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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도연명이 관직을 그만두고 고향으로 돌아갈 때 지은 시.2. 내용
귀거래사 (歸去來辭) | |
돌아가리라! [1] 밭과 뜰에 잡초가 무성해질 터이니 어찌 돌아가지 않겠는가. 이미 스스로 마음은 몸이 시키는 일을 하니[2] 어찌 실망하고 원망하여 홀로 슬퍼만 하겠는가. 이미 지나간 것은 바로잡을 수 없음을 깨닫고 앞으로 올 것을 쫓는게 옳다는 것을 알았노라. 진실로 길을 잃었으나 아직 멀리있지 않으니 지금은 옳고 지난날은 그르다는 것을 깨우쳤노라. 배는 한들한들 가벼이 떠 다니고 바람은 살랑살랑 옷자락에 불어온다. 먼길 가는 사내에게 앞 길을 묻지만 새벽빛은 희미하여 한스럽기만 한데, 곧 오두막집을 보고는 비로소 기뻐하고 비로소 달려가니 어린 종은 환영하고 어린 아들은 문에서 기다리고 있다. 집 안 뜰은 황폐해졌으나 소나무와 국화는 그대로 남아있구나. 아이를 데리고 방 안으로 들어가니 술이 단지에 가득차 있어 술병과 잔을 끌어와 스스로 따라 마시고는 기쁜 표정으로 뜰에 있는 나뭇가지를 바라보네. 남쪽 창가에 기대어 거만함을 부려보겠으니 무릎 들일 만한 곳이 있다는게 편하고 편하다는 것을 알겠노라. 뜰은 날마다 거닐며 흥취를 자아내고 문은 비록 달아놓았으되 언제나 잠겨 있다. 지팡이를 짚고서 가며 쉬며 하다가 때로 머리를 들고선 멀리 바라보니 구름은 무심히 산봉우리에서 일어나고 새는 날다가 지치면 돌아올 줄 아누나 해는 어슴푸레 막 지려하면서 외따로 선 소나무를 어루만지며 서성이고만 있구나. 돌아가리라! 사귀는 걸 그만두고 놀러다니는 걸 끊어야지 세상이 나와 서로 어긋나니 다시 멍에[3]를 말하겠는가! 어찌 구하리오. 친척 간의 다정한 이야기에 기뻐하고 거문고와 책을 즐기면서 근심을 푸리라. 농부가 나에게 봄이 왔음을 알려주니 장차 서쪽 밭에 일이 있겠구나 싶어서 어떤 때는 장식을 한 수레에 명령해보고 어떤 때는 외딴 배를 노 저어가며 그러는 동안 아늑하고 고요한 골짜기를 찾거나 또한 험준한 산길의 언덕을 지나가리니 나무들은 기쁜 듯 꽃으로 향하고 샘물은 졸졸졸 흐르기 시작하네. 만물이 제 때를 얻음을 부러워하노니 내 삶이 끝으로 가고 있음을 느끼노라. 끝날 것이다! 세상에 몸뚱이를 의탁한 시간이 얼마 동안 성하겠는가. 어찌 마음 가는 대로 떠나거나 머물지 않고 어찌 허둥지둥 무엇을 바라고자 하는가. 부귀는 내가 원하는 바가 아니요 천제(天帝)가 계신 곳이야 기대할 수 없으니 좋은 시절을 생각하곤 홀로 가거나 아니면 지팡이를 세워놓곤 김을 매고 흙을 북돋우리라. 동녘 언덕에 올라서서 휘파람을 지르고 맑게 흐르는 물 내려다보며 시를 짓겠노라. 변화를 따라감에 힘입어 다함으로 돌아가리니 대저 천명을 즐길 뿐 다시 무엇을 의심하랴. | 歸去來兮 田園將蕪胡不歸 旣自以心爲形役 奚惆悵而獨悲 悟已往之不諫 知來者之可追 實迷塗其未遠 覺今是而昨非 舟搖搖以輕颺 風飄飄以吹衣 問征夫以前路 恨晨光之熹微 乃瞻衡宇 載欣載奔 僮僕歡迎 稚子候門 三徑就荒 松菊猶存 携幼入室 有酒盈樽 引壺觴以自酌 眄庭柯以怡顔 倚南窓以寄傲 審容膝之易安 園日涉以成趣 門雖設而常關 策扶老以流憩 時矯首而遐觀 雲無心以出岫 鳥倦飛而知還 景翳翳以將入 撫孤松而盤桓 歸去來兮 請息交以絶遊 世與我而相違 復駕言兮焉求 悅親戚之情話 樂琴書以消憂 農人告余以春及 將有事于西疇 或命巾車 或棹孤舟 旣窈窕以尋壑 亦崎嶇而經丘 木欣欣以向榮 泉涓涓而始流 羨萬物之得時 感吾生之行休 已矣乎 寓形宇內復幾時 曷不委心任去留 胡爲乎遑遑欲何之 富貴非吾願 帝鄕不可期 懷良辰以孤往 或植杖而耘耔 登東皐以舒嘯 臨淸流而賦詩 聊乘化以歸盡 樂夫天命復奚疑 |
3. 미디어 믹스에서
- 1991년에 동명의 드라마가 방영된 적 있다. 귀거래사(드라마) 참조.
- 동명의 가요가 있다. 김신우가 불렀으며 나름 인기가 있어서, 무려 2001년도 노래방 애창곡 1위였다. #
[1] 여기서 來는 어조사로 쓰였다. 어조사로 쓰일 때 來는 '~하자'는 권유의 의미. 즉, 歸去來兮를 직역하면 '돌아가자!'가 되고, 여기서 화자(도연명)는 이 말을 스스로에게 하고 있으므로, 이를 반영하면 '돌아가리라'로 번역하는 것이 자연스럽다.[2] 以a爲b는 'a를 b로 여기다(삼다)'는 뜻이므로, 以心爲形役는 '마음을 몸이 부리는 것으로 여기다'라는 뜻이다. 따라서 '마음은 몸이 시키는 일을 한다'는 문장으로 번역된다.[3] 駕는 멍에을 말하기도 하고 수레를 말하는 것이기도 하다. 멍에라고 해석할 시, '구속'이나 '속박'을 의미한다. 수레라고 해석할 시, '벼슬'을 의미한다. 여기서는 두가지 의미 모두를 내포하고 있다. 즉, 나에게는 '벼슬'이 '속박'에 불과하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