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3-02-15 07:23:56

바다의 거지들


1. 개요2. 역사3. 활약

1. 개요

네덜란드 독립전쟁 당시 네덜란드 반군 측 해상유격대의 별칭. 원어는 Watergeuzen으로 원래 뜻은 물거지떼인데 어쩌다보니 바다의 거지단으로 더 잘 알려지게 되었다.

2. 역사

1566년 4월 5일, 빌럼 판 오라녜를 비롯한 스페인령 네덜란드의 귀족 400명이 종교탄압 및 가렴주구의 중단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스페인 제국의 장공주이자 네덜란드 총독인 파르마 공작부인 마르게리타(Margherita di Parma, 1522~1586)에게 제출했다. 이때 수많은 시민들이 귀족들에게 호응하는 시위를 벌이고 귀족들이 궁궐을 기세등등하게 활보하는 모습을 보고는 마르게리타는 두려운 나머지 눈물을 흘렸다. 이때 옆에 있던 신하가 ''걱정 마십시오. 저놈들은 그저 거지들일 뿐입니다."라고 속삭였다. 나중에 이 말을 전해들은 네덜란드 귀족들은 분노에 차서 "우리를 거지떼 취급한다면 진짜 거지떼의 맛을 보여주겠다!"며 스스로 귀족의 화려한 옷깃장식을 모조리 떼어내고 무장단체를 결성했으니 바로 이름하야 물거지떼(watergeuzen), 즉 네덜란드 독립군 해상유격대의 시작이었다.

3. 활약

네덜란드 독립군 휘하에서 스페인군과 싸웠지만 성격 상 해군이라기보다는 불시의 약탈과 파괴 후 도주에 특화된 사략해적에 가까웠다. 말 그대로 '거지떼 취급을 했으니 어디 거지떼한테 당해보라'는 식의 활동이었다.

어차피 자국령에서 착취한 세금을 아낌없이 쳐발라 중무장한 당시의 스페인 무적함대를 상대로 정규전을 벌일 능력은 없었기 때문에, 철저한 연안 비대칭전으로 스페인 해군을 엄청나게 괴롭혔다. 주로 전투원들만 경쾌하고 방향전환이 빠른 소형선박에 나눠타고 복잡한 해안지형 뒤에 매복해있다가 스페인군의 대형선박이 포착되면 바람같이 튀어나와서 사방에서 달라붙어 올라가 사람은 죽이고 물자는 훔치고 배는 불태운 뒤 도망가는 식으로, 나중에 달마티아 기독교도 해적들이 항해대국 베네치아의 상선들을 털어먹을 때 사용할 바로 그 방법이었다.

특히 수송선은 아주 좋은 먹잇감이 되었기 때문에 일체의 보급을 해상수송을 통해 받아야 하는 스페인 육군의 진압작전에까지 심대한 악영향을 미쳤다. 결국 오랜 투쟁 끝에 스페인 제국을 몰락시키고 네덜란드의 독립을 쟁취하는데 엄청난 일조를 한 것.

무적함대의 전설에 종지부를 찍은 칼레 해전의 향방에도 영향을 미쳤다. 바다의 거지들 때문에 스페인 측 상륙전력의 발이 묶여서 전 함대가 칼레에 정박해 있던 와중에 영국 해군의 화공이 먹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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