뾰족한 방법 은모든 단편소설 | |
장르 | 한국소설 |
저자 | 은모든 |
출판사 | 우주라이크소설 |
출간 정보 | 2022.05.13 전자책 출간 |
분량 | 약 2.1만 자 |
독점 감상 | 리디 https://ridibooks.com/books/4911000001 |
1.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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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작가 은모든이 2022년 5월 리디에서 발표한 단편소설.그 이야기를 꺼내놓기 전에 지훈은 먼저 비밀을 지켜달라는 단서를 달았다.
한 주간의 축이 주말 쪽으로 기울기 시작한 목요일 오후의 일이었다. 우리 회사 근처의 커피숍에 먼저 자리를 잡고 있던 그는 나를 발견하자 오른손을 번쩍 쳐들었다. 그때 나는 그의 오른팔에 뭔가가 묻어 있는 줄 알았다. 자리에 앉아서 다시 보니 갈색 색연필로 그어놓은 듯한 자국은 상처에 가까워 보였다.
“그건 뭐야? 좀비한테 긁히기라도 했어?”
좀비 영화의 애호가인 지훈은 미소 띤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그러고는 화상을 입었다고 답했다. 카푸치노를 받아 온 뒤 어쩌다가 화상을 입었느냐고 묻자 주스 잔에 든 종이 빨대의 끄트머리를 씹고 있던 지훈은 가벼이 한숨을 쉬었다.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있기는 있어. 근데 너 어디 가서 말하면 안 돼.” 지훈이 잠시 뜸을 들였다. “어디 가서 말 안 한다고 약속하면 얘기할게.”
지훈의 표정이 심상치 않았으므로 나는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하품이 나오려는 것도 애써 참았다. 사실 나는 택할 수만 있다면 지훈이 가벼운 화상을 입은 사연을 듣기보다는 한숨 자는 편을 선택하고 싶었다. 오전 내내 부서 전체 회의를 마치고 기진맥진한 상태에서 점심에는 이열치열이라며 시킨 해물 칼국수를 국물 한 방울 남김없이 비웠기 때문이었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무겁던 참이었다. 잠시나마 회사를 빠져나와 걷고, 샷을 추가한 카푸치노를 몸속에 흘려 넣어 보았지만 내 몸은 여전히 맹렬하게 잠을 원하고 있었다.
<뾰족한 방법> 본문 중에서
한 주간의 축이 주말 쪽으로 기울기 시작한 목요일 오후의 일이었다. 우리 회사 근처의 커피숍에 먼저 자리를 잡고 있던 그는 나를 발견하자 오른손을 번쩍 쳐들었다. 그때 나는 그의 오른팔에 뭔가가 묻어 있는 줄 알았다. 자리에 앉아서 다시 보니 갈색 색연필로 그어놓은 듯한 자국은 상처에 가까워 보였다.
“그건 뭐야? 좀비한테 긁히기라도 했어?”
좀비 영화의 애호가인 지훈은 미소 띤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그러고는 화상을 입었다고 답했다. 카푸치노를 받아 온 뒤 어쩌다가 화상을 입었느냐고 묻자 주스 잔에 든 종이 빨대의 끄트머리를 씹고 있던 지훈은 가벼이 한숨을 쉬었다.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있기는 있어. 근데 너 어디 가서 말하면 안 돼.” 지훈이 잠시 뜸을 들였다. “어디 가서 말 안 한다고 약속하면 얘기할게.”
지훈의 표정이 심상치 않았으므로 나는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하품이 나오려는 것도 애써 참았다. 사실 나는 택할 수만 있다면 지훈이 가벼운 화상을 입은 사연을 듣기보다는 한숨 자는 편을 선택하고 싶었다. 오전 내내 부서 전체 회의를 마치고 기진맥진한 상태에서 점심에는 이열치열이라며 시킨 해물 칼국수를 국물 한 방울 남김없이 비웠기 때문이었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무겁던 참이었다. 잠시나마 회사를 빠져나와 걷고, 샷을 추가한 카푸치노를 몸속에 흘려 넣어 보았지만 내 몸은 여전히 맹렬하게 잠을 원하고 있었다.
<뾰족한 방법>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