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르 박설미 단편소설 | |
장르 | 한국소설 |
저자 | 박설미 |
출판사 | 우주라이크소설 |
출간 정보 | 2021.10.14 전자책 출간 |
분량 | 약 2.7만 자 |
독점 감상 | 리디 https://ridibooks.com/books/4619000002 |
1.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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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작가 박설미가 2021년 10월 리디에서 발표한 단편소설.가족을 향한 사랑과 예찬을 세심한 문체로 그려낸 작품이다.
“겁쟁이 아가씨로군.”
눈을 꼭 감고 있을 때 개가 말을 걸어왔다. 틀림없는 사람의 언어였다. 게다가 나이가 지긋한 여성의 목소리였다. 온몸이 으스스 떨렸다.
“자신이 뭘 원하는지 알면서도 하지 못하는 겁쟁이.”
“내가 뭘 원하는데?”
나는 따져 물었다.
“남에게 질문하는 버릇은 고치는 게 좋아.”
개는 혀를 차면서 말했다.
“그런 것쯤은 본인이 직접 생각해.”
할 말을 잃은 기분이었다. 이제는 개한테까지 꾸중을 듣는구나.
개는 매서운 눈빛으로 좌우를 살폈다.
“길을 잃었니?”
내가 묻자 “길을 잃은 건 내가 아닌 거야.”하고 개가 받아쳤다.
“누구를 좀 만나러 왔어. 마지막이 될 것 같아서.”
그러고는 지쳤다는 듯이 앞발로 땅을 벅벅 긁었다.
“빗소리가 멀어지고 있어.”
무슨 소리라도 들리는 것처럼 귀를 쫑긋 세우며 말했다. 그리고 목에 걸린 시계를 내려다본 개는 심각한 표정이 되었다.
“이제는 가야 해. 시간이 별로 없어.”
“잠깐만 기다려봐, 댕댕아!”
“댕댕아?”
개가 노려보아서 나는 흠칫했다. 개는 자존심이 상했는지 콧등을 찌푸린 채 으르렁거렸다.
“잘 들어, 꼬맹아. 내가 속 좁은 개였다면 이미 난 널 물어버렸을 거야. 하지만 아무리 화가 나도 그래선 안 되지. 사람과 개는 오래전부터 친구였으니까. 넌 기억나지 않겠지만 난 네 가족이었어. 내 이름은 존 레넌이다. 기억해둬.”
<아무르> 본문 중에서
눈을 꼭 감고 있을 때 개가 말을 걸어왔다. 틀림없는 사람의 언어였다. 게다가 나이가 지긋한 여성의 목소리였다. 온몸이 으스스 떨렸다.
“자신이 뭘 원하는지 알면서도 하지 못하는 겁쟁이.”
“내가 뭘 원하는데?”
나는 따져 물었다.
“남에게 질문하는 버릇은 고치는 게 좋아.”
개는 혀를 차면서 말했다.
“그런 것쯤은 본인이 직접 생각해.”
할 말을 잃은 기분이었다. 이제는 개한테까지 꾸중을 듣는구나.
개는 매서운 눈빛으로 좌우를 살폈다.
“길을 잃었니?”
내가 묻자 “길을 잃은 건 내가 아닌 거야.”하고 개가 받아쳤다.
“누구를 좀 만나러 왔어. 마지막이 될 것 같아서.”
그러고는 지쳤다는 듯이 앞발로 땅을 벅벅 긁었다.
“빗소리가 멀어지고 있어.”
무슨 소리라도 들리는 것처럼 귀를 쫑긋 세우며 말했다. 그리고 목에 걸린 시계를 내려다본 개는 심각한 표정이 되었다.
“이제는 가야 해. 시간이 별로 없어.”
“잠깐만 기다려봐, 댕댕아!”
“댕댕아?”
개가 노려보아서 나는 흠칫했다. 개는 자존심이 상했는지 콧등을 찌푸린 채 으르렁거렸다.
“잘 들어, 꼬맹아. 내가 속 좁은 개였다면 이미 난 널 물어버렸을 거야. 하지만 아무리 화가 나도 그래선 안 되지. 사람과 개는 오래전부터 친구였으니까. 넌 기억나지 않겠지만 난 네 가족이었어. 내 이름은 존 레넌이다. 기억해둬.”
<아무르>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