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0-08 21:43:02

애빌린의 역설


1. 개요2. 일화3. 주요 사례

1. 개요

애빌린의 역설(Abilene Paradox)은 집단의 구성원 중 누구도 원하지 않은 결정임에도 불구하고 구성원 모두가 그 결정에 동의하는 역설을 의미한다.

애빌린의 역설은 집단적 사고(Group think)와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 그리고 동류 압력(peer pressure)이 작동하는 매커니즘을 잘 보여주는 개념으로서 조직의 비합리적 의사결정을 예방하는 데 요긴한 이론적 자원으로 사용되고 있다.

애빌린의 역설은 경영학자 Jerry B. Harvey가 1974년에 발표한 그의 논문 "애빌린의 역설과 경영에 대한 여러 소고들(Abilene Paradox and other Meditations on Management)"에서 한 일화를 언급하면서 제시된 개념이다.
그 일화는 다음과 같다.

2. 일화

무더운 여름날 텍사스 콜맨에 방문한 한 가족이 있었다. 선풍기 앞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던 가운데 장인이 "여기서 53마일 떨어진 애빌린이라는 마을이 있는데, 거기서 저녁이나 한 끼 하자."라는 제안을 했다.
딸은 대뜸 거기에 찬성했고, 사위는 이 더운 날씨에 그 먼 거리를 운전하고 싶지 않았지만, 처가 사람들 앞에서 장인과 아내의 의견을 거스르고 싶지 않았기에 "장모님만 괜찮다면 저도 좋습니다."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장모 역시 "마지막으로 애빌린에 들른 게 무척 오래된 일이다. 나도 가고 싶다."라고 대답했다.
그들은 무더운 여름날 차로 왕복 4시간 걸리는 애빌린으로 향했고, 다시 콜맨으로 돌아왔을 땐 가족 구성원 모두가 지칠대로 지친 상태였다.
콜맨에 돌아온 장모는 "사실 난 집에 있고 싶었지만 다른 세 사람이 애빌린에 가고 싶어해서 어쩔 수 없어 따라갔었다."라고 말했다.
사위는 "저도 애빌린엔 가고 싶지 않았지만 처가 사람들이 가고 싶어하는 것 같아서 별 수 없이 갔다."라고 말했다.
딸은 "이렇게 더운 날 저도 먼 길을 나서기 싫었지만 여러분 좋으라고 갔던 거였다."라고 말했다.
이 말을 모두 들은 장인은 "난 다들 심심해 보이길래 그냥 아무 말이나 한 거였어."라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가족들 중 그 누구도 원하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모두가 애빌린에 가는 데 찬성했다. 집단 구성원 중 그 누구도 원하지 않은 결정에 전원 찬성하는 역설적인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애빌린의 역설은 집단적 사고(Group think)와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 그리고 동류 압력(peer pressure)이 작동하는 매커니즘을 잘 보여주는 개념으로서 조직의 비합리적 의사결정을 예방하는 데 요긴한 이론적 자원으로 사용되고 있다.

3. 주요 사례

1961년 피그만 침공 결정 사례
1961년 미국중앙정보국은 쿠바 카스트로 정권을 전복시키기 위해 피스므 만에 쿠바 망명자들을 무장시켜 상륙시키는 계획을 세웠다.
당시 미국 대통령이었던 John F, Kennedy의 참모진과 장성들은 이 침공 계획에 대해 회의적인 의견을 가지고 있었으나, 대통령의 의견에 반대하는 모양새를 취할 것을 걱정해서 반대 의견을 피력하지 않았다.
Kennedy 역시 중앙정보국과 자신의 참모진 그리고 장성들이 모두 찬성한 가운데 회의적인 견해를 내비치거나, 비판적인 분석 결과를 요구하기 힘들었다.
결국 대부분의 사람들이 내심 이 계획을 반대하고 있었고, 그렇지 않은 소수의 사람들도 이 계획에 회의감을 품고 있었지만, 이 계획은 승인됐고 큰 실패로 이어졌다.
집단 내의 의견불일치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았고 구성원들이 자신의 진의를 밝히기 어려운 의견수렴 과정으로 인해 모두가 원하지 않은 결정을 내리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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