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컨더리 룸(Secondary Room)은 공항 입국 심사 과정 중 특정 승객에 대해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때 이들을 따로 분리하여 면담이나 짐 검사를 진행하는 2차 심사 공간이다. 일반적인 입국자는 이 공간을 거치지 않지만, 입국 목적이 불분명하거나 서류가 미비한 경우, 또는 무작위 검사의 대상이 되었을 경우 이곳으로 보내진다. 한국을 포함한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보안상의 이유로 이 절차를 운용하며, 특히 미국, 캐나다, 호주와 같은 보안 수준이 높은 국가에서는 이 세컨더리 룸이 매우 일반적이다.
‘세컨더리 룸’이라는 용어는 영어에서 비롯된 표현으로, 정확한 명칭은 ‘Secondary Inspection Room’ 또는 ‘Secondary Screening Room’이다. 한국어로는 흔히 ‘2차 심사실’이나 ‘추가 심사실’이라고 번역되며, 일본에서는 ‘二次審査室’ 혹은 ‘別室送り’라고 불리고, 중국에서는 ‘小黑屋(작은 검은방)’이라는 은어로 불리기도 한다. 이는 대개 일반 입국 심사를 통과하지 못한 사람이 잠시 격리되어 조사받는 장소라는 점에서 비슷한 맥락의 단어들이 쓰인다.
세컨더리 룸으로 보내지는 이유는 다양하다. 가장 흔한 이유는 입국 목적이 불분명하거나 준비한 자료가 부족한 경우다. 예를 들어 관광 비자로 입국했는데 말투나 복장, 소지품에서 노동 의심 정황이 드러나는 경우 추가 조사를 받게 된다. 또한 비자나 입국 심사에서 요구하는 서류를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거나 숙소 예약, 항공편 등 체류 계획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도 문제가 된다. 이전에 불법 체류나 입국 거부 등의 기록이 있는 경우, 혹은 특정 국가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도 세컨더리 룸으로 보내지는 일이 있으며, 아무런 특별한 이유 없이 무작위 검사를 당하는 경우도 존재한다. 일부 승객은 소지품 중 반입 금지 품목이 있거나 신고를 누락한 경우에도 이곳에서 조사를 받게 된다.
세컨더리 룸에서는 먼저 대기 절차가 시작된다. 대기 시간은 수십 분에서 몇 시간에 이를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휴대폰 사용이 금지되거나 제한되기도 한다. 일부 공항에서는 대기실이 폐쇄된 공간으로 되어 있고, 물이나 화장실 이용은 허가를 받아야 가능하다. 이후 담당 심사관이 등장하여 면담이 시작되는데, 보통 입국 목적, 체류 일정, 머무를 장소, 직업, 재정 상황, 동행 여부 등 다양한 질문이 이어진다. 심사관의 질문에 불성실하게 대답하거나 허위 정보를 제공할 경우 입국 거부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이 단계에서는 진지하고 일관된 태도가 요구된다.
심사 과정에서는 승객의 짐을 열어 꼼꼼히 검사하기도 하며, 전자기기, 특히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의 내용을 열람하는 경우도 있다. SNS 대화, 사진, 검색 기록 등을 통해 실제 체류 목적을 추론하려는 의도가 있으며, 이에 따라 다소 사생활 침해 논란도 발생하고 있다. 심사가 끝난 뒤에는 입국이 허가되거나 거부되며, 입국이 거부될 경우 곧바로 공항 내 대기 후 가장 빠른 항공편으로 본국 송환된다. 이 과정에서 향후 몇 년 간 입국 금지 조치를 받을 수 있으며, 여권에 입국 거부 도장이 찍히는 국가도 있다.
국가별로 세컨더리 룸의 운영 방식과 심사의 강도는 차이가 있다. 미국의 경우 입국 심사 절차가 까다롭기로 유명한데, 특히 무비자 프로그램을 이용하거나 학생, 워홀 비자를 소지한 승객 중 일부는 세컨더리로 보내지는 비율이 높다. 미국의 일부 공항에서는 세컨더리 룸이 매우 체계화되어 있어 전담 심사관이 수십 명에 이를 정도다. 캐나다도 입국 과정이 복잡하기로 유명하며, 특히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입국하는 청년들이 높은 확률로 세컨더리 심사를 받는다. 호주는 전자비자(E-visa)를 허용하지만 세컨더리 심사에 자주 걸리는 나라 중 하나이며, 일본은 비교적 관대한 편이지만 최근 불법 체류자 단속 강화로 심사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은 귀국 시나 외국인의 입국 시 일부 짐 관련 사유로 세컨더리 심사가 이뤄지는 경우가 있다.
인터넷에서는 세컨더리 룸이 일종의 ‘공항 공포 체험’처럼 회자되곤 한다. 특히 여행 후기나 유튜브, 블로그 등에서 ‘세컨더리 끌려갔다’는 표현이 종종 등장하며, 일부는 공포의 기억으로 남겨두는 반면, 어떤 이들은 “새로운 경험이었다”고 회고하기도 한다.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세컨더리 경험담을 공유하며 대처 요령이나 꿀팁을 나누기도 하며, 실제로 “세컨더리 전용 대비법”이라는 이름의 글도 존재한다. 인터넷 밈에서는 공항에서 세컨더리 가는 장면을 두려워하는 모습이 웃음 요소로 활용되기도 하며, 이로 인해 과장된 정보나 루머가 유포되는 일도 있다.
흔히 떠도는 오해 중에는 세컨더리 룸에 가면 무조건 입국 거부를 당한다는 인식이 있으나, 실제로는 대부분의 승객이 추가 심사 후 무사히 입국 허가를 받는다. 또한 이곳에 가는 것 자체가 범죄자 취급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무작위 검사의 일환이거나, 단순히 확인이 필요한 요소가 있어서 일시적으로 진행되는 절차일 뿐이다. 다만 일부 국가에서는 심사관이 전자기기 비밀번호를 요구할 수 있으며, 이를 거부할 경우 입국을 막을 수 있다는 점에서 현실적인 제한이 존재한다.
세컨더리 룸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서류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항공권, 호텔 예약 확인서, 체류 계획서, 재정 증빙 등은 기본적으로 챙겨야 하며, 대답은 정확하고 일관되게 하되, 지나치게 장황하게 늘어놓는 것도 피해야 한다. 태도는 무엇보다 중요하며, 무례하거나 반항적인 태도는 상황을 더 어렵게 만든다. 전자기기에는 민감한 정보나 농담성 이미지, 메시지 등이 저장돼 있다면 출국 전 삭제하거나 클라우드로 옮겨두는 것이 좋다. 모든 상황을 완벽히 피할 수는 없지만, 준비된 사람은 훨씬 수월하게 통과할 수 있다.
일부 경우에는 1차 심사 없이 곧바로 세컨더리로 이동하는 사례도 보고되며, 특히 이전에 입국 기록이 남아 있거나 이름이 범죄자 데이터베이스와 일치할 경우 그런 일이 발생한다. 이렇듯 세컨더리 룸은 단순한 불편을 넘어, 국가 안보와 직결된 엄중한 절차라는 점에서 그 존재 의미가 크다. 하지만 그만큼 관련 정보가 부족하거나 잘못 알려진 경우가 많기에, 보다 정확한 정보 공유가 필요한 주제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