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3-06 20:47:15

세 가지 보물

1. 개요2. 변이3. 분석4. 특징

1. 개요

어느 집안의 삼형제가 집안의 보잘 것 없는 물건들을 가지고 여행을 떠나 그것들로 제각기 문제들을 해결하고 성공하여 금의환향한다는 내용의 모험담 성격의 설화. '세 가지 유산' 혹은 '아버지의 유물' 혹은 '덩실덩실 춤추는 호랑이'이라고 쓰인 제목도 있는 등 제목도 참 다양하다.

줄거리는 3형제가 아버지에게 지팡이·농짝·방울을 유산으로 받았으며, 각자 유물을 들고 제각기 길을 떠났다. 첫째는 산속에서 여우가 무덤 속에서 꺼낸 해골을 뒤집어쓰고 할머니로 둔갑한 것을 목격했다. 둔갑한 여우가 마을 잔칫집으로 들어가 신부를 건드려 쓰러뜨리자 첫째가 신부 맥을 짚는 척하다가 지팡이로 둔갑한 여우를 후려치자 신부가 살아났다. 첫째는 신부를 살려 큰 상을 받았고, 여우 잡은 지팡이도 팔아서 고향집으로 돌아왔다.

둘째는 종에게 쫓겨 목숨이 위험한 여자를 농짝에 숨겨 주어 목숨을 구했고, 여자를 데리고 고향집으로 돌아왔다. 막내는 큰 나무 밑에서 잠을 자다가 호랑이떼를 만나자 나무 위로 피신했더니 호랑이들이 무동을 타고 올라섰다. 위기에 빠진 막내가 방울을 흔들었더니 맨 아래 호랑이가 방울소리에 맞춰 춤을 추는 바람에 무동을 탄 호랑이들이 모두 춤을 추다가 모조리 추락사했으며, 호랑이 가죽을 판 다음 형들이 있는 고향집으로 돌아와서 같이 행복하게 사는 거로 끝. 출처.

배추도사 무도사에서는 이 제목으로 나온다. 영상.

2. 변이

  • 3형제가 지닌 물건은 지팡이·북·장구이거나 활·쇠망치·장구 또는 맷돌·북·나팔 등으로 설정된다.
  • 3형제가 물건으로 도깨비를 놀라게 해서 도깨비방망이를 얻거나 도깨비들의 말을 엿듣고 사경을 헤매는 정승 딸을 구하고 결혼하고, 활을 쏘아 달려드는 백호를 혼내 주거나 쇠망치로 도깨비를 혼내 주고 처녀를 구하는 경우가 있다.
  • 무동을 탄 호랑이를 춤추게 하는 도구는 장구, 나팔, 버들피리, 북과 같은 다양한 악기로 설정된다. 이 설화는 <여우 잡는 지게 작대기>, <무당 호랑이>로 각각 독립된 유형으로 전승된다.
  • 장남은 맷돌을, 차남은 표주박과 대나무 지팡이를, 삼남은 장구를 제각기 받는 것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장남은 맷돌을 이용하여 큰 소리를 내서 도둑들이 훔친 보물들을 획득하고[1], 차남은 오밤중에 도깨비와 대화를 나누다가[2] 새벽이 와서 도깨비는 사라졌고, 차남은 처녀의 집으로 가서 죽은 처녀를 살려내면서 그 공로로 그 집안의 부모로부터 엄청난 돈을 받았고, 삼남은 장구로 공연을 하다가 호랑이 한 마리가 그에 맞춰서 덩실덩실 춤추는 것을 보고도 겁내지 않고 오히려 그 호랑이와 같이 흥겹게 춤을 추며 연주를 하고, 이런 신기한 모습을 본 많은 사람들은 삼남에게 돈을 던져주었고, 이 소문은 왕실에도 퍼지면서 왕은 그를 궁궐로 호출한 뒤 호랑이와 장구를 본인에게 팔라고 했지만, 삼남은 장구와 호랑이는 본인의 집의 재산과도 같은 것들이라면서 처음에는 거절했지만, 왕은 거액의 돈을 줄 테니 걱정은 하지 말라고 하였고, 삼남은 그렇게 장구와 호랑이를 팔고 공연을 하면서 받은 돈에 왕으로부터 받은 어마어마한 돈들까지 포함해서 역시 엄청난 부자가 되었고, 부자가 되어서 다시 만난 삼형제는 아버지의 큰 뜻을 깨닫게 되었다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3. 분석

삼형제가 아버지에게 유산으로 받거나 집을 떠날 때 가지고 가는 물건은 지팡이, 북, 나팔, 농짝, 방울, 장구로 하나같이 보잘것없는 것들이고, 각자 다른 길로 흩어졌다.

이는 삼형제가 이제 부모 형제도, 재산도, 어떤 배경도 없이 오로지 혈혈단신으로 세상과 맞닥뜨려야 하고, 자신의 힘으로 역경을 이겨나가야 함을 의미한다. 삼형제의 숨겨진 내면의 힘은 보잘것없는 물건으로 대변된다. 지팡이로는 과감한 결단력과 냉철한 변별력을 발휘하여 둔갑한 여우를 잡고, 농짝으로는 포용력을 발휘하여 한 생명을 구했다. 방울·장구·북·나팔·피리로는 예술적 영감, 감각을 발휘하여 본능적이고 야성적인 호랑이를 춤을 추게 만들어 성공을 이끌어 냈다는 점이다.

4. 특징

<춤추는 호랑이>의 독립된 삽화(揷話)는 핀란드, 스페인, 프랑스, 독일, 헝가리, 러시아, 인도 등 전 세계에 분포한다. 아르네톰슨의 설화 분류 유형 중 <무동을 타고 나무 위로 오르는 이리(Wolves climb ontop of one another to tree)>로 분류되는 소담(笑談)·소화(笑話)·희극적 민담이다. 한국 설화에서는 <춤추는 호랑이> 삽화가 각각의 삼 형제 삽화와 결합하여 전승된다.

전 세계적으로 분포되어 있는 유형의 설화인 만큼 다른 나라 설화와 비교함으로써 보편성·특수성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다.

여느 설화들이 그렇듯이 이 작품도 비현실적인 요소가 많다. 그 무거운 맷돌을 들고 나무 위로 올라가는 장면, 맷돌 하나 가지고 천둥소리와 같은 큰소리가 들리는 장면[3], 사람이 도깨비와 대놓고 대화를 나누는 장면, 죽은 영혼이 콧속으로 다시 들어가서 그 사람이 다시 살아나는 장면, 호랑이가 두 발로 서서 춤을 추는 장면 등이 예시들이다.


[1] 도둑들은 맷돌 소리를 듣고 하늘에서 본인들을 벌 주려고 천둥소리를 낸 것으로 착각하고 이젠 착하고 살고 싶다면서 보물들을 버리고 얼른 자리를 떴다.[2] 그 도깨비한테 하마터면 정체를 들킬 뻔했지만, 차남은 본인의 재주로 도깨비를 속이는 데에 성공했다.[3] 천둥소리 같은 소리가 들리려면 한 개 정도로는 어림도 없고 적어도 한 10개 정도는 있어야 가능한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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