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3-12-07 19:50:40

대야망

최영의의 일생을 바탕으로 고우영이 그린 만화. 당시 새소년에 연재되었고, 나중에는 새소년 발행사인 어문각의 새소년 클로버 문고로 단행본이 나왔다. 6권 완결. 2000년 학산에서 재출간되었고, 2010년 씨엔씨레볼루션에서 심의로 잘린 장면을 고인의 차남 고성언 씨가 직접 복원한 무삭제 완전판이 나왔다. 무삭제 완전판은 5권 완결본이다.

다만 특기할 점이 있는데, 사실 본 작품은 당초 고우영이 아닌 다른 작가가 처음 만들었다는 점이다. 초기 버전은 1971년 초부터 <새소년>에 연재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당시 작품의 완성도가 미흡하고 일본만화의 아류로 느껴져 이에 실망한 박현재 편집장이 1972년 초에 고우영에 재작업을 의뢰해 기존 연재작과 무관하게 그린 <대야망>을 새로 연재하여 우리가 아는 대야망이 탄생했다.

애초에 아동용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라 별 작품성은 없다. 특히 고우영이 의도한 건지는 몰라도 스토리 전개가 엉망진창이다. 갑자기 과거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현재로 돌아가고 갑자기 회상을 다시하는 식. 특히 어떤 인물은 초반엔 브라질인으로 소개했다가 분명히 목숨을 잃었다고 말을 했는데 후반에 갑자기 미국인으로 등장하며 멀쩡히 살아있는 식으로 스토리가 종잡을 수가 없다.

가장 큰 오류는 엄연히 가라데인인 최영의가 배달민족임을 자랑스러워 하는 태권도인으로 둔갑하여 가라데 도장을 때려부수고 다닌다.[1] 그래도 고우영 작품이니 기본적인 재미는 보장하며 당시 물이 올랐던 고우영의 역동적인 그림을 감상할 수 있다.

만화의 내용은 처음엔 최영의와 아무런 관계가 없다가 갑자기 최영의의 일대기로 변한다. 최영의를 모티브로 한 액션만화를 그리려다가 아예 그쪽으로 빠진건지 처음부터 의도했는지는 알수 없으나 스토리가 마구 왔다갔다하는것을 보면 처음부터 작정하지는 않은 듯 하다.

실제로는 최영의를 처음 본격적으로 다룬 일본 만화 공수도 바보 일대를 베낀 것이 대부분이다. 일본인 제자인 실존 인물 아시와라 히데유키의 이야기가 거의 두 권 정도나 차지하는데, 독창적인 최영의의 전기라면 조연 캐릭터가 그렇게 많은 분량을 차지할 이유가 없다. 뭐 이 만화가 새소년에 연재되던 70년대에는 일본 만화를 베끼지 않은 만화를 찾기 힘들 정도로 일본만화 모작이 당연시 되던 시대이긴 하다.

그래도 나름 인정해줄 부분은 대놓고 통으로 베낀 것은 아니고 나름 상당부분 스토리를 수정, 편집하여 한국적 정서에 맞는 형태로 고쳐 그렸다는 점이다. 후반부에는 작가가 직접 일본을 방문하여 최영의를 인터뷰하여 자기만의 스토리를 만들어 그리기도 했다. 대신 최영의가 한국을 방문했을 때의 사진, 사인 등이 들어 있어 주 대상인 어린이 독자들이 전체가 진짜 전기 만화로 착각하기도 딱 좋다.

대야망과 같은 시기에 새소년에 함께 연재되어 큰 인기를 끌었던 바벨 2세 같은 경우는 거의 복사기 수준으로 베끼고 있었던[2] 걸 생각하면 당시 열악한 만화 시장에서 나름 가능한 범위 내에서 노력하고 있었던 셈이고, 이런 점이 일본만화 모작에서 그치지 않고 독자적인 창작가로서 일어설 수 있는 기반이 되었다고도 할 수 있다. (이 점은 같은 시기 소년중앙에서 활동했던 이두호의 경우와 마찬가지)

그러나 분량으로 보면 전체 내용의 3분의 2 정도가 공수도 바보일대에서 베낀 것이라, 모작임은 어쩔 수없다...

생각해볼 부분은, 대야망이 나온 시기가 최영의라는 인물이 일본에서 유명해진 직후라는 점이다. 최영의가 유명해지게된 계기가 만화 공수도 바보 일대였고 당시에는 사람들이 그 만화의 내용이 사실인 것으로 알고 있었다. 지금이야 만화 내용중 상당부분이 카지와라의 순수창작[3]이었다는 것이 알려졌고 만화에서 구라를 친 부분이나 최영의 본인의 구라까지도 어느 정도 검증이 되어있지만 당시의 고우영이 그런 것을 가려낼 수 있었을까하는 점이다. 고우영은 공수도 바보일대에 실린 내용이 실제 최영의의 일화라고 생각하고 참조했을 가능성도 있다.[4]

요컨대 바람의 파이터와 마찬가지로 지나치게 최배달을 신격화하고 영웅화하게 된 만화로 봐야한다.

여담이지만 같은 이름의 영화도 있는데 일체 무관하다. 영화 대야망은 1차 대전 당시 독일 공군 정찰기 조종사의 이야기를 다룬 것.


[1] 사실 이건 다른 의미로는 고증에 부합할 수도 있다. 최영의는 도장 깨기도 자주 했고, 태권도 초창기인 박정희때 대한뉴스에서 태권왕으로 한번 소개될 정도로 국내에서는 초창기에 태권도인으로 활동했기 때문. 사실 태권도가 가라테에서 출발한 무술이다...[2] 김동명이란 유령 작가를 내세웠는데, 새로 그린 부분은 거의 없어 사실 베꼈다기보다 식자만 잘라 붙인 그냥 해적판[3] 당연하다 그를 친일적인 인물로 묘사하거나 전혀 앞뒤가 안맞는 스토리로 일본 우화에만 앞장섯고 대표적으로 서구인들을 악당으로 묘사하여 그들을 물리치며 일본인에 대한 자긍심을 심어주던 만화엿기에....[4] 두 작품의 내용이 흡사하다는 것은 일본에서도 만화 관련 서적 등을 통해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