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1-07 08:06:44

영국항공 5390편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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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 사건·사고 관련 내용을 설명합니다.

사건 사고 관련 서술 규정을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파일:20230614_002331.png
사고 7개월 전, 맨체스터 국제공항에서 촬영된 사고기.
파일:external/hypescience.com/12.jpg
착륙 후의 모습을 재현한 사진.

British Airways Flight 5390
항공 사건 사고 요약표
발생일 1990년 6월 10일
유형 정비 불량
발생 위치 영국 옥스포드셔 주 딕스코트 부근
탑승인원 승객: 81명
승무원: 6명
생존자 탑승자 87명 전원 생존
기종 BAC 1-11
항공사 영국항공
기체 등록번호 G-BJRT
출발지
[[영국|
파일:영국 국기.svg
영국
]][[틀:국기|
파일: 특별행정구기.svg
행정구
]][[틀:국기|
파일: 기.svg
속령
]] 버밍엄 공항
도착지
[[스페인|
파일:스페인 국기.svg
스페인
]][[틀:국기|
파일: 특별행정구기.svg
행정구
]][[틀:국기|
파일: 기.svg
속령
]] 말라가 코스타델솔 공항

1. 개요2. 사고 진행3. 사고 원인4. 사고 후5. 관련 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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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영국의 버밍엄 공항에서 출발, 스페인의 말라가로 향하던 중 출발한지 2분만에 17000피트 상공에서 조종석 앞유리가 압력에 의해 외부로 뜯겨나갔다. 기내의 압력은 산소가 부족한 대기 상층부 보다 높다. 높은 압력의 기내 공기가 외부로 방출돼서 폭발성 감압을 일으켜 조종사가 빨려나가는 사고를 당했다


항공 사고 수사대에서 방영된 사고 재연 영상

2. 사고 진행

출발 당시는 아무런 이상을 찾지 못했고, 버밍엄 공항을 출발한 후 말라가로 향하던 중 17000피트 상공에 이르러 조종사가 조종석 앞유리가 심하게 흔들리는 걸 발견하였다.

17000피트(약 5181.6미터) 상공에서 조종사가 조종석 앞유리가 심하게 흔들리고 있다는 것을 발견한 직후 앞유리가 압력차로 인해 바깥 방향으로 뜯겨나가며 폭발적 감압을 일으켰다. 두 조종사는 안전벨트를 푼 상태였으며 창에 가까웠던 기장 팀 랭커스터(Timothy "Tim" Lancaster)는 감압이 일어남과 동시에 자리에서 빨려나갔다. 천만다행으로 랭커스터는 완전히 빨려나가지는 않고, 무릎은 조종석에 걸려있고 상체는 바람으로 인해 기체에 붙어 있는 상태였다. 그리고 조종실에 있던 승무원 나이절 오그던(Nigel Ogden)이 재빠르게 기장의 벨트와 다리를 붙잡고 밖으로 날아가지 않도록 버티고 있었다.

조종석 문도 감압으로 인해 뜯겨 넘어지면서 스로틀을 쳐서 비행기는 가속, 하강 중이었다. 승객들도 당황한 상태라 객실 승무원들은 혼란에 빠진 승객들을 정리 후 비상착륙 자세를 하도록 안내하고, 그 중 존 휴어드(John Heward)와 사이먼 로저스(Simon Rogers)는 바람으로 인한 동상 증세에 탈진까지 오고 있던 오그던과 교대해 기장을 붙잡았다.

파일:16b3cb41dbd44d42a.png
사진은 재연 영상의 스틸컷으로 실제 사고사진은 아니다.

그 사이 부조종사인 앨러스터 에치슨(Alastair Atchison)은 속력을 줄이고 고도를 낮추었고, 이로 인해 기압을 어느 정도 회복할 수 있었다. 그는 관제소에 조난 신호를 보내고 있었으나 소음으로 인해 답변을 듣지는 못 하고 있었다. 한편 약간 더 몸이 빠져나간 기장은 계속 기체에 머리를 부딪치고 있었고 승무원들은 그래서 그가 죽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기장의 몸을 놓아버리면 그가 기체 어딘가 부딪혀 버드 스트라이크 처럼 타격을 줄 수 있다고 판단했고, 끝까지 기장의 몸을 붙잡고 있었다.

마침 관제소의 답변도 듣게 된 부기장은 사우스햄튼 공항에 비상 착륙하였으며, 승무원들도 기장을 무사히 기내로 들일 수 있게 된다. 기장인 랭커스터는 놀랍게도 살아 있었고 정신을 차려 말도 건넸다. 리더스 다이제스트 지에서 낸 세계의 사건 사고의 기술에서는 눈을 뜨자 어찌된 거냐며 적어도 말은 뚜렷하게 했다고 한다. 하지만 여러 부상[1]을 입었기에 곧바로 병원으로 후송되었다. 그 외 승무원과 승객들은 모두 안전히 착륙했다.

3. 사고 원인

영국의 파스너(Fastener) 체계에 문제가 있었다. 일반적인 유니파이 인치나사가 길이 (1번) 게이지가 1/16” 이지만 영국은 1/10” 인치로 각자 다르다. 이로 인해 나사의 나사산이 달라 앵커(너트)에 나사산이 만들어지면서 나사가 잠겼고(장착) 지정 토크 torque)까지 나오게 된 사건으로 파스너의 표준이 얼마나 중요한지 되돌아보게 하는 사건이다.
고정용 볼트 90개 중 84개는 직경이 원래 규격보다 0.66mm 작았고, 나머지 6개는 직경은 정상이었지만 길이가 2.5mm 짧았다고 한다. 육안으로 나사산 차이를 구분하는 건 불가능하다. 원인은 정비사가 매뉴얼대로 하지 않고 눈대중으로 비슷해 보이는 나사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규격을 충족하지 못하는 볼트들이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한꺼번에 이탈돼 유리창과 같이 날아가버린 것이 원인이다.

항공 사고 수사대 시즌2에서 자세히 다뤘다. 영국 항공사고 조사위원회는 조사과정에서 정비일지를 보고 비행 전날 27시간 전에 유리창이 교체된 걸 알아냈다. 버밍엄의 브리티시 에어웨이 정비소를 찾아간 조사위원회는 자세한 내역을 알게 된다. 조사관은 해당 정비사에 대해서 숙련되고 성실하다고 평가했다. 오히려 이점이 독이 되었다.
  • 사고난 1-11 비행 기체는 밖에서 볼트로 유리창을 고정하는 구조였다.
  • 유리창 교체 이전부터 잘못된 볼트가 끼워져 있었다. 운이 좋게도 아직은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으나 언제까지 운이 좋을 수는 없었다. 오래된 볼트를 교체하기로 한 숙련된 정비사는 눈썰미가 뛰어났기 때문에 볼트 크기를 보고 7D 볼트라는 걸 알 수 있다는 오만한 자만심을 가졌고, 부품 창고에서 볼트를 찾는 과정에서 창고 관리인과 대화에서 "찾고 있는 7D 볼트는 없으며 자신이 알기에 1-11기체는 8D 볼트가 규격이다"라는 말을 듣는다. 이때 카탈로그를 한 번이라도 확인했으면 규격이 맞는 볼트를 사용할 수 있었으나, 창고 관리인이 정비 전문가는 아니니 잘못 알고 얘기했을 거라 생각하고 대충 흘려듣고 무시해버렸다..설마 4년간 잘못된 볼트가 끼어져 있었으리라 생각조차도 못했을 것이다. 이후 새벽 5시 15분경 오래된 창고에서 7D 볼트를 찾아 가져왔는데 어두운 새벽이었기에 제대로 된 조명도 없이 손전등으로 찾다보니 규격보다 1/200만큼 크기가 다른 볼트를 가져오는 실수를 저지른다. 애초에 밝은 대낮이라도 육안으로 나사산 피치를 구분하는 건 불가능하다.
이후 조사과정에서 수거통에 버려져 있던 교체된 낡은 볼트들을 증거로 발견했고, 조사관은 정비사 말대로 그동안 무려 4년 동안 잘못된 볼트가 끼워져 있었다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 혼자 새벽 4시에 나와 정비를 해서 어두웠고 해당 정비소의 격납고가 1-11기가 들어가 꽉 찼기에 조종석 유리창에 측면에서 상당히 불편한 자세로 정비를 해야 했는데 드라이버가 잘 닿지 않았기 때문에, 볼트를 조이는 과정에서 새로운 볼트가 맞지 않다는 걸 제대로 확인할 수 없었다. 또한 조이면서 나사산을 뭉개버린 초보적인 실수를 많이 해 버렸다. 사고조사관이 기체를 정밀관찰 후 나사산이 뭉개진 흔적을 대량 발견했다. 경악할 만한 일이다.

조사위원회는 조사과정에서 매뉴얼대로 확인하지 않았냐는 질문에, 정비사는 만약 일일이 매뉴얼대로 컴퓨터로 카탈로그를 확인해가며 작업하다간 작업시간이 2배는 길어지고 그러면 정비를 제 시간에 마치고 비행할수 없다는 답을 한다. 이후 정비사는 업무가 과중하다는 것을 인정받았고 정비 환경 개선의 필요성을 인정받아, 조사결과를 기반으로 2인 이상 정비 등 규정을 대대적으로 개정하게 된다. 또한 비행기에 사용되는 나사는 유리창 안쪽에 다는 구조로 바뀌게 된다.

4. 사고 후

기장인 팀 랭커스터는 20분 넘게 여객기 외벽에 붙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선술했듯 비교적 경미한 부상을 입는데 그쳤다. 랭커스터는 부상에서 회복해 5개월 만에 다시 기장으로 복귀했으며, 2008년까지 계속 비행사로 근무 후 퇴직했다고 한다.

앨러스터 애치슨은 공로를 인정받아 92년 폴라리스상을 수여받았다. 사고 후 BA를 떠나 Jet2.com으로 옮겼으며, 2015년 65번째 생일에 B737을 몰고 마지막 비행근무를 마쳤다고 한다.

랭커스터를 구한 승무원 나이젤 오그던은 계속 근무했으나 PTSD를 겪었고 2001년 일찍 퇴직했다.

당시 승무원 중 부기장 앨러스터 애치슨, 객실승무원 수전 기빈스(Susan Gibbins), 나이젤 오그던은 Queen's Commendation for Valuable Service in the Air을 수여 받았다. 이 당시 공식 문서에서 오그던의 이름이 빠지는 해프닝도 있었다.

또 다른 주인공이었던 BAC 1-11은 수리 후 현장에 복귀했으며 1993년 Jaro International에 판매됐다. 그 후 비행을 계속하다가 2001년 퇴역, 스크랩 된다.

5. 관련 문서

  • 사천항공 8633편 사고: 이 사고와 동일하게 조종실 유리창이 파손되었고, 이로 인하여 빨려나갈 뻔한 부조종사는 생존한 사례.


[1] 공중의 찬 공기에 비행기의 속도로 얼굴에 찬 강풍을 정면으로 맞은지라 동상을 입었고, 이곳저곳에 부딪히면서 멍이 생기고, 오른팔, 손목, 왼손 엄지에는 골절상도 입었다. 물론 애초에 살아난 것이 기적인 수준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