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나

당신은 그녀를 향했다. 그런데 그녀가 거기 서 있는 모습이 뭔가 부자연스러워 보였다. 마치 그림처럼 멈춰 있는 듯한 느낌. 가까이 다가서자 얇은 나무줄기처럼 가늘어진 그녀의 다리와 그녀의 발 대신 뒤틀리고 뿌리가 보였다. 그녀는 보이지 않는 태양을 향해 고개를 들었다. 그녀의 금빛 머리카락은 가을 낙엽 같은 색이었는데, 더 가까이 보니 머리카락이 아니라 눈부신 황금빛 나뭇잎들이 싹튼 덩굴줄기라는 걸 알게 되었다. 잎사귀 하나하나가 영혼 하나만큼 정수로 희미하게 빛났다.

그녀가 기쁨에 젖어 미소지었다. 계속 보고 있자, 그녀의 머리에서 잎이 천천히 뿌리께로 떨어졌다. 떨어진 낙엽은 그녀 뒤쪽 길로 녹아들고 바로 새로운 잎사귀가 이전 잎이 있던 자리에 싹을 틔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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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라스가 보여주는 환영

빈터의 연단에 한 엘프가 서 있었다. 땅은 적갈색과 금색의 낙엽들로 덮여있었다. 그녀는 눈을 감고 팔을 앞으로 접고 있었다. 중년의 노란 머리카락이 그녀의 얼굴을 스쳤다. 가까이 다가가자, 그녀가 턱을 들고 엷은 갈색의 눈동자로 당신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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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스 오브 이터니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