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홍끼의 메소포타미아 신화의 등장인물.2. 작중 행적
태초에 자연이 생성될 때 여섯 주요 신들 중 하나로 첫 등장한다.가만히 있다가 엔키의 노동자 만들기 계획 파티원으로 당첨되어 마시던 차를 뿜는 모습을 시작으로 제대로 등장하기 시작한다. 이후 정화한 흙덩이를 떼어내 여러 모습의 노동자를 빚지만 난항을 겪는다.
웨일라의 처형 후, 그의 피와 살을 진흙에 섞어 엔키와 함께 진흙 노동자를 빚어냈다. 그리고 그를 자궁에 품어 생명체로 태어나게 한다. 잘 만들어진 진흙 노동자를 보고 기뻐하며, 신의 희생에서 비롯되었으니 생명이 신에게서 나왔다는 것을 영원히 망각하지 말라 한다.
술에 취해서 인간 창조에 누구 역할이 더 컸는가로 엔키와 말다툼을 하다가, 혼자 힘으로 인간을 창조해 보라는 엔키의 도발에 호기롭게 찰흙을 빚으나 장애인들을 만들었다. 정신을 차린 후 자신이 벌인 일을 보고 크게 당황하는데, 이때 엔키가 나서서 그들에게 운명을 부여하는 것으로 해결했다.
이후 엔키가 조산아를 만들어 와서 닌후르쌍에게 운명을 정해 주라 하지만 죽을 때까지 조산아를 품 안에 안고 자신의 무능을 고백하는 것 밖에 할 수 없자 슬퍼하며 눈물을 흘린다. 이에 엔키가 운명을 읊어주는 것 정도는 쉬운 일이라 했으면서 아무것도 못했으니 나 없이도 인간 창조가 가능하단 말은 취소하는 게 어떠냐고 비웃자 분노한다.
내가 고작 자존심 따위로 눈물을 흘리는 줄 아느냐!
내 실수로 만든 자들에게 고통을 주었을까 두려워 흘리는 눈물이고,
내가 품을 수 있었더라면 태어나 첫 숨을 들이켜고 울음을 내뱉었을 아이에게 미안하여 흘리는 눈물인 것을….
닌후르쌍의 일갈을 들은 엔키는 정신을 차리고 사과하며 화해한다.내 실수로 만든 자들에게 고통을 주었을까 두려워 흘리는 눈물이고,
내가 품을 수 있었더라면 태어나 첫 숨을 들이켜고 울음을 내뱉었을 아이에게 미안하여 흘리는 눈물인 것을….
엔릴이 더 강력한 후계자를 만들기 위해 본인과 같이 깨끗한 안의 피를 지닌 닌후르쌍에게 그의 바람을 품어주길 요청하자, 생명을 품고 사랑하는 것이 삶의 기쁨인 그녀는 흔쾌히 그 부탁을 수락하여 농사와 쟁기, 전쟁의 신인 아들 닌우르타를 얻는다.
닌우르타가 바위 괴물과의 싸움에서 승리하고 어머니인 닌후르쌍에게 그 괴물들을 쌓아 언덕을 만들어 갈라진 바위 괴물의 몸에서 나온 보석들과 함께 바치자, 아들을 포옹하며 언제나 너를 축복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렇게 시간이 흐른 후 아들이 준 보석으로 장신구를 만들어 평화로운 딜문에서 미소짓고 있던 와중, 그녀에게 엔키가 접근해 온다. 엔키가 자신과의 사이에서 아들을 낳기 위해 일부러 자신을 꼬신다는 걸 알아챘지만, 그의 소원을 들어준 뒤 닌무를 낳는다.
닌무, 닌쿠라, 웃투가 모두 엔키와 닌후르쌍 사이의 자식이고, 자식 셋이 모두 딸인 것에 엔키가 노골적으로 실망하자 그에 분노한 것으로 각색된다. 그가 딸들에게 접근할 것을 예상하고 경고하며, 엔키가 모습을 속이고 웃투에게 접근했다가 위장이 풀려서 도망치며 남긴 물을 모아 저주하며 들판에 뿌린다. 타 신들에게도 엔키를 보지 않겠다고 선언하지만, 엔키가 앓아누운 여파로 땅이 메마르자 여우의 간청을 듣고 마음을 바꾼다. 결국 엔키를 치료해주고 여덟 신들을 탄생시킨다.
이후 엔키가 데려온 안주가 방황을 끝낼 수 있게 운명을 받으러 왔다가, 엔릴에 의해 운명의 서판에 꽁꽁 묶이는 신세가 되자 분노해서 탈출한다. 안주는 신들과 땅 위의 생명체의 운명을 서판으로 다룰 수 있게 된 터라 굉장히 위험한 적이었는데, 엔키가 잘못은 자신이 아니라 엔릴에게만 있다고 엔릴의 추궁을 논파하고는 본인이 그 지혜로 안주의 문제를 해결하겠다 선언한다. 그러자 정적인 엔키가 공을 가져갈 것을 두려워 한 엔릴이 자신이 이전에 운명의 서판을 가져온 자에게 땅의 지배자 자리를 약속했으니, 자신의 아들들이 도맡아야 한다고 선언한다. 엔키는 공을 세울 기회를 빼앗겼음에도 아무 불만을 내비치지 않고 엔릴의 아들들이 하나씩 거부하는 모습을 보다가, 엔릴이 명예로운 일을 뭐 그리 두려워 하냐고 핀잔하자마자, 안주는 안 그래도 강한데 운명의 서판까지 있으니 위험한 일 맞다면서 엔릴의 후계자인 닌우르타를 콕 집어서 맡긴다.
이에 닌후르쌍은 왜 내 아들더러 그런 위험한 일을 시키냐, 안주를 데려온 네가 하라고 항의하나, 닌우르타의 아버지인 엔릴이 운명의 서판 탈환은 후계자의 일이라 했고 하늘을 나는 안주와 맞서려면 강한 폭풍을 다루는 힘도 필요하니 닌우르타가 적임자라고 엔키가 반박하자 할 말을 잃는다.
다음 화에 닌우르타와 안주의 전투가 시작되나, 안주가 엔릴의 작전[1]은 금방 파훼하고[2], 닌우르타는 운명을 거둬도 금방 다시 만들 수 있는 바람활로 백샷을 거듭하며 간신히 버틴다.
같은 시각, 닌후르쌍은 엔키를 찾아가 무슨 꿍꿍이냐고 괴물을 여기 들인 것도, 그가 운명의 서판을 훔친 것도, 유망한 후계자인 내 아들이 괴물과 싸워야 하는 것도 다 너의 음흉한 속셈 아니냐고 따지고는, 내 아들이 안주에게 죽길 바라냐고 멱살까지 잡는데, 엔키는 피식 웃고는 나는 정말로 닌우르타가 안주를 이길 수 있게 성심성의껏 도울 것이라고 기꺼이 약조한다. 그 말에 닌후르쌍이 더더욱 이해하지 못하고 당황하던 차에 엔키의 예측대로 샤루르가 조언을 구하러 오자, 샤루르로부터 안주의 능력과 상황을 듣고는 간단히 해결책을 내놓아, 같이 듣던 다른 신들이 감탄하는데, 그녀만은 엔릴과 그 후계자의 몰락을 바라는 네가 이렇게 순순히 도울 리 없는데 무슨 생각이냐고 뚱한 표정으로 듣는다.
이후, 엔키의 작전대로[3] 움직인 닌우르타가 안주를 토벌하는데 성공하지만, 닌후르쌍의 우려대로 엔키의 작전에는 안주 토벌 다음 단계가 숨겨져 있었다. 안주가 싸우다 추락한 강 위는 물의 신 엔키의 영역 중 하나이니, 운명을 완성한 안주를 놓은 서판은 자연스레 급류를 따라 엔키의 손 안으로 들어갔다.
서판을 헤엄쳐서 쫓은 닌우르타는 엔키의 지혜 덕이라 감사하며 운명의 서판을 슬쩍 받아가려 하는데, 엔키는 슬쩍 손을 뒤로 빼 운명의 서판을 넘기지 않고는 모두 나의 덕이 맞으며, 언제나 신들은 내가 구했는데 자네에게 땅 위를 다스릴 자격이 있나, 서판은 미숙한 후계자가 쥐어서는 안 될 물건이니 내게 맡기지 않겠냐며 도발한다. 이에 자신이 당신보다 더 적법한 후계자라고 발끈한 닌우르타가 거칠게 빼앗는데 엔키는 순순히 잡게 냅두고는, 계획대로 운명의 서판에 정신이 잠식당해 땅 위의 지배자가 되는 것에 집착하며 그것을 막는 이는 대기의 신이라도 죽이겠다 외치는 닌우르타의 꼴을 보고 웃는다.
안주를 부추겨 운명을 희망하게 한 것, 엔릴을 자극해 안주가 운명에 묶이게 한 것, 안주가 운명의 서판을 훔치는 것, 왕권의 상징이기에 엔릴의 후계자들이 나서는 흐름이 된 것 모두 그의 계획대로 실행되었고, 닌우르타를 돕는 것으로 안주를 데려온 것에 대해 아무 책임도 없어진 엔키는 안주가 자신의 지혜를 등에 업은 후계자가 당하는 것도, 후계자가 안주를 무찌르고 운명의 서판에 잠식당하는 것도 좋은 선택지라 편하게 즐길 셈이었던 것. 곧 폭주한 닌우르타가 자신부터 제거하려고 달려드나, 엔키는 이것도 영광이라 비웃고 즐기며 떨쳐내더니 거대한 거북이를 창조해 땅굴 속으로 끌어내리고는 후계자와 그 아비가 전쟁하는 꼴을 상상하고 웃으며, 그런 전개를 만들고자 닌우르타가 다시 올라오기 전에 신들에게 알리러 간다.
하지만 닌후르쌍은 그런 엔키의 속셈을 읽고 있었기에 그가 압주를 빠져나가기도 전에 나타나 싸대기를 날리더니
너는 물로서 생명의 기원이 되었고 태어난 생명에게 지혜로서 삶을 선물했구나.
네가 원한 것은 정말로 땅 위를 지배한다는 알량한 명목 뿐이었느냐?
생명을 일으킬 것이냐? 아니면 그저 눌러 지배하겠느냐?
내가 너의 목숨을 구했으니, 이제 너 또한 내 아들의 목숨을 구하거라.
라고 호소해, 엔키의 마음을 고치고 함께 땅굴로 내려가 운명의 서판을 빼앗는 것으로 닌우르타를 구한다.네가 원한 것은 정말로 땅 위를 지배한다는 알량한 명목 뿐이었느냐?
생명을 일으킬 것이냐? 아니면 그저 눌러 지배하겠느냐?
내가 너의 목숨을 구했으니, 이제 너 또한 내 아들의 목숨을 구하거라.
이후 제정신을 차린 닌우르타는 자신이 눈치 챘던 엔키의 악의를 단순한 착각이라고 여겨 무례를 저질러 미안하다고 도리어 사과한다. 진짜 흉계를 꾸몄으나 마음을 바꿔 관뒀을 뿐인 엔키가 아무 말 없이 떫은 표정을 짓자, 진상을 아는 그녀는 피식 웃으며 나란히 귀환한다.
22화에서 점차 수를 불린 인간들이 서로의 것을 훔치고, 싸우고 죽이며 함성과 비명을 울려 퍼뜨리는데, 이것이 누명 탓에 저승으로 쫓겨난 과거, 작은 신들의 반란, 엔키 등 정적들에 대한 불안 등으로 인한 PTSD를 겪던 엔릴을 자극하고 만다. 결국 엔릴이 숙청으로 인류의 수를 조절하고 노동자로서의 역할에 매진하게 만들겠다고 선언하자 다른 신들과 함께 경악하나 차마 반론하지 못한다.
그러나 인류가 신벌에 죽어나가기는 하되 엔키의 비밀스런 조언 때문에 (신들 기준으로) 단기간에 그 수를 복원할 정도로 피해를 줄이기를 거듭하는 것에 격분한 엔릴이 아예 말살하겠다고 명령하자 "우리가 필요하다고 만들어놓고 말살을 입에 올리냐"며 앞장서서 반대한다.[4] 하지만 엔릴이 인류가 저지른 죄악을 언급하며 반박하고는 하늘의 신 안도 동의한 것이라며, 그래도 반기를 들고 인류를 돕는 이는 반역자로 간주하겠다며 맹세를 강요하자, 닌후르쌍을 포함한 다른 신들과 함께 마지못해 맹세한다.
27화에서는 안에게 길가메시를 닮아 그와 대적할 만한 힘을 가진 생명을 창조하라는 명을 받는다. 정결한 물에 손을 씻고 점토를 떼어내 들판에 던지자 점토가 꿈틀거리며 괴물의 형상으로 변했고, 숲속으로 사라지는 괴물을 보며 너의 이름은 엔키두라고 말한다.
신들을 낳을 때는 아버지 될 신과 직접 육체 관계를 맺는 게 아니라 그들에게서 받은 그들이 관장하는 영역과 관련된 원소(엔릴의 바람, 엔키의 물)를 손에 받아 배에 대어 품는 것으로 묘사된다.
[1] 운명의 서판의 힘으로 네 운명을 바꾸거나 거둘 수 있으니까 얼굴을 절대 보이지 말라. 그리고 강가로 유인해 냉풍으로 안개를 만들어 숨어 멀리서 공격해라.[2] 운명을 거두는 능력으로 일종의 시간역행을 일으켜, 화살대는 갈대로, 화살깃은 깃털로, 활시위는 숫양의 힘줄로, 활은 나무로 되돌리고는, 날개짓 한방에 닌우르타의 모습을 숨겨주던 안개를 걷어버린다.[3] 1. 안주와 폭풍우를 맞부딪치는 소모전을 이어나간다. 2. 안주가 소모전을 벌이며 떨어뜨린 깃털을 모은다. 3. 도망치면서 모은 깃털에 화살촉을 붙여서 다트로 만들어 뿌려둔다. 4. 안주가 땅에서 쉬지 못하게 강으로 몰아붙이며 1~3단계를 반복한다. 5. 지나치게 소모한 안주가 운명을 회수하는 힘으로 제 깃털을 회수하면, 다트가 된 깃털들이 '일제히' '안주에게 반드시 맞게 날아가' 안주를 격추한다.[4]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작중에서 으뜸가는 막장 인성을 보여준 인안나가 바로 다음으로 인류 말살을 반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