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곡물과 농업의 여신으로, 풍요와 모성애까지 관장하는 매우 중요한 신으로 추앙받았다. 그녀의 이름은 '곡식' 자체를 뜻하며, 영어의 시리얼이라는 단어의 어원이 되었다. 로마의 많은 농업 신들 가운데 유일하게 그리스 올림포스 12신에 상응하는 디 콘센테스에 포함될 만큼 그 위상이 높았다. 특히 로마인들은 그리스 신화의 데메테르와 케레스를 동일시하여 데메테르의 신화를 로마식으로 재해석하여 전수받았다. 케레스는 사투르누스와 옵스의 딸이며, 유피테르, 유노, 넵투누스, 베스타, 플루톤 등과 형제자매 관계를 맺는다.
고대 로마 전통 종교에서 케레스는 곡물 재배, 수확, 토양의 다산 등 농업 전반을 주관하는 핵심적인 여신으로 자리 잡았다. 로마인들은 케레스를 낫, 밀 다발, 풍요의 상징인 코르누코피아를 지닌 성숙한 여성의 모습으로 주로 묘사했다. 농경 사회였던 로마에서 그녀의 역할은 단순한 곡식의 수호를 넘어, 인간의 생존과 직결되는 풍요로움을 보장하는 근본적인 여신이었다. 또한, 그녀는 농업뿐 아니라 모성애와 관련된 다산의 측면도 상징하며 로마 결혼 및 장례 의식에서도 영예를 받았다.
그리스 신화의 데메테르와 페르세포네 신화가 그대로 케레스와 그녀의 딸 프로세르피나에게 적용된다. 프로세르피나는 명계의 신 플루톤에게 납치당하며, 딸을 잃은 케레스는 상심과 분노로 인해 온 세상의 곡식이 자라지 못하게 대지를 황폐하게 만들어 버렸다. 결국 유피테르의 중재로 프로세르피나는 일 년의 일부를 어머니 곁인 지상에서, 나머지를 남편 플루톤과 함께 명계에서 보내게 되는 운명을 맞이하였다. 프로세르피나가 명계에 머무는 동안 케레스가 슬퍼하며 대지가 불모 상태가 되는 것이 겨울의 기원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