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이상의 시.2. 전문
이런시 이상 역사(役事)를하노라고 땅을파다가 커다란돌을하나 끄집어내여놓고보니 도모지어데서인가 본듯한생각이들게 모양이생겼는데 목도(木徒)들이 그것을메고나가드니 어데다갖다버리고온모양이길래 쫓아나가보니 위험(危險)하기짝이없는 큰길가드라. 그날밤에 한소나기하얐으니 필시(必是)그돌이깨끗이씻겼을터인데 그이튿날가보니까 변괴(變怪)로다 간데온데없드라. 어떤돌이와서 그돌을업어갔을까 나는참이런처량(悽凉)한생각에서아래와같은작문(作文)을지였도다. 「내가 그다지 사랑하든 그대여 내한평생(平生)에 차마 그대를 잊을수없소이다. 내차례에 못올사랑인줄은 알면서도 나혼자는 꾸준히생각하리다. 자그러면 내내어여쁘소서」 어떤돌이 내얼골을 물끄러미 치여다보는것만같아서 이런시(詩)는그만찢어버리고싶드라. |
2.1. 현대어 번역
공사를 하느라 땅을 파다가 커다란 돌을 하나 끄집어내어 보니 마치 어디서 본 듯한 모양이었는데, 일꾼들이 그것을 메고 나가더니 어디에다 갖다 버리고 왔길래, 쫓아갔더니 위험하기 짝이 없는 큰 길가였다. 그날 밤에 비가 왔으니 무조건 그 돌이 깨끗이 씻겼을 텐데, 다음 날에 가 보니까 돌이 온데간데 없었다. 이상했다. 어떤 돌이 와서 그 돌을 업어 갔을까 생각하며 아래의 글을 썼다. 내가 그리 사랑하던 그대여, 평생동안 차마 그대를 잊을 수 없습니다. 내게 오지 않을 사랑인 줄 알면서도, 혼자서 그대를 생각합니다. 자, 그럼 언제나 아름답기를. 어떤 돌이 내 얼굴을 물끄러미 쳐다보는 것만 같아서 이런 시를 찢어버리고 싶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