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The Education of Death월트 디즈니 프로덕션에서 제작하고 1943년 1월 15일 RKO 라디오 픽처스에서 개봉한 미국의 애니메이션 반나치 선전 단편 영화다. 이 영화는 클라이드 제로니미가 감독하고 밀트 칼, 워드 킴볼, 프랭크 토마스, 빌 티틀라가 주로 애니메이션을 담당했다. 이 영화는 나치 독일에서 태어나고 자란 소년 한스의 이야기, 히틀러유겐트에서의 세뇌, 그리고 결국 전쟁으로 향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2. 줄거리
'무엇이 나치를 만들었는가?'라는 질문과 함께 한 독일인 부부가 등장한다. 부부는 나치 독일 관료에게 자신들이 순수 아리아 혈통임을 증명하려 그의 조상들 혈통들을 쓴 문서들을 제출한다. 그리고 아들 이름을 한스로 정하며 그를 아돌프 히틀러와 나치당에 바치기로 한다. 관료는 그들에게 금지된 이름 리스트를 보여준다.[1] 부부는 히틀러에 대한 봉사에 대한 보상으로 관료로부터 나의 투쟁 사본을 받는다.[2] 여권에는 12명의 자녀를 더 태울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어 있다.[3]몇 년 뒤, 한스는 유치원생이 되고 유치원에서 잠자는 숲속의 미녀를 배운다. 작중 동화에 나온 마녀를 그의 선생님은 민주주의라며 아이들에게 가르친다. 그리고 결정적인 상황에서 왕자가 등장한다. 왕자는 마녀를 무찌르고, 공주에게 키스하려고 한다.
공주는 독일이었다.[4] 왕자의 정체는 당연하게도 아돌프 히틀러.[5] 공주는 그를 보자마자 하일 히틀러부터 시전한다. 그리고 히틀러는 스테레오타입이 듬뿍 담긴 이상한 독일어 연설[6]로 독일을 유혹한다. 그리고 그녀를 말에 올려태우고 어디론가 향하며 동화는 끝난다.[7] 한편 그의 동화를 읽은 한스와 친구들은 모두 지크 하일이라고 외치며 페이드 아웃 된다.
그러던 어느날, 한스는 병에 걸리고 만다. 한스의 엄마는 병에 걸린 또래 친구들이 정부로부터 어디론가 끌려간다는 소식에 그가 낫기를 바란다. 그러다 갑자기 누군가 문을 쿵쿵 두드린다. 문을 두드린 사람은 게슈타포 요원이었다.[8] 그는 한스 엄마에게 한스를 과잉보호하지 말라며 또 다시 그럴 경우 정부에서도 나서겠다 말하며 문을 닫는다.
이후 한스는 히틀러에게 충성을 맹세하는 교육을 받는다. 교실에는 히틀러 초상이 경례를 받으며 흡족한 듯한 표정으로 걸려 있고, 훈장이 너무 많아 초상화 밖으로 다 튀어나온 뚱뚱한 헤르만 괴링, 고블린을 닮은 녹색 피부와 기괴한 미소로 묘사된 요제프 괴벨스의 초상화도 웃으며 걸려 있다. 어느날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여우가 토끼를 잡아먹는 모습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는다. 이에 한스가 "토끼가 불쌍하다."고 말하자 선생님은 불같이 화를 내며 한스의 친구들이 한스를 비웃게 만들고, 던스 캡을 씌운 채 구석에서 벌을 서게 만든다. 히틀러, 괴링, 괴벨스의 초상화도 한스를 단체로 노려보기 시작한다. 다른 친구가 "약한 토끼가 강한 여우에게 잡아먹히는 건 정당하다."고 하고 이에 선생님이 칭찬을 하자 한스는 이전과는 태도를 바꿔서 친구의 의견에 동의한다는 듯 강한 어조로 말하고 이에 선생님도 흡족한 듯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고, 히틀러도 만족한 듯 윙크를 한다.[9]
결국 이러한 식의 교육을 받은 아이들은 끝내 충실한 나치당원들로 자라난다. 아이들은 나치당이 주관하는 분서 운동에 참여한다. 나치들은 유태인인 아인슈타인, 스피노자의 저서와 멘델스존의 악보를 불태워 버리고, 그들 입장에서 '관용을 논하는 운터멘쉬 프랑스인'인 볼테르의 저서, 히틀러와 나치의 기준에 들지 못하는 예술품들도 같이 불태운다. 성경 말씀은 나의 투쟁으로 대체되었고, 십자고상의 자리는 나치의 권력을 상징하는 검으로 바뀐다.[10] 교회에 돌이 날아들고 이내 불태워진다.[11]
한스가 완전한 나치의 당원이 되어가는 모습, 성인이 되고 무기를 받은 한스가 나치의 충실한 군인이 되어 행진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내레이터는 "한스는 이제 나치가 보라는 것 외에는 보지 않고 하라는 것 외에는 하지 않으며 말하라는 것 외에는 말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 때 경주견용 입마개와 눈마개가 채인 한스의 모습으로, 세뇌가 완료된 한스가 완전히 나치의 수족으로 전락했음을 보여준다. 장성한 한스와 아이들은 병사가 되어 폭음이 난무하는 전장으로 향하고, 행진하던 병사들의 모습이 전부 군모가 얹어진, 지평선까지 이어져 있는 수많은 묘비들로 변하면서 이들이 전쟁에서 모두 죽었음을 암시한다. 전사자 묘역을 마지막으로, "이제 그의 교육은 끝났다. 파멸로 가는 교육 말이다."라는 말과 함께 끝이 난다.
3. 특징
개그스러운 분위기의 의용군이 된 도날드(Commando duck), 총통 각하의 낯짝과는 달리, 어둡고 무서운 것이 특징이다. 나치 독일을 한스라는 아이의 시점으로 풍자했다. 작중 개그씬은 주인공 한스가 유치원에서 배운 나치 독일식 잠자는 숲속의 미녀를 설명하는 씬이 영상 내에 유일한 개그씬이다.[12][1] Verboten은 독일어로 금지를 뜻하며, 리스트에 프랭클린, 윈스턴, 조셉이 있는데 아마 연합국인 미국, 영국, 소련의 지도자인 루스벨트, 처칠, 스탈린을 말하는 것 같다. 실제 미국에서는 스탈린을 이오시프 스탈린이 아닌 조셉 스탈린이라 표기한다. 나머지는 대부분 사무엘, 이자크, 다비트, 요슈아, 아모스, 노아, 미리암 등 당대 유럽 유대인들이 많이 썼던 이름들이다.[2] 히틀러는 정권을 잡은 후 나의 투쟁을 전 국민과 관공서에 강매하다시피 뿌리며 그 인세를 받아 챙겼다.[3] 이것은 아마 부부가 조국을 위해 대가족을 낳을 것을 기대한다라고 암시한다.[4] 정확히는 독일을 형상화한 캐릭터인 게르마니아이다. 작중 맥주에 취해 제 정신을 유지하지 못하는 아줌마로 그려지는데, 아마 1차 대전에서 져서 한참을 하이퍼인플레이션과 정치불안, 내정간섭에 시달린 바이마르 공화국을 표현한 듯 하다.[5] 히틀러가 등장하는 장면에서 내레이터가 누군지 알고 있겠죠?라고 하는데 실제 40년대 일부 미국 선전 만화에서 히틀러가 나오면 항상 누군지 알죠?라고 묻는 대사가 있다.[6] 히틀러 특유의 남부 독일식 강세가 잔뜩 담긴 억양의 연설용 독일어.[7] 작중 내레이터가 히틀러는 그녀를 끌고 안장 위에 올라태웠는데 이는 히틀러가 독일을 속였다는 뜻으로 해석된다.[8] 작중 얼굴을 보이지 않고 그림자를 통해 그의 행동을 보여준다.[9] 같은 시기 독일을 다룬 조조 래빗에서도 히틀러유겐트에서 이러한 식의 교육을 하는 묘사가 등장한다. 주인공 조조의 별명이 조조 래빗이 된 이유도 선배들이 준비한 토끼를 해치지 못해서 별명이 '약하다'는 뜻으로 토끼가 되버린 것이다.[10] 미국에서 삶의 기준이 되는 기독교적 정신이 히틀러의 사상으로 대체되었음을 보여주면서 미국인들에게 나치의 심각성과 비인간성을 보여주는 묘사이다. 또한 나치즘이 곧 독일인의 생각을 좌우하는 절대적인 기준이 되었음을 미국인들에게 보여준다.[11] 나치들이 교회를 불태우는 장면은 그야말로 미국적인 연출이라고 할 수 있다. 21세기 현재도 개신교도적 성향이 은근히 사회에 남아 있는 미국인들에게 반정부 목사 살해 등 '나치의 반기독교적 행태'는 당시 꽤 자주 다뤄지던 선전용 소재였다. 실제 나치에 마르틴 보어만이나 알프레트 로젠베르크, 하인리히 힘러와 같이 반기독교적 성향이 강한 당원들이 있는 것은 사실이었으나, 당 전체가 반기독교적인 성향을 띄고 있다고 하기엔 어려웠다. 히틀러도 간혹 연설할 때 본인을 '기독교의 수호자'를 들먹이며 포장했던 적이 있었는가 하면 어떤 때는 기독교는 유약한 종교이며 가톨릭은 틀려먹었고, 내가 인정하는 종교는 이슬람 뿐이라고 발언하기도 하는 등 이도저도 아닌 스탠스를 보였다. 물론 디트리히 본회퍼 등 나치즘에 반대하는 기독교 인사들이나 학살에 반대하고 자신의 양심을 지키는 기독교도들은 꾸준히 탄압하였다.[12] 다른 장면으로는 한스가 학교에서 수업을 듣는 장면에서 히틀러, 괴링, 괴벨스의 초상화의 표정이 변하는 장면이 있으나 작중에서 등장하는 초상화가 너무 현실적으로 그려져서 사람에 따라 무섭게 느껴질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