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3-26 15:12:26

상한 영혼을 위하여

1. 개요2. 내용3. 분석
3.1. 시어 분석

1. 개요

고정희 시인이 지은 시이다. 그녀가 자신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시대 사람들 중에서 상처 받은 존재들에게 던지는 희망의 메세지이다. 이 시에서는 고통을 부정하거나 외면하지 말고 고통에 직면했을 때 당당히 맞서싸워 이겨내자고 호소하고 있다.

2020 수능연계교재에 수록되었다.
2025 수능연계교재에 수록되었다.

2. 내용

상한 갈대라도 하늘 아래선
한 계절 넉넉히 흔들리거니
뿌리 깊으면야
밑둥 잘리어도 새순은 돋거니
충분히 흔들리자 상한 영혼이여
충분히 흔들리며 고통에게로 가자.

뿌리 없이 흔들리는 부평초 잎이라도
물 고이면 꽃은 피거니
이 세상 어디서나 개울은 흐르고
이 세상 어디서나 등불은 켜지듯
가자 고통이여 살 맞대고 가자.
외롭기로 작정하면 어딘들 못 가랴
가기로 목숨 걸면 지는 해가 문제랴.

고통과 설움의 땅 훨훨 지나서
뿌리 깊은 벌판에 서자.
두 팔로 막아도 바람은 불듯
영원한 눈물이란 없느니라
영원한 비탄이란 없느니라
캄캄한 밤이라도 하늘 아래선
마주 잡을 손 하나 오고 있거니

3. 분석

이 시는 '상한 영혼을 위하여'라는 제목이 나타내듯, 역경과 고난에 굴하지 않고 그것을 수용하며 견디어 나가는 시적 화자의 태도를 통해 삶에 대한 진지한 깨달음을 형상화하고있는 작품이다.

화자는 자신을 괴롭히는 '고통'을 두려워하거나 피하려 하지 않고 고통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포용하기를 원한다. 이는 그렇게 할 때에 '고통과 설움의 땅'을 벗어나 '뿌리 깊은 벌판'에 설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또한 밑둥이 잘리어도 새순은 돋아나는 자연의 이치와 영원한 '눈물'도 '비탄'도 없는 인간사의 이치, '캄캄한 밤'이라 할지라도 '마주 잡을 손 하나'가 올 것이라는 강한 믿음에 근거한 것이다.

이러한 화자의 메시지는 내면의 고통을 겪고 있는 상처받은 영혼을 지닌 사람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주는 말로 해석할 수 있으며, 시련과 고통 속에서도 희망이 언제나 곁에 숨쉬고 있음을 일깨워 준다고 볼 수 있다.

3.1. 시어 분석

상한 갈대: 고통받는 존재들을 의미함.
뿌리: 의지, 강인한 내면을 의미함.
뿌리 깊은 벌판: 고통을 이겨낸 힘.
마주잡을 손: 함께 할 동반자 (힘이 되어주는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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