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자는 왕도 정치의 실현을 위해 여러나라를 돌며 유세하기로 하고 먼저 양나라로 갔다. 혜왕은 맹자를 정중히 맞이하고서 이웃 나라와는 어떻게 국교를 맺는 게 좋겠는가를 물었다. 이에 맹자가 "대국은 소국에게 받드는 마음으로, 겸허한 태도(態度)로 사귀지 않으면 아니 되옵니다. 이는 인자(仁者)라야 할 수 있는 어려운 일이지만, 은(殷나라의 탕왕이나 주나라의 문왕은 이미 이것을 행했습니다. 또한, 소(小)가 대(大)를 받는다는 것은 하늘의 도리이옵니다. 그러나, 무왕의 할아버지 대왕이 그것을 행했기 때문에 주나라는 뒤에 대국을 이루게 되었고, 월나라 왕 구천은 숙적 오나라를 이길 수 있었습니다. 하늘을 즐기는 자는 천하를 보존할 수 있고, 하늘을 두려워하는 자는 나라를 보존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하자, 혜왕은 매우 훌륭한 도리라고 탄복했다. 그러나 곰곰 생각해 보니 양나라는 어느 나라에 대하여나 받들기만 해야 할 형편이 아닌가. 그래서, 혜왕은 맹자에게 "나에게는 해가 된다고 하시겠지만, 용을 즐기는 성품이 있으니 어찌 해야 하오?"라고 물었다. 이 말을 듣고 맹자는 "소용(小勇)을 즐겨서는 아니 되옵니다. 칼을 매만지고 눈을 부라리며 너 같은 자는 나의 적수가 아니라고 하는 따위는 필부(匹夫)의 용(勇)으로, 겨우 한 사람이나 상대할 따름이옵니다. 더 큰 용기를 지니십시오." 하고 정중히 대답했다고 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