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물을 효율적으로 운반하거나 흐름을 제어하기 위해 인공적으로 만든 수로를 일컫는다. 용수로는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농업, 식수 공급, 도시 유지 등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되었다. 특히, 건조하거나 물이 부족한 지역에서 농경지를 경작하고 도시를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기반 시설이었다. 현대에 와서도 용수로는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지만, 그 기능은 다변화되어 산업용수 공급, 수력 발전, 홍수 조절 등 여러 방면으로 활용된다. 용수로의 역사와 발전은 곧 인류 문명의 발전과 궤를 같이하며, 각 시대의 토목 기술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가 되기도 한다.2. 역사
고대 문명은 용수로를 적극적으로 이용하였다. 메소포타미아의 티그리스강과 유프라테스강 유역, 이집트의 나일강 유역, 인도의 인더스강 유역 등 대부분의 고대 문명은 강 유역에서 발흥하였으며, 범람하는 강물을 농업용수로 활용하기 위해 수로를 건설하는 기술을 발달시켰다. 이는 인류 역사상 최초의 대규모 토목 공사였다.특히, 로마 제국은 용수로 건설 기술의 정점을 보여주었다. 로마의 용수로는 단순히 물을 운반하는 기능을 넘어, 도시의 위생과 공중 목욕탕, 분수 등 공공시설에 물을 공급하는 데 필수적이었다. 그들은 중력의 원리를 이용하여 지형에 따라 수로의 기울기를 조절하고, 계곡을 가로지르기 위해 아치형 교각을 쌓아 올리는 등 뛰어난 건축 기술을 선보였다. 스페인 세고비아의 로마 수도교나 프랑스 님스의 퐁 뒤 가르와 같은 유적은 오늘날에도 그 견고함과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중세에는 로마 시대의 기술이 다소 쇠퇴하였으나, 동양에서는 지속적인 발전을 이루었다. 중국의 둔전 제도와 연계하여 용수로가 대규모로 건설되었으며, 한국의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저수지와 수로를 연결하여 농경에 활용하였다.
근대에 들어서 산업혁명과 함께 용수로의 기능은 더욱 확장되었다. 증기기관의 동력원이 되는 물을 공급하거나, 운하를 건설하여 물류를 운송하는 등 산업의 혈관 역할을 수행하였다. 20세기 이후에는 대규모 댐과 연계하여 수력 발전의 동력을 공급하거나, 도시의 상수도망과 연결되어 안정적인 식수 공급을 가능하게 하는 등 현대 사회의 필수 인프라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