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론웰에서 제작하고 위자드소프트에서 유통한 핵 앤 슬래시 중세풍의 액션 RPG. 보물사냥꾼 '로니'가 고대의 유물 유클리드의 검을 찾아 떠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원래는 나래 디지털 엔터테인먼트에서 개발하다가 자금난으로 중단되었으나 트론웰의 투자를 받아 완성할 수 있었다. 싱글플레이와 멀티플레이 방식이 크게 다른 굉장히 독특한 구조의 게임이다. 다만 세세하게 들어가면 싱글플레이 전체가 타 게임 표절인 문제작.
멀티파트는 싱글플레이 캐릭터를 로드하여 사용했으며 일반적인 RPG PVP와는 다르게 1 대 1 스킬 싸움이 아닌 다대다의 싸움으로 이루어진 전략게임이다. RPG 캐릭터를 조종하여 거점을 점령한 뒤 소환수를 소환하여 같이 싸워서 적과의 싸움에서 승리하는 것이 주가 된다. 비유를 하자면 1인칭 스타크래프트에 가깝다. 심지어 진지한 전략게임으로 밀듯이 당시 레더 랭크도 지원했었다. 마치 스타크래프트를 떠올리게 하는 전략/전술이 가미된 PVP 시스템으로 발매 초창기에 겜비시등의 게임 방송에서 PVP 리그도 연 적이 있으며 심지어 이 리그에 임요환 등의 스타크래프트 게이머를 초청해서 열었었다! 이런식으로 주로 디아블로 2처럼 앵벌대결이나 네트워크 플레이를 이용한 pvp 등의 플레이를 방송했었다. 해당 게임을 아는 유저들중엔 이미지 옅은 싱글플레이보다 이런식으로 멀티 플레이 정보를 접한 경우도 꽤 된다.
반면 싱글 플레이는 빼도박도 못하는 디아블로 2 표절이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디아블로 스타일의 게임은 많았고 특유의 인벤토리 디자인도 많이 차용되긴 했었다. 그러나 그런 게임들처럼 모티브를 딴 정도가 아니고 뻔뻔하게 갖다 베낀 것이 본 게임이다. 대표적으로 첫 시작 마을은 디아블로 2 액트 2의 컨셉을 거의 빼다 박았다. 스타팅 포인트가 누런 톤 +목재 건물의 항구마을이라는 점이 완전 똑같은데 거기에 푸른 잔디만 좀 깔아놓았다는게 차이점이다. 액트 2 + 액트 1 정도의 느낌. 게다가 마을의 BGM은 디아블로 2 액트 1의 스타일과 흡사하다.
슈페리어 같은 디아블로의 아이템 체계와 매직 아이템 옵션도 이름만 살짝 바꿔 도용했다. 그런데도 아이템 종류도 적고 랜덤 옵션이나 수집 체계도 부실하다. 달릴 때 줄어드는 스테미너, 마을 중앙의 창고, 그래픽 스타일과 야간 시야 그래픽까지 디아블로 2를 그대로 복사한 열화카피판 게임이다. NPC와의 대화 방식마저도 비슷하다. 유일한 차이점은 소환수 시스템이나 포션을 물통이라는 형태로 중첩시켜서 사용할 수 있게 한 것인데 솔직히 초등학생에게 표절을 시켜도 양심상 이정도 차이점은 내놓을 것이다. 또 하나의 특징은 파티 시스템인데 퇴마전설이 이미 이룩한 업적이고 외국 게임 중에는 레이지 오브 메이지(Rage of Mages) 시리즈가 있었다. 그 뒤로도 던전 시즈 같은 파티 운영 ARPG가 추가로 나왔으므로 유의미한 포인트가 되진 못하는 수준이다. 당시 해저드 플러스부터 퇴마전설 시리즈, 다크 퀘스트 등 전략시뮬 식으로 파티를 운영하는 ARPG는 국산게임 중에도 은근히 많았다. 물론 퀄리티는 퇴마전설 빼고는 다 폭망 수준이긴 하다.
90년대 후반에는 C&C, 스타크래프트를 표절한 마이너 카피 전략게임이 판을 쳤고 그 뒤엔 디아블로를 제대로 베끼지도 못하다가 망해버린게 국산 패키지 게임의 역사라고 볼 수 있겠다. 요즘의 중국에서 보여주는 행태를 당시 국산게임이 그대로 해대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게임을 만들면 소비자는 바보가 아니므로 자연스레 망할 수밖에 없다. 디아블로 2와 가격도 비슷한데 차이점은 전혀 없고 UI도 구렸다. 디아블로 2와 흡사하긴 한데 묘하게 구리다. 인벤토리 창을 의미없이 3분할 해놓았는데 무기, 갑옷 장착 탭과 투구 장착 탭, 악세사리 탭이 따로따로다. 무기 장착과 반지 장착이 같은 창에서 안되는 것이다. 더럽게 불편하다. 이처럼 재미와 내적 디테일도 떨어지는 페이트를 사느니 디아블로 2를 하는 게 당연한 선택이다.
스토리도 전형적인 공대생이 만든 국산게임 수준. 문학적 역량이 떨어진다. 유클리드의 검을 찾다가 유적이 무너져서 실종된 형 레이넌을 찾는게 도입부 스토리인데, 검을 왜 찾았는지, 형이 어떤 인물상인지, 죽은 줄 알았던 형을 왜 찾는지 동기부여가 전혀 안되고 그저 평이한 수준의 스토리로 흥미를 끌지 못한다. 주인공 캐릭터도 목각인형 수준인게 전형적인 국산게임이다. 디아블로 2에서는 고귀했던 전작 주인공의 타락한 모습인 다크 원더러를 추적하는 흥미로운 스토리였던 것과 비교해보면 스토리마저도 열화카피다.
다만 기존 국산게임처럼 버그로 게임 진행이 불가능하다거나 등의 문제가 있는 건 아니다. 게임성이나 재미, 작품으로서는 특장점이 전혀 없지만 소프트웨어로서의 품질은 보통은 된다는 얘기. 그래픽도 그럭저럭 볼만하게 베끼긴 해서 당시 출시되던 양산형 2D 온라인 게임 정도의 그래픽은 된다. 전투도 디아블로 1을 하는 정도의 느낌은 있다. 비슷한 시기에 나온 퇴마전설 2는 모션이 뚝뚝 끊어지는데 비해 모션도 나쁘지 않다. 표절에 대한 의식없이 재미삼아 플레이한다면 킬링타임용으로 할만은 하다. 다만 국내 게임잡지에서 변명해주듯 출시일이 너무 늦어서 빛을 못 본 수준은 절대 아니다. 디아블로 2가 없었다면 나오지도 못했을 게임이다.
로딩이 잦은 편이다. 마을을 돌아다니면 온갖 곳에서 로딩이 발생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집 한번 들어갈 때마다 로딩이 걸린다. 게다가 로딩 한번으로 읽어오는 맵의 크기가 매우 작다.
상술했듯이 완전한 카피캣은 아니었으며 만약 멀티 플레이에 좀 더 집중했었다면 지금보다는 강한 이미지를 남겼을 게임이다. 패착은 나름 차별점이 있던 멀티플레이에 육성된 싱글플레이 캐릭터를 요구하는 바람에 어정쩡한 싱글플레이 선행을 강요하는 진입장벽을 선사해서 메인 컨텐츠를 체험해보기도 전에 나가떨어지게 한 것이 제일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