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보드빌(vaudeville)은 19세기에서 20세기 초까지 미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오락 목적의 쇼 종류다.2. 상세
17세기 말엽 프랑스의 희극 공연인 코메디 앙 보드빌(Comédie en vaudevilles)에서 출발했다. 유명 보드빌 노래의 선율 위에 희극적 가사를 얹는 식이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보드빌은 19세기 말 미국을 중심으로 만들어졌다. 유랑극단 및 서커스단 출신 공연자들이 모여 노래, 춤, 마술, 곡예 등 다양한 예능 촌극을 하나씩 보여주면서 차츰 희극과 연기를 섞어 종합 공연 무대로 탈바꿈했다. 대중들의 열광을 받았지만 정통 연극에 비하면 낮은 대접을 받았다. 후에 등장한 버라이어티 쇼(variety show)의 원형으로 여겨진다.라디오와 SP판, 그리고 스탠드업 코미디류의 미국식 코미디가 널리 퍼지기 시작하며 사장되었다. 특히 무성 영화가 등장한 게 타격이 컸다. 보드빌 극장은 초기 영화관이기도 했는데, 영화 산업이 확장되고 독립된 영화관이 생기면서 보드빌 극장의 인기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유명 보드빌 연기자의 공연을 촬영한 영화를 트는 게 무명 보드빌 연기자가 직접 연기하는 것보다 훨씬 장사가 잘되었기 때문이다.
보드빌이 사라진 이후 이 중 대중적인 노래와 춤이 곁들어진 공연예술은 뮤지컬로 재탄생했다. 즉 뮤지컬의 선조. 서커스나 코미디도 따로 분화해 나갔다. 이 점에 있어서 보드빌은 현대 대중문화산업의 시발점에 가깝다.
3. 여담
- 무성 영화 초기의 할리우드 배우 중에는 보드빌 연기자 출신이 상당히 많다. 보드빌에서 잘나가는 연기자를 브로드웨이나 할리우드 관계자들이 찾아와서 보고 발탁했기 때문이었다. 이 때문에 보드빌 산업 일부에서는 할리우드가 보드빌을 다 죽인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로스코 아버클, 앨 졸슨, 버스터 키튼, 막스 형제가 대표적으로 보드빌 스타였다가 할리우드로 진출한 사례로 꼽힌다. 영국 출신이지만 찰리 채플린 역시 유사하게 뮤직 홀 루트를 밟고 할리우드로 진출했다. 무성영화 말기에도 보드빌에서 경험을 쌓고 진출한 경우들이 있었다. 밥 호프, 케리 그랜트, 주디 갈런드, 애벗과 코스텔로는 보드빌에서 무명 시절을 보내고 빛을 보았다.
- 이렇게 영화계에 진출한 보드빌 출신 연기자들의 경력은 유성 영화가 등장하자 명암이 다소 갈렸는데, 슬랩스틱 코미디 계열은 1920년대 말 유성 영화에 적응하지 못해 밀려났고, 반대로 뮤지컬 계열이나 스탠드업 코미디를 위시한 말로 웃기는 코미디 계열은 유성 영화가 등장하면서 흥행했다. 전자는 버스터 키튼이 있고 후자는 막스 형제와 앨 졸슨이 있다. 다만 버스터 키튼은 후에 감독으로서 재기하고 다시 대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