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작(브라운 더스트)

카리안 제국 소속의 기사로 스베른 북부에 대한 조사와 경계 임무를 맡았다. 임시 막사를 설치한 마을에서 자주 마주치는 여인 레테를 스파이로 의심해 심문했지만, 그 과정에서 오히려 그녀의 순수한 마음에 반해버린다. 레테 또한, 솔직하고 강인한 면모를 보이는 아이작을 사랑하게 되었고, 둘을 부하들의 축복을 받으며 결혼했다. 하지만, 아내 레테는 인간이 아닌 옥토였다. 스파이는 아니지만, 전령을 밤세계로 보내는 일을 담당했던 것이다.

벨페른은 옥토 부대를 꾸준하게 물리치는 인물이 레테의 남편임을 알게 된다. 흥미를 느낀 벨페른은 친위대를 직접 파견해 아이작을 납치했고, 자신의 수하로 만드는 세뇌작업에 들어갔다. 포로가 된 아이작은 마탑 안에 갇혀 고통에 신음하다가, 지상에 있을 아내의 편지를 받았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밤세계의 새는 3일에 한 번씩 찾아와 편지를 전했고, 아이작의 답신까지 받아갔다. 대륙을 초월한 펜팔은 아이작이 밤세계에서 버텨낼 힘이 되었다.

하지만 이 행복도 오래가지 않았다. 벨페른이 혼돈의 문으로 파견할 옵스큐러스 옥토로 아이작을 선정한 것이다. 만일 거절한다면 벨페른은 아내인 레테를 죽이겠다고 협박했다. 대신 옵스큐러스 옥토가 되는 것을 승낙한다면 레테를 만날 수 있게 해주겠다고 맹세했다. 그러나, 강제로 옵스큐러스 옥토가 되는 과정에서 아이작은 가장 소중한 기억을 잃어버렸다. 바로 아내에 대한 기억이었다.

"이건 뭐지..?"

여전히 아내의 편지는 아이작에게 전달됐고, 덕분에 그는 자신에게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대기발령 기간 동안, 아이작은 기억나지 않는 아내와 꾸준히 편지를 나눴다. 그리고 옵스큐러스 옥토가 되기 전에 레테와 나눴던 편지를 읽으며 행복감에 젖었다.

모든 기억을 읽은 만큼 완전하게 세뇌된 아이작은, 드디어 혼돈의 문으로 출발했다. 이 때 아이작을 잠깐 망설이게 했던 것은 더는 아내와 편지를 주고받을 수 없게 되었다는 점이었다. 다행히 그건 아이작의 착각이었다. 혼돈의 문에 와서도 아내의 편지는 여전히 전달됐고, 자신의 편지 또한 보낼 수 있었다. 아이작의 감시 역할로 파견된 옥토도 펜팔에 대해서는 관대하게 봐주고 있었다. 아이작은 이를 감사하게 여기며 벨페른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