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2-08-21 12:32:25

포인트 깡패

포깡에서 넘어옴
1. 개요2. 발생원인3. 행태4. 문제점5. 과연 이들만의 잘못인가6. 대책7. 부작용8. 관련 사건

1. 개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용어. 흔히 포깡이라고 부른다.

오리지널부터 시작된 레이드는 하드코어 컨텐츠라 상당한 난이도와 집중력을 요했고, 이를 즐기기 위해선 지속적으로 공격대를 구성해 던전을 공략해야 했다. 화산심장부의 대중화로 레이드는 점점 다수의 유저들이 즐기는 컨텐츠가 되었고 이를 위해 하드코어 유저들이 고정적으로 레이드 던전을 공략하는 고정 공격대를 운영해 이 분야를 선도했다.

고정 공격대가 정착하면서 던전 공략으로 얻은 아이템을 어떻게 분배할 것이냐는 공격대 내에서 상당히 중요한 화두였다. 일반 5인 파티보다 인원수가 많으며 상대적으로 양적 보상이 적은 레이드 던전의 보상을 분배하기란 매우 힘든 일이었다.

그래서 초창기 고정 공격대에서 사용한 방식이 참여율을 중시한 포인트 제도였다. 출석률을 바탕으로 포인트를 쌓아올린 뒤 아이템을 획득하거나 다른 보상을 얻을 때 포인트를 사용하는 식이다. 초창기만 해도 5인 던전은 주사위파티가 기본에 차례 룻득이라든지 담당자 주사위 등으로 그때그때 아이템을 분배하는 편이 정상이었기 때문에 이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렇게 포인트 깡패라는 공대 내부의 적이 탄생했다.

2. 발생원인

오리지널은 공대 인원이 40명이었고, 화산심장부, 검은날개 둥지, 안퀴라즈에서 에픽급 아이템을 드롭하는 보스들의 숫자는 한정되어있기 때문에 한번의 트라이가 아무리 성공적이라도 반수 이상은 아이템을 못 얻고 돌아간다. 만약 이른바 저주 시드가 걸려서 직업별 티어셋이나 아이템이 제 멋대로 나오다보면 오랜기간 동안 포인트는 쌓였는데 원하는 아이템을 먹지 못하는 공대원이 나올 수 있다. 이들은 오랜 참여로 포인트가 많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쓰지 않아 언젠가는 아이템 입찰을 시도할 것이고, 자신이 원하는 아이템이 나오게 되면 포인트를 남들보다 더 쓰더라도 잃을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포인트 깡패가 발생하는 이유다.

3. 행태

  • 모든 아이템 소유권은 포인트 절대 우선이라고 주장한다.
  • 직업 구분이 어느정도 겹치거나 애매한 아이템의 소유권을 주장하면서 포인트를 그 권리로 내세운다.
  • 이런 사유로 공격대 진행 도중 자신이 필요한 아이템이 나와도 의도적으로 패스한다.

4. 문제점

  • 포인트 만능론
    포인트로 모든 아이템을 먹을 수 있기에 어떤 아이템이건 포인트 지르고 먹으면 끝이다. 이때문에 포인트 깡패들이 효율이 높은 직업군이나 공대 전력강화에 더 도움을 줄 수 있는 공대원의 아이템 획득을 방해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 친목질 유발
    포인트를 쌓는 기본적 방법은 출석률과 기부다. 포인트 깡패는 오랫동안 출석률과 기부로 공대를 뛰었다. 이런 오랜 관계는 공대 내부에서 친목질을 성행하게 만들었고 신규 공격대원들을 가로막는 장벽이 되었다.
  • 공대 전력강화 저해
    사실 레이드 던전의 드랍템은 그거 먹고 공략 쉽게 하라고 떨어지는 것이다. 즉 포인트는 꾸준히 써서 스스로 템 수준을 높이는 것이 장기적인 공격대 전력강화의 핵심이다. 포인트 깡패들은 이런 의무를 외면하고 자기가 원하는 템만 먹으려들기 때문에 개인 템 수준의 정체가 발생한다.
  • 신입 및 후발주자의 절망
    포인트가 엄청나게 쌓인 포깡들을 보고, 매주 깔짝깔짝 올라가는 자신의 포인트를 보며, 어떻게 언젠가는 자신도 템을 먹을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겠는가. 신입이 들어오지 않는, 혹은 금방 포기하고 나가는 공대는 그대로 고참 포깡들이 한두명씩 개인사정으로 그만두다가 결국 생명이 다하게 된다.

5. 과연 이들만의 잘못인가

사실 여기서 나오는 문제는, 포인트 깡패 개인의 문제라기보다는 포인트제 공대 자체의 문제점과 일맥상통한다. 특정 아이템을 먹기위해 자기 템보다 나아서 먹어야 전력강화가 되는 다른 아이템을 먹지 않고 포인트관리만 신경쓰는 경우가 아니면, 동등한 입찰권한을 모았는데 입찰을 못하게 하는 역차별이라 주장할 수 있을 것이다.

흔히 보이는 골팟등과 비교해보면, 실물 골드 대신 공대 내에서 통용되는 군표와 비슷하게 쓰이는 포인트를 지급하는 것이라 볼 수 있는데, 지급한 포인트를 사용하지 못하게 막는 것은, 효율등을 따져서 사전에 합의된 바가 없으면 역으로 불합리한 경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들어 포인트 깡패의 대표적 사례로 꼽히는 초즌 이상의종말 사건 의 경우를 볼 경우, 주술사가 포인트 깡패 행위로 드루이드에게 피해를 입혔다는 인식이 대부분이지만, 사실 저 주술사가 실제로 이상의 종말을 입찰하면 안될 이유는 없었다. 와우 클래식이 나올때까지 분석된 바와 같이, 상위호환이나 동급 템이 존재하는 것도 아닌, 정기 주술사에게도 최종템이기 때문이다. 당시의 레이드 역할 배분을 고려하면 야성 드루이드가 포함되었을 확률도 낮기 때문에, 실제 특성에 따라 배분한다는 명분을 들이대기도 힘든 경우였을 것이다. 역으로 생각하면, 드루이드들이 담합하여 주술사의 입찰 권한을 제한하려 했으며, 이에 실패하자 파업을 실행했다고 볼 수도 있는 것이다.

6. 대책

공대장들은 바보가 아니었기 때문에, 이런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여러 가지 대책들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논란이 되는 아이템에 강제로 직업우선순위를 둔다거나, 매주 모든 공대원들의 포인트를 10%씩 감소시키는 방법[1]을 쓰거나, 보스킬 후 아이템 입찰시 공대장에게 귓말로 포인트를 입찰하게 하여 최고가가 아닌 최저가, 혹은 2번째로 비싼 가격에 낙찰시키는 방법[2] 등을 썼다. 아니면 입찰 시 강제로 모든 포인트를 올인시키는 경우도 있었다.

7. 부작용

  • 선발주자들의 반발
    포인트는 현질처럼 돈 주고 산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공대에 몸담으면서 정당하게 획득한 재화이기 때문에 이러한 포인트를 칼질하거나 제약을 가하면 엄청난 반발이 일어난다. 후발주자들을 배려하는 것은 좋지만, 그렇다고해서 선발주자의 몫을 뺏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는 점도 있다. 물론 신규인원 수급을 위해서라는 대의가 있긴 하지만, 문제는 사람이란게 그렇게 이성적이지만은 않다는 것...
  • 비효율성
    공대장 입장에선 여러 복잡한 룰을 만들어 운영하려면 너무나 힘이 든다. 인원 관리하고 택틱 짜는 것만해도 바쁜데, 공대원 하나하나에 포인트를 배분하고, 거기에 또 룰에 따라 포인트를 차감하랴, 왜 내 포인트가 깎이냐고 물으면 대답해주랴, 분쟁조정하랴 할 일이 너무나 많아지게 된다. 거기다 공정성 시비도 자주 일어나게 되고, 팀내 불화도 깊어지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것이 한때 잠깐 유행했던 최저가 낙찰, 상위 n번째 가격 낙찰방식인데, 공대장이 귓말로 각자의 호가를 받은 다음, 몰래 보이스톡이나 문자로 미리 내통한 사람에게 낙찰받을 가격을 알려주는 일이 자주 일어났다. 그러자 정직하게 운영하던 공대장들도 의심받는 일이 자주 일어나게 됐고, 결국 온갖 문제에 견디다 못한 사람들은 그냥 먹고싶으면 골드 내고 먹든가 아예 순번을 정해 먹는 등 단순한 방식을 선택하게 된다.
  • 운빨
    포인트를 쓰고 싶어도 아이템이 안나오는걸 어쩌란말이냐라고 한다면 뭐라 할 말이 없다. 와우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MMORPG는 몇몇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아이템 드랍은 랜덤확률에 의해 좌우된다. 운이 좋으면 몇 주안에 원하는 아이템을 다 먹을 수 있겠지만, 꼬여버리면 20~30주 동안 못 먹는 경우도 있다. 그러면 아이템은 아이템대로 못 먹고, 포인트는 쌓여만가는데, 각종 룰로 인해 그 포인트마저 깎여나가면 속이 터진다.
  • 팀내활동저하
    포인트 차감룰을 도입한 공대는 크건작건 반드시 룰을 도입하기 이전보다 팀내활동(기부 등)이 줄어든다. 차감룰(특정 기간마다 포인트 일정% 차감), 올인룰(아이템 하나에 입찰하면 보유한 포인트를 모두 소모)을 도입한 팀이 특히 심했는데, 왜냐하면 이러한 팀들은 포인트를 많이 쌓아봤자 별 이득이 없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포인트라도 많이 있으면 경쟁자를 제치는데 도움이 되니 어떻게든 남들보다 1포인트라도 더 올리려 애를 쓰지만, 차감룰이나 올인룰이 도입되면 많이 올려봤자 나만 손해라는 인식이 자리잡게 된다.

8. 관련 사건



[1] 포인트 순위가 바뀌지는 않지만, 포인트 깡패일수록 많은 포인트가 차감되고 후발주자에게 기회가 더 돌아오게 된다.[2] 1996년 노벨경제학상/수상자인 윌리엄 비크리의 제2가격입찰제의 활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