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3-10 13:17:41

수주대토

고사성어
지킬 그루 기다릴 토끼

1. 개요2. 유래3. 여담

1. 개요

'나무 그루터기에 앉아서 토끼를 기다린다'는 뜻으로 힘을 들이지 않고 요행으로 일이 성취되기를 바라거나 어떤 착각에 빠져 되지도 않을 일을 공연히 고집하는 어리석음을 비유하는 말. 우리 속담의 '감나무 밑에서 감 떨어지기 기다린다'와 비슷하나, 수주대토는 단순히 요행수를 바라는 것 뿐 아니라 자신의 좁은 식견만 믿고 아둔하게 구는 경우를 뜻하는 때도 가끔 있다.

도박이나 복권 등으로 대박이 나자 생업을 포기하고 그쪽에만 몰빵하는 사람들의 심리도 이와 비슷할 것이다. 원전은 한비자. 한비자는 이 고사를 통해서 요순시대를 이상으로 보는 '왕도정치'는 낡은 복고주의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하였다.

법가가 본 유가의 문제점을 한문장으로 나타낸 고사성어이다.

2. 유래

송나라에 한 농부가 있었다. 하루는 농부가 밭을 갈다가 나무 그루터기에 앉아서 쉬고 있었다. 그때 토끼 한 마리가 쏜살같이 달려오더니 밭 가운데 있는 그루터기에 머리를 들이받고 목이 부러져 죽었다.

횡재한 농부는 죽은 토끼를 가지고 집으로 돌아와 토끼를 요리해 먹었다. 맛있는 토끼 고기를 먹으면서 농부는 숲속에는 자유롭게 사는 토끼들이 많은데 굳이 힘들게 농사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때부터 농부는 농사는 접어둔 채 하루종일 나무 밑둥만 바라보며 토끼가 와서 부딪혀 죽기를 기다렸지만 그런 일은 없었고,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밭에 가 보았지만 이미 잡초가 우거진 뒤였다. 결국 일년 농사를 망친 농부는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되었다.

3. 여담

수주대토나 송양지인 같은 고사는 사실 상나라(은나라)의 후예인 송나라에 대한 당대의 비하적 인식도 담겨 있다고 해석되고 있다. 비슷하게 망한 왕조인 하나라의 후예인 기나라기우 같은 우스꽝스러운 고사성어가 전해지고 있다.

이 고사성어처럼 이솝 우화에서는 여우의 충고에도 열매가 익기를 기다리고 나무에만 있던 까마귀가 굶어 죽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최근에는 한 번의 큰 이익을 목격한 후 같은 일이 반복될 것을 기대하며 가진 재산을 몰아넣은 뒤 무작정 기다리는 행위를 "존버"라 일컫기도 하는데, 이 또한 수주대토. 비슷한 의미로 '인디언 기우제'도 있다. 아메리카 원주민(인디언)들이 기우제를 지내면 꼭 비가 오는데, 이유는 비가 올 때까지 기우제를 지내기 때문이란 말에서 나온 표현이다.

일본에서는 이 고사성어를 바탕으로 한 '기다림(待ちぼうけ)'이라는 동요가 있으며 이 동요를 바탕으로 후지코 F. 후지오는 '그루터기에 걸려 데구르르'라는 단편을 발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