, GPWS가 정상적으로 작동한 소리는 CVR에도 나와있다. 하지만 기장과 부기장은 풀업이라는 소리를 듣고도 방관했고,[8] 결국 접근 중이던 비행기가 437ft의 언덕에 부딪히게 만드는 두번째 원인이 되었다.


[1] 기수를 올리라는 말을 무시한 것[2] decend to two thousand four hundred 라고 말했으면 진작에 사고도 안났을것이다. 하지만 조종사도 400피트로 강하하라는 것을 이상하게 여겼어야 했다.[3] 미국의 사라진 화물 항공사. 사고 1년 전인 1988년 FedEx에 인수된 후, 1989년 합병됐다.[4] 동남아시아권에서는 영어로 숫자를 읽을 때 단위를 나누어 읽기보다 순서대로 숫자 하나씩 읽는 것을 선호한다. 다만 아래에 나와있듯 항공관제에서 이런 용어를 쓰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5] 문제의 two-four-zero-zero 교신 바로 전후에 CVR 녹음에 들리는 "How in the hell does he expect us to find the runway?"와 "NDB, that son of a bitch"라는 말에서 가장 크게 드러난다.[6] 공항 활주로의 정보를 제공하는 지도[7] 앞서 말했듯 부기장에게는 Approach Plate가 없었다.[8] 이는 당시 항공기의 GPWS가 정상적 착륙 과정에서, 심지어 지상에서도 경고음을 울릴 정도로 부정확한 일이 많았던 점도 또 하나의 원인이다. 하지만 시야가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반복적으로 경고음이 울렸음에도 이를 무시한 점은 안전불감증이라 볼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