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전문
그 복숭아나무 곁으로 나희덕 너무도 여러 겹의 마음을 가진 그 복숭아나무 곁으로 나는 왠지 가까이 가고 싶지 않았습니다 흰꽃과 분홍꽃을 나란히 피우고 서 있는 그 나무는 아마 사람이 앉지 못할 그늘을 가졌을 거라고 멀리로 멀리로만 지나쳤을 뿐입니다 흰꽃과 분홍꽃 사이에 수천의 빛깔이 있다는 것을 나는 그 나무를 보고 멀리서 알았습니다 눈부셔 눈부셔 알았습니다 피우고 싶은 꽃빛이 너무 많은 그 나무는 그래서 외로웠을 것이지만 외로운 줄도 몰랐을 것입니다 그 여러겹의 마음을 읽는 데 참 오래 걸렸습니다 흩어진 꽃잎들 어디 먼 데 닿았을 무렵 조금은 심심한 얼굴을 하고 있는 그 복숭아나무 그늘에서 가만히 들었습니다 저녁이 오는 소리를 |
2. 정리
그 복숭아나무 곁으로 | |
작가 | 나희덕[1] |
주제 | 복숭아나무(타인)에 대한 진정한 이해와 조화 |
성격 | 고백적, 성찰적, 비유적, 관념적, 인식론적 |
갈래 | 자유시, 서정시 |
제재 | 복숭아나무 |
특징 | ㆍ사람의 마음을 사물에 빗대어 나타냄. ㆍ일상적 소재를 통해 관념적 주제를 형상화함. ㆍ경어체를 사용하여 여성적 어조를 형성함. ㆍ복숭아나무를 통해 세계를 바라보는 새로운 의미 체계를 획득함. |
3. 해설
이 작품은 화자가 '복숭아나무'라는 대상을 이해해 가는 과정을 담고 있는데, 처음에 화자는 복숭아나무가 너무나 여러 겹의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앉지 못할 그늘을 가졌을 것이라는 편견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에 멀리 지나치기만 한다. 하지만 복숭아나무의 마음을 읽은 후 그 그늘 속에 들어가 복숭아나무의 외로움을 어루만질 수 있게 되는데 복숭아나무의 세계를 의미하는 그늘은 화자와 대상인 복숭아나무 사이의 완벽한 이해와 조화를 가능하게 해 주는 공간으로 작용하고 있다.[1] 1966~, 대상에 대한 따뜻한 시선으로 자연과 생명의 원리를 탐구하는 서정적인 작품을 쓰고 있다. 시집으로 <뿌리에게>, <어두워진다는 것>, <말들이 돌아오는 시간>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