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5-03-09 21:22:34

바람의 나라(게임)/호박논쟁

호박논쟁에서 넘어옴
파일:상위 문서 아이콘.svg   상위 문서: 바람의 나라(게임)

1. 개요2. 상세3. 원인
3.1. 원시적인 재화 분배 시스템3.2. 파티플을 강요하는 직업 설계3.3. 도사의 고질적인 공급부족
4. 양상의 변화5. 쇠퇴6. 부활7. 기타

1. 개요

바람의 나라에서 사냥 시 드랍된 아이템을 파티원 중 누가 가져갈 것이냐에 관해 장시간 치열하게 이어져 왔었던 고질적인 논쟁. 거슬러 올라가면 과거 2000년대 초반 시절부터 존재해 온 해묵은 논쟁이다.

2. 상세

바람의 나라는 잡은 몹에서 돈이 직접 드랍되는 경우가 적다.[1] 그 대신, 상점에 팔아 게임머니화할 수 있는 아이템이 드랍되는데, 이 중 대표적인 것이 흉가 등에서 드랍되던 호박(진호박)이다. 이 호박을 격수 + 도사 2인 파티에서 격수가 먹을 것이냐 도사가 먹을 것이냐 하는 것이 문제로 떠올랐는데, 격수 측에서는 1:1배분을 주장한 반면에 도사 측에서는 도사가 다 먹어야 한다고 주장해 문젯거리가 되었다.

호박 이외에도 상점에 팔리는 드랍템이 다수 존재하나, 이들의 분배에 관한 논쟁도 호박논쟁으로 통칭된다.

3. 원인

3.1. 원시적인 재화 분배 시스템

바람의 나라는 머드에서 MMORPG로 발전하는 극초기의 작품이었던 만큼, 현대 MMORPG라면 당연하게 정비되어 있는 재화 분배 시스템에 대해 전혀 고려가 없었다. 몹을 잡아서 떨어지는 아이템은 어떠한 우선권도 없이 먹는 사람이 임자였다. 몹에서 드랍된 아이템은 그냥 바닥에 버린 아이템이나 마찬가지였다. 심지어 몹 잡는 데는 아무 기여를 안 한 유저도 몹이 드랍한 아이템을 줍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어 먹자도 성행했다.

이는 파티플레이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주사위 굴려서 자동으로 분배해주는 시스템이나 개인 루팅 같은 건 상상도 못했고, 그냥 파티원들이 먹을지 말지 자발적으로 협상해서 준수하는 방법 뿐이었다. 이는 후술한 파티플 위주의 사냥환경에서 파티원간 시비거리가 되었다.

3.2. 파티플을 강요하는 직업 설계

초기 바람에서는 본격적인 게임이 시작되는 지존(만렙) 이후에는 평타의 딜 비중이 거의 없다시피 했으며[2] 이 때문에 격수(전사, 도적)의 주력 공격은 필살검무, 건곤대나이 등, 체력을 소모하여 그 소모량에 비례한 피해를 입히는 기술을 통해 이뤄졌다.

문제는, 이 기술들의 체력소모가 격수 본인의 현재 체력에 비례하였다는 것과, 이를 커버할 만한 회복기술이 격수에게 없었다는 것이다. 격수들은 현재 체력을 퍼센트단위로 소모하는 기술 두세번만 써도 체력이 바닥을 보이는데, 이를 회복할 방법이 사실상 없었다. 그리고 기술의 위력이 체력 소모량과 위력이 비례하는 시스템상, 회복을 못하면 몹을 죽일 수가 없어서 사냥이 거의 불가능[3]했다. 따라서 도사와 파티를 맺고 체력회복을 받아야만 정상적인 사냥이 가능했다.

기술에 체력 대신 마력을 소모하던 주술사는 비교적 상황이 나았다. 그러나 주술사 역시 지존 이후에는 현재 마력을 모두 소모하는 헬파이어를 위주로 사냥을 하는데, 마력을 회복하기 위해 사용하는 공력증강은 회복량에 비례하는 체력을 소모했으므로 사실상 체력소모나 다름이 없었다. 그리고 주술사 또한 체력소모량에 비해 회복은 부실했으므로 고난이도 사냥터에 가는 경우엔 생존을 위해서 회복을 전담해 줄 도사가 필요해졌다.

한편 도사는 다른 클래스와는 정 반대로, 막강한 회복력과 강력한 버프/디버프를 모두 가지고 있지만, 스스로 몹을 죽일 방법이 없어서 사냥이 불가능했다. 공격마법이라고 해봐야 14렙에 배우는 저질위력의 최하급 신수마법, 범위는 쏠쏠하나 신수마법보다도 더 대미지가 구린 지진, 기껏해야 해골 수준의 약한 몹을 소환하는 소환술, 수련이 빡센 소림마법 밖에 없었다. 그나마 쓸 만했던 소림마법조차도 딜레이 생기면서 잉여가 됐고. 이후 도사가 솔플을 도는 것은 신수가 생긴 후 부터였다.

이렇듯 파티플레이가 강제된 상황은 상술한 원시적인 재화 분배 시스템과 함께 파티원 사이의 시비거리가 되었다.

3.3. 도사의 고질적인 공급부족

결정적인 요소는 도사의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했다는 점이다. 이는 도사의 직업 설계상 어쩔 수 없는 극한의 수동성과, 높은 난이도에서 기인했다.
  • 극한의 수동성: 상술했듯 도사는 저렙구간을 넘어서는 순간 자체적인 사냥이 불가능했다. 타 격수들은 회복아이템 등으로 어떻게든 체력회복수단만 확보하면 어렵게나마 솔플이 가능했지만, 도사는 불가능했다. 본인 레벨에 맞는 격수를 구하지 못하면 레벨업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본질적 단점은 결국 무수한 도사 꿈나무들의 폐사로 이어졌고, 이는 공급부족을 가속시켰다.
  • 중노동: 힐량=체력=딜량인 게임 시스템상 도사의 힐이 늦으면 그만큼 만큼 파티의 DPS도 깎인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런데 도사의 기본적 회복기술인 기원류(생명의 기원, 신령의 기원, 봉황의 기원 등)은 격수 필살기 계열의 자비 없는 체력 소모량을 온전히 감당하기에는 부족했다. 격수의 기술은 격수의 체력성장과 비례해서 소모량이 늘어나는데, 도사의 회복은 고정된 수치를 채워줄 뿐[4]이었다. 격수가 기술 한번 딸깍 할 때, 도사는 격수를 만피로 만들기 위해 수십번 힐을 연타해야 했다. 물론 도사 또한 1차승급 이후부터는 순간폭힐을 할 수 있는 백호의 희원을 사용할 수 있었지만, 쿨타임이 길어서 자주 쓸 수 없었다.
    이렇게 회복량이 감당이 안 되자 결국은 격수1 : 도사多의 사냥방식이 보편화되기까지 하였는데, 이는 도사 부족을 가속화했다. 도사 부족이 정점에 달했을 때는 둔귀촌이 흥하던 시기. 이때는 현궁1 진검1 명인8이 보편화된 파티 구성이었다.[5]
  • 높은 난이도: 도사는 공격성을 박탈당한 대신, 힐 외에도 많은 것을 받았다. 도사만 사용할 수 있었던 강력한 방어감소 디버프 혼마술, 방어력 상승 버프인 보호/무장, 적의 디버프에 대응하는 저주해소/파혼술/해독/무력화, 몹의 이동을 차단하는 차폐/대인차폐, 도사만 사용할 수 있으며 본인이 죽은 상태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부활까지, 정말 없는 게 없었다.
    하지만 큰 유틸성에는 큰 책임도 따랐다. 많은 경우는 격수와 도사 1:1로 파티를 맺고 사냥을 하기에, 도사 혼자서 이 모든 것을 홀로 감당해야 했다. 몹 전체에게 일일히 혼마술 돌리고, 그러면서도 파티원은 피하거나 혹시 걸었다면 즉시 파혼술로 해제하고, 파티원에게 보호/무장 걸고, 혹시 디버프가 들어오면 해제하고, 경우에 따라는 차폐로 몹 끼임을 유발해서 딜러의 딜각까지 만들어줘야 했다. 혹시라도 사냥중 파티원이 죽으면 살려내서 즉시 전투 가능하게 만드는 것도 도사가 다 해야 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힐은 힐대로 하면서 동시에 해내야 했다. 그러는 와중에 출석[6]도 불러야 했다.
    게다가, 그러는 와중에 도사는 본인 생존도 알아서 챙겨야 했다. 바람에는 아직 현대적 어그로 관리 시스템이 없었기에, 몹은 격수와 도사를 평등하게(?) 공격했다. 몹은 필드 전체에서 동시에 리젠돼서 도사를 포위하고 두들겨패기 일쑤였고, 공력증강으로 소모된 체력과 몹에게 맞아서 소모된 도사 본인의 체력도 짬짬이 회복을 해야했다. 짧은 시간 몹의 일반공격에 무적이 되는 금강불체가 있었으나 지속시간이 극히 짧은데다 마력소모도 큰데, 가끔 실패도 했다.

4. 양상의 변화

극초기에는 파티원간에 자율적으로 호박의 배분비율을 협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도사와 격수가 일정 비율(보통 1:1)로 나눠먹거나, 격수는 호박(당시 가격 600전)을 먹고 도사는 그보다 비싼 진호박(당시 가격 875전)을 먹거나 하는 등, 구체적인 분배방식은 다양했다.

그러나 점차 호박은 도사가 다 먹는 것이 암묵의 규칙이 되었다. 대안이 없었기 때문이다. 아이템을 이용한 회복이라도 가능했거나, 아니면 다른 직업 중에 파티원을 회복시켜줄 수 있는 클래스가 있었다면 이렇게 모든 직업이 도사만 바라보지는 않았을 것이다. 실제로 일부 격수들은 웅담 같은 회복아이템을 바리바리 싸들고서 솔플을 하는 경우도 없진 않았고, 주술사는 조금 약한 사냥터를 고르면 자힐을 하며 솔플을 하는 경우도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조금만 본격적인 사냥터만 가도 회복 특화 클래스인 도사도 막대한 체력소모량이 감당이 안 되는 판에, 소모템으로 감당이 될 리가 없었다. 주술사 또한 다른 사람을 회복시킬 수도 있고 공력증강으로 마력을 회복할 수 있었으나, 본인들 체력 채우는 것도 한세월인데 초단위로 수십만씩 빠지는 격수의 체력소모량을 감당할 수가 없었다.

물론 도사 또한 격수가 사냥 안 해주면 사냥 못하는 건 마찬가지였으나, 수요공급 법칙에 의해 도사가 슈퍼 甲의 위치에 있을 수밖에 없었고, 결국은 도사의 입장이 관철될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잊을만하면 격수들의 불만이 터져나와 논쟁에 다시 불이 붙곤 했다.

5. 쇠퇴

그러나 격풍 패치 후 격수류 무기들의 초월적인 강화. 도사류 기원의 비약적인 상향과 희원의 추가, 힐격의 추가로 인해 성장과 사냥이 과거에 비해 매우매우 쉬워져서 격수1 : 도사 다수의 파티는 더 이상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덤으로 드랍률 패치로 인해, 자신의 능력보다 현격히 약한 몹을 잡으면 아이템 드랍률에 페널티가 붙게 되어 사냥 중 아이템 드랍이 일어나는 일 자체가 많지 않아졌기에 이 논쟁은 사그라들게 되었다. 어느 정도 환금성이 있는 아이템이 드랍되는 사냥터는 모두 매크로가 점령한 것도 한몫 했다.(...)

무엇보다 2014년 상반기 넥슨이 매크로 저격 패치를 하면서 모든 호박 가격이 5전으로 급락함에 따라 이 모든 것은 그야말로 옛날 이야기가 되었다. 호박뿐만이 아니라 거의 모든 노가다 재료들이 매크로로 인해 5전에 버금가는 가격이 되어버렸다(독니, 염룡의꼬리, 상어의심장 등) 때문에 사실상 일반유저까지 노가다에 치명적인 상황이 되었다.

6. 부활

2024년, 바람의나라 클래식 출시로 잊힌 줄 알았던 호박논쟁이 다시금 떠오르고 있으며, 클래식에서는 도사 인구수가 매우 부족하여 사실상 격수들이 호박을 100% 도사에게 주지 않으면 파티 구하기도 힘든 편. 서로 배분을 하는 경우에도 2:1을 넘는 경우가 드물며 보라색반지 살 뽀찌 정도만 요구하는 경우도 있지만 어쨌건 대부분을 도사가 가져가는 추세다. 주 유저층들이 대부분 사회인이 된 만큼 아예 호박논쟁을 넘어 현금을 주고 도사를 고용하는 일조차도 드물게 벌어지는 편이다.

도사 품귀 현상에는 앞서 말한 인게임적 요소, 그리고 메월 기반인 시스템적 요소[7] 등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아무래도 가장 큰 이유는 연령대의 변화. 바람의나라 클래식의 주 수요층은 당연히 구 바람의 나라 유저들인데, 당시 10 ~ 20대였던 유저들은[8] 바클 기준 이미 20대 중후반 ~ 40대까지 오른 상태이고, 때문에 유저들도 과거에 비해 시간적으로나 체력적으로나 여유가 없는 경우가 많다. 특히 30대 이상이면 물리적으로 손가락에 무리가 오는 경우도 다수고, 퇴근하고 바클을 잡을 직장인들에게 피곤하고 손도 많이 가는 도사가 취향에 맞는 경우도 드물다. 회사에서 조인트 까이고 집에 왔는데 여기서도 뒷바라지 해야합니까 그러다보니 도사 인구수 부족이 이전보다도 심해졌다보니 자연스럽게 논쟁에서도 도사 쪽이 더 유리해진 편이다.

7. 기타



[1] 일부 금전을 드랍하는 몹이 존재하긴 하지만, 아무나 들어갈 수 없는 특수던전 혹은 특정 몬스터에 국한되며 대부분 낮은 확률이다.[2] 격수용 무기의 공격력은 투비 사냥에 사용하는 양첨목봉이나 이가닌자의검 정도가 아니면 대체로 의미가 없었으며, 격수들의 주력 기술들은 공격력보다 체력 / 마력의 비중이 더 높았다.[3] 그나마 왕퀘의 출시로 도적은 어거지로 솔로 왕퀘라도 가능했지만, 전사는 출두가 없기 때문에 아예 불가능했다.[4] 2차승급 전에는 체력 5000을 회복시켜주는 생명의 기원, 4차승급이 되기전까지는 체력 1만 회복시켜주는 신령의 기원으로 버텨야 했다. 4차승급인 진선의 봉황의기원은 3만.[5] 둔귀촌의 경험치 하향, 최대체력/마력 하향으로 인해 둔귀가 망하면서 이젠 찾아볼 수 없다.[6] 바람의 나라에는 인스턴스 던전이 없이 던전도 일종의 필드였는데, 한 던전에 여러 파티가 사냥하며 시비걸리는 걸 막기 위해 던전 입장 전에 미리 사자후(전체채팅)로 현재 어떤 던전에 누가 있는지 사전에 체크하는 문화가 있었다. 이를 출석이라고 불렀는데, 사자후로 답변하는 게 일반적이었으며, 사자후는 마력을 소모하기에 보통 도사가 담당했다.[7] 채널제를 도입했기 때문에 파티를 구하려면 공식 디스코드에서 사람을 모아서 가야 한다.[8] 무료화 이전 바람은 월정액 게임 특징 상 주 유저층은 성인게임에 가까웠고, 이 유저들이 현 바람을 한다면 최소 40대다. 반대로 2005년 무료화 기준으로 유입된 미성년자들도 2024년 기준 암만 어려도 20대 중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