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oke and Sacrifice
1. 개요
Solar Sail Games에서 2018년에 스팀 및 각종 콘솔을 통해 출시한 크래프팅 어드벤쳐 게임.주인공인 '사치'라는 여자가 필드 곳곳의 아이템을 수집하여 장비나 식품, 광원 등을 만들면서 메인 스토리를 풀어나가는 게임이다.
2. 스토리
주인공인 사치는 파멸한 세계의 '태양 나무'라는 기계에서 나오는 온기로 삶을 이어가는 부족의 여인이다. 이 부족에게는 태양나무의 온기를 유지하기 위해 장자를 희생[1]시키는 의식이 있었는데, 사치 역시 이 의식에 따라 자신의 첫 아들을 신전의 제단 위에 제물로 바치게 된다.하지만 사치는 이 의식이 정말로 필요 했던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지울 수 없었고, 몇년 후 마을이 혼란에 빠진 틈을 타 아들이 바쳐졌던 제단을 조사하는데...
3. 게임 플레이
초반 스토리를 진행하고 나면 본격적인 게임이 시작되는데, 밤에 생명력을 깎는 연기[2]가 주변에 몰려드는 것을 막기위한 광원을 만드는 것이 급선무이다. 이후 생명력을 회복하기 위해 열매를 따서 보존식인 쥬스로 요리하고, 돼지와 호저의 중간처럼 생긴 작은 몬스터를 잡아 나오는 재료로 기본 무기를 만들게 된다.첫 지역 이후에 등장하는 설원 지역에서부터는 방한용 신발 제작이 필요해지는데, 이후 등장하는 지형마다 진입 아이템으로 그 지형에 맞는 신발을 요구하게 된다. 또한 각 지역에 등장하는 몬스터에게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다양한 장비나 소모품의 제작법을 맵을 돌아다니며 직접 찾거나, 메인 퀘스트를 진행해가며 얻게 된다.
게임 후반까지는 이렇게 지역마다 특색 있는 아이템을 만들며 진행하게 되지만, 마지막에 만들 수 있는 무기나 장비는 거의 오버 벨런스의 만능템이어서 이때 쯤이면 "아 게임이 끝나겠구나" 라고 예상하게 된다. 그리고 적절하게도 이때 메인스토리 역시 깔끔하게 끝을 내 준다.
엔딩 이후 자동으로 메인 메뉴로 돌아가지 않기에 엔딩지역을 적당히 즐겼다고 생각되면 직접 메인메뉴를 열어 끝내주면 된다. (생각보다 많은 유저가 여기에 낚여서 하염없이 엔딩지역을 들쑤시고 다닌다고 한다.)
엔딩까지의 플레이 시간은 크래프팅 중심의 게임인 만큼 달라질 수 있지만, 12시간 정도면 모든 제작법/퀘스트/지역을 전부 경험해 볼 수 있다.
4. 장점
- 분위기 있는 카툰 그래픽과 음악
주인공인 사치의 생김새를 포함해, 호불호가 갈리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카툰형의 그래픽은 아름다운 편이다. 음악 역시 수준급으로 그래픽과 어울려 흥미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다만 게임 플레이가 연기로 뒤덮인 시커멓고 음울한 지역을 탐험하는게 주 내용이다보니 전체적으로 아름답기보다는 ' 분위기가 있다'에 가까운 편.
다크한 분위기를 좋아하지만 엔딩은 해피엔딩을 보고 싶다면 해볼만 하다.
- 유기적이고 흥미로운 몬스터와 아이템들
게임을 하다보면 해파리처럼 생긴 몬스터가 서로 검열삭제를 해서 새로운 해파리가 탄생한다거나, 몬스터가 식인 식물과 싸우고 있어서 식인 괴물 진로로 몬스터를 유인한다 다거나, 내가 아이템으로 반사해 낸 몬스터의 전기 공격이 몬스터에게 되돌아가 맞는다든가 하는 유기적인 몬스터들이 다수 존재한다.
게임 아이템의 사용처 역시 유기적인 편인데, 폭탄으로 적에게 피해를 입힐 수도 있지만 지형지물을 파괴해서 장애물을 특정 아이템을 추출해 내거나, 초반에 벌 잡을때 쓰던 독가스 폭탄을 후반에 좀더 큰 몬스터를 묶어두는데도 쓸 수 있거나, 빛나는 식물을 잔뜩 심어서 밤중에도 안심하고 크래프팅에 몰두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든다거나 하는 등 유기적이고도 흥미로운 게임을 위해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설명에는 없는 사용법이 있는 아이템도 많아서 이것 저것 실험해보는 잔재미를 좋아한다면 꽤 만족스러울 수 있는 게임.
- 단순하고 명확한 전투 디자인
화려한 공격기술은 없지만 몬스터가 슈퍼아머를 쓸 때는 피해야 한다든가, 슈퍼아머 상태라도 무겁고 느린 무기로 공격하면 경직시킬 수 있다든가 하는 명확한 전투 디자인이 되어 있고, 조합된 아이템을 던지거나 깔아둘 수 있는 등 싸우는 손맛과 전투 전략을 세우는 재미가 있다. (단점에서 다룰 인터페이스의 불편함만 아니었다면... )
5. 단점
- 부실한 한글화
문장 자체는 정확한 것으로 보아 번역기 돌린 수준은 아니지만, 게임은 안해보고 텍스트만 보고 번역한 티가 풀풀 난다. 때문에 같은 캐릭터에게 존댓말과 반말이 마구 뒤섞여 있거나 이상하게 번역된 단어 (ex. '불꽃 쥐' 라고 번역된 몬스터는 불이 아니라 전기를 뿜는다...)가 거의 항상 눈에 띈다.
심지어 중간에 이 어색한 번역 때문에 약간 헤멜 수도 있다. (고민하다보면 풀리긴 하지만...)
- 불편한 인터페이스
PC 기준으로 퀵슬롯이 마우스 휠 등으로 돌려가며 아이템을 바꿔 사용하는 방식인데, 이게 무기 교체까지 포함되어 있다보니 특정 상황에서 정확히 교체해가며 쓰기가 굉장히 힘들다. 특히 이 게임의 전투가 소모 아이템을 전투 중간 중간에 적에게 던지거나 함정처럼 바닥에 깔아가며 싸우도록 디자인되어 있는데, 전투중에 특정 아이템을 쓰기 위해 인벤토리 창을 열고 퀵슬롯을 편집하다보면 종종 플레이가 끊기는 느낌을 받는다.(그나마 인벤토리를 열면 게임이 스톱된다는게 위안...)
그 외에 인벤토리가 중반에 굉장히 빡빡해서 곳곳에 있는 상자에 아이템을 정리하며 플레이해야 하는데 보관 상자를 크래프팅 할 수 있는게 아니라서 내 기지를 만든다든가 하는 재미는 부족한 편. 그나마 제작대가 있는 주변엔 적당한 보관 상자가 준비되어 있다는게 나름 위안거리.
- 제작법 찾기 노가다
제작법의 대부분이 필드에 흩뿌려져 있어서 맵을 구석구석 밝히며 다니는 것이 반 강제된다.
물론 스토리 클리어를 위한 주요 아이템의 제작법은 대부분 메인퀘스트 루트에서 알려주고, 나머지는 게임을 더 수월하게 즐기거나 개인적인 재미를 찾기 위한 아이템들이긴 하다.
하지만 첫 갑옷의 제작법 같은 것도 필드에 배치해 놨다보니, 몬스터에게 죽도록 얻어 터진 뒤에야 지나친 지역을 구석 구석 탐색해야만 갑옷을 만들 수 있다는 걸 알았을 때의 허탈함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