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5-03-23 03:19:40

노벨레

노벨레
Novelle
파일:Goethe_Novelle.jpg
<colbgcolor=#dddddd,#010101><colcolor=#000000,#dddddd> 저자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장르 소설
언어 독일어
발매일 1828년

1. 개요2. 제목3. 내용4. 괴테의 설명5. 평가

1. 개요

요한 볼프강 폰 괴테의 단편 소설.

2. 제목

이어서 이 노벨레에 어떤 제목을 붙일 것인가에 관한 논의가 있었다. 우리는 많은 제안을 했지만, 몇몇 제목은 시작 부분에 적합하고 다른 몇몇은 마지막 부분에 적합한 것이어서, 전체에 어울리는 것, 요컨대 꼭 맞는 제목은 찾을 수가 없었다. 그러다가 괴테가 말했다. "여기에다가 '노벨레'라는 제목을 붙이면 어떻겠나. 왜냐하면 노벨레란 다름 아니라 들어본 적 없는 사건(unerhörte Begebenheit)을 말하기 때문이네. 이것이야말로 노벨레의 본래 개념일세. 독일에서 노벨레라는 이름으로 통하고 있는 많은 것들은 사실상 노벨레라 할 수 없고, 단편 내지는 그 밖의 것에 지나지 않는 것이네. 들어본 적 없는 사건이라는 저 본래적인 의미에서의 노벨레는 『친화력』에서도 나타나 있네.

당시 독일에서는 '노벨레'를 짧은 소설 장르로 받아들이고 있었으나, 사실 이 단어는 이탈리아어 Novella에서 유래한 단어로 '새로운'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괴테는 이 소설의 제목을 '노벨레'로 정하면서, '노벨레'를 '들어본 적 없는 사건'으로 재정의한 것이다. 이 정의는 독일의 많은 소설가들에게 영향을 끼쳤고, 이후 독일의 소설가들은 한동안 '들어본 적 없는 사건'을 중심으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3. 내용

불과 얼마 전에 결혼한 영주는 손님들과 사냥을 나서고, 부인에게는 그동안 산책을 가라며 숙부와 마구 관리자 호노리오를 붙여주었다. 숙부는 폐허가 되어 자연과 하나가 된 낡은 성의 그림을 보여주며 이곳을 구경가자고 했다. 영주부인은 그림을 보고는 마음이 동해서 그곳에 가고 싶다고 말하면서도, 오랜만에 도시의 시장도 구경하고 싶었기 때문에 시장을 거쳐서 가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숙부는 탐탁치 않았다. 예전에 시장터에서 숙박을 하다가 화재 사고를 당한 트라우마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그녀의 고집을 꺽을 수 없어서 결국 시장을 거쳐 낡은 성으로 가기로 결정했다.

시장에 도착한 이 아름다운 부인은 모든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다. 나라에서 첫째가는 부인이 가장 아름답고 우아하기까지 하다는 것을 본 수많은 미소 짓는 얼굴에서는 분명한 만족감이 나타났다. 그렇게 그들은 서서히 교외로 이어지는 좀 더 한산한 광장에 도달했다. 그곳에는 조그만 상점들과 노점들 끝에 좀 더 큰 판자건물이 눈에 띄었는데, 그들이 그 건물을 바라보자마자 귀청을 찢는 듯한 사자의 포효소리가 울려왔다. 그 건물에는 화난 호랑이와 근엄하게 서 있는 사자의 그림이 걸려 있었는데, 숙부는 그 그림을 보고는 "늘 무시무시한 것에 의해 자극받고 싶어 하는 게 인간이니 기이한 일이지"라고 말했다.

그들이 성문을 빠져나가 강을 거슬러 올라가 전망이 좋은 높은 곳에 도착했을 때, 영주부인을 모시는 호노리오가 저 멀리 자신들이 떠나온 시장에서 불이 타오르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화재를 수습하기 위해 숙부는 급히 산행을 취소하고 아래로 내려갔고, 영주부인과 호노리오도 천천히 뒤따라 내려가려는데, 초원 골짜기의 맨 아래 숲속에서 무언가 이상한 것이 보였다. 그건 호랑이였다. 판자건물에 걸려 있던 그림에서 보았던 그 호랑이! 호노리오는 영주부인에게 달아나라고 말하고는 호랑이에게 총을 쏘았지만 빗나갔다. 그것이 오히려 호랑이를 화가 나게 하여, 호랑이는 곧장 영주부인을 향해 달려들었으며, 영주부인도 말을 돌려 급하게 산 위로 도망쳤다. 하지만 얼마 가지 않아서 무리하게 오르려다가 말이 넘어졌고, 호랑이와 호노리오도 동시에 그곳에 도착했다. 호랑이는 천천히 영주부인을 향해서 접근하고 있었다. 이런 급박한 상황에 호노리오는 정신을 집중하여 다시 한 번 총을 쏘아 호랑이를 맞췄다.

호노리오는 죽은 호랑이의 가죽을 벗기려고 했으나, 영주부인은 경건한 마음에서 그것을 말렸다. 하지만 호노리오는 계속해서 가죽을 벗기고자 했고, 사실 그건 영주부인의 총애를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컸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는 이 기회를 빌어서 여행의 특전을 내려주십사 부탁했는데, 그것 또한 마님과 좀 더 얘기가 통하고 싶은 사람이 되고 싶은 까닭이었고, 그러려면 더 넓은 세상을 보고 배워야 하기 때문이었다. 그 내면의 이유를 모르는 영주부인은 그의 여행을 담담히 허락했지만, 호노리오는 오히려 흔쾌히 자신을 보내주는 그녀의 판단에 기쁨 대신 어떤 서글픈 감정을 느꼈다.

그 때, 아이의 손을 잡은 한 여인이 그들에게 다가와 호랑이의 시체 앞에서 큰 소리로 통곡하며 주저앉았다. 그녀는 울긋불긋하고 특이한 옷차림을 하고 있었는데, 그녀는 이 짐승의 주인이었고 호랑이를 애지중지 키웠기 때문에 그렇게 운 것이었다. 검은 눈에 검은 곱슬머리의 아이도 그녀 만큼은 아니지만 마찬가지로 울면서 무릎을 꿇었다. 또한 사냥 중 화재를 발견한 영주 일행도 산을 내려오다가 이 모습을 보고는 이들과 합류했는데, 동시에 여인의 남편으로 보이는 울긋불긋한 옷차림을 한 남자도 합류하여 영주에게 시장에서의 화재로 인해 사자도 우리를 탈출했다며 사자는 안전하게 데리고 갈터이니 제발 죽이지 말아달라고 간청했다.

영주는 그러라고 허락하면서도 호노리오에게 혹시 벌어질 수 있는 사건에 대비해 총을 갖고 올라가라고 지시했다. 마침 영주의 파수꾼은 사자를 발견했다는 소식을 알렸는데, 사자가 영주부인이 가려던 그 낡은 성에 누워 있다는 것이었다. 울긋불긋한 옷을 입은 남자는 계속해서 주변 사람들에게 사자에게 제발 총을 쏘지 말라며, 이 무시무시한 사자는 인간에게 경외감을 갖게 하지만, 인간은 사자를 길들일 줄 안다고 설득하였고, 곁의 아이는 감동적인 멜로디의 노래를 부름으로써 사람들의 놀랜 마음을 달래었다.

그렇게 영주 일행을 설득시킨 이들은 사람들의 허락을 받고는 마침내 그 낡은 성에 도착했다. 그리고 아이 홀로 그 성으로 들어가 사라진 이후, 곧 피리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는 점차 잦아들다가 이윽고 완전히 멎었다. 그 정적은 온갖 추측을 낳기에 충분했고, 사람들이 불행을 예감하려는 그 때, 피리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마침내 아이가 밖으로 나오고 사자가 그 뒤를 따랐는데, 아이는 무너져 내린 폐허더미 틈새로 비추는 저녁의 마지막 햇살 속에 기분 좋은 듯 앉아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그러는 동안 사자는 아이 옆에 바짝 붙어 앉아 무거운 오른쪽 앞발을 아이의 무릎 위에 올려놓았다. 아이는 계속 노래하면서 부드럽게 사자의 앞발을 쓰다듬어주었는데, 아이는 사자의 발바닥에 날카로운 가시가 박혀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 아이는 그 뾰쪽한 가시를 조심스럽게 뽑아주고는 자신의 목도리를 목에서 풀어 사자의 앞발을 싸매어 주었다. 지켜보던 사람들은 그토록 무시무시한 피조물이자 숲의 폭군이며 동물제국의 압제자의 얼굴에서 정겨움과 감사하는 만족감의 표정을 감지했으며, 아이는 변용되어 마치 막강한 무적의 승리자인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그렇다고 사자가 패배자처럼 보이지도 않았는데, 그의 힘이 자신의 내면에 숨겨져 있기 때문이었다. 사자는 패배자가 아닌 길들여진 자, 스스로의 평화로운 의지에 모든 것을 내맡긴 자처럼 보였다. 아이는 자신의 방식대로 행을 교차시키고 새로운 행을 덧붙이면서 계속해서 노래를 이어나갔다.

"그래서 착한 아이들과
성스러운 천사가 기꺼이 상의하여
사악한 의지를 막고
아름다운 행동을 부추기기로 한다네.
그러니 확실하게 마법을 걸지
사랑스런 아이의 부드러운 무릎 곁으로
숲의 최고 폭군을 사로잡는
경건한 의미와 멜로디가."

4. 괴테의 설명

 마지막 부분의 줄거리는 어느 정도 감동적이긴 했지만, 무슨 말을 해야 할지는 몰랐다. 즉 나는 놀라기는 했지만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결말이 너무 고독하고 이상적이고 서정적으로 보였으며, 적어도 등장인물들 중의 몇몇은 다시 나타나 전체를 마무리 지으면서 결말 부분에 좀더 넓은 폭을 주었더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괴테는 나의 아쉬워하는 마음을 알아차리고는 해명하려고 했다. 그가 말했다. "내가 마지막 장면에서 등장인물들 중의 몇몇을 다시 나타나게 했더라면, 결말 부분은 산문적이 되고 말았을 거네. 모든 것이 끝난 마당에 그들이 어떻게 행동하고 무슨 말을 해야 한단 말인가? 후작은 수행원들과 함께 그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시내로 말을 타고 갔고, 호노리오는 저 위쪽에 있는 사자에게 안전한 조치가 취해졌다는 말을 들으면 사냥꾼들과 함께 그 뒤를 따라갈테지. 그리고 그 낯선 사나이는 쇠 우리를 가지고 시내로부터 신속하게 현장으로 달려와서는 사자를 그 안으로 다시 넣겠지. 이 정도가 예견할 수 있는 전부이니, 새삼 거론할 필요도 없는 거네. 만일 그렇게 했다면 산문적이 되었을 게 분명해.
 그러나 이상적인, 아니 서정적인 결말은 필요했고 또 그래야만 했어. 왜냐하면 그 낯선 사나이의 격정적인 연설이 이미 시적인 산문이기 때문에, 더욱 상승된 것이 그 뒤를 이어야 한다는 건 당연하기 때문이지. 사실은 그 정도에 그칠 게 아니라 서정적인 운문으로, 아니 노래 자체로 넘어갔어야 했어."
 괴테가 계속해서 말했다. "이 노벨레의 완성 과정을 비유를 들어 설명하자면 뿌리로부터 솟아 나오는 푸른 식물을 생각해 보게. 그 식물은 한동안 굳센 줄기로부터 강인하고 푸른 잎사귀들을 사방으로 나오게 하다가, 마침내 꽃을 피움으로써 그 대미를 장식하는 거네. 꽃은 예기치 못한 가운데 갑작스럽게 생겨난 것이었지만, 이미 피어나도록 예정되어 있던 걸세. 그래, 푸른 잎들은 오로지 꽃을 위해서 존재했던 것이며, 꽃이 아니라면 그렇게 애를 쓸 필요도 없었던 것이네."
 나는 이러한 말을 듣고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마치 눈에서 비늘이 떨어지는 것 같았고, 이러한 놀라운 구성의 탁월함에 대한 안목이 생겨나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괴테가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제어하기 어려운 것, 극복하기 어려운 것은 종종 강제력에 의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사랑과 경건한 마음을 통해서 해결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려는 게 이 노벨레의 목표였지. 아이와 사자의 모습으로 구현되어 있는 이런 아름다운 목표가 나의 창작을 이끌어 주었던 걸세. 바로 이것이 이상적인 것이고, 바로 이것이 꽃인 셈이야. 줄거리상의 현실적인 전개 과정이라는 푸른 잎은 오직 그 때문에 존재하며, 바로 그 때문에 가치가 있는 거지. 하지만 현실성 그 자체에 도대체 무슨 의미가 들어 있단 말인가? 현실적인 것이 충실하게 그려진 걸 보면 우리는 기쁜 마음이 들지. 아니 더 나아가서 어떤 대상의 경우에는 우리들에게 더욱 분명한 인식을 줄 수도 있어. 하지만 우리들 내부의 보다 고귀한 본성에 정말로 도움이 되는 것은 오직 시인의 마음으로부터 솟아 나오는 이상적인 것일 뿐이네."

소설이 뜬금없이 시(詩)로 끝나서 당황할 수 있는데. 괴테는 산문에서 시작하여 운문으로 끝나는 것을 의도하고 이 소설을 지었다. 즉, 시작할 때는 자연을 현실적으로 묘사하는 산문을 통해 이야기를 이끌어가면서, 끝에서는 자신의 이상적인 이념을 서정적인 운문을 통해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괴테는 이를 꽃 피우는 식물에 비유하면서 설명한다. 또한 이어서 괴테는 실러의 창조력이 이상적인 것에만 있었기 때문에 현실적인 묘사에 부족함이 있었다며 아쉬워하기도 한다.

5. 평가

괴테와 관련하여 : 내 첫인상이 그랬다. 아주 초기의 인상이었으며 완전히 결정적이었다 : 사자의- 노벨레. 진기하게도 내가 그에게서 알아낸 최초의 것이 내게 영구히 '괴테'라는 내 개념, 괴테에 대한 내 취향을 제공했다. 향유와 성숙됨에 있어서 아름답고도 투명한 가을, ㅡ기다림 속에서 가장 정신적인 것으로까지 상승하는 시월의 태양 ; 황금과도 같고 달콤한 어떤 것, 온화한 것, 대리석 같지 않은 것, ㅡ 이것을 나는 괴테적이라고 명명한다. 나중에 나는 '괴테'라는 이 개념으로 인해, 아달베르트 슈티프터Adlbert Stifter의 《늦여름》을 깊은 호의를 가지고 받아들였다 : 근본적으로 괴테 이후 내가 매력을 느낀 유일한 독일 책.

[1] Es kam sodann zur Sprache, welchen Titel man der Novelle geben solle; wir taten manche Vorschläge, einige waren gut für den Anfang, andere für das Ende, doch fand sich keiner, der für das Ganze passend und also der rechte gewesen wäre. »Wissen Sie was,« sagte Goethe, »wir wollen es die ›Novelle‹ nennen; denn was ist eine Novelle anders als eine sich ereignete, unerhörte Begebenheit. Dies ist der eigentliche Begriff, und so vieles, was in Deutschland unter dem Titel Novelle geht, ist gar keine Novelle, sondern bloß Erzählung oder was Sie sonst wollen. In jenem ursprünglichen Sinne einer unerhörten Begebenheit kommt auch die Novelle in den ›Wahlverwandtschaften‹ vor.« (Johann Peter Eckermann, Gespräche mit Goethe, den 29. Januar 1827. #)[2] 요한 페터 에커만 『괴테와의 대화 1』 장희창 옮김, 서울, 민음사, 2008, p.299~301[3] 프리드리히 니체 『니체전집 21(KGW ⅤⅢ₃) 유고(1888년 초~1889년 1월 초)』 백승영 옮김, 서울, 책세상, 2013, p.548~549 (2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