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조그마한 회사에 다니는 변변치 못한 사나이 나팔수는 서른이 다 되도록 연애 한번 못해본 그를 딱하게 여기는 사장의 충고에 따라 여대 앞으로 하숙집을 옮긴다. 여자만 사는 하숙집에 들어간 팔수는 하숙집 딸 미연을 마음에 두고 자신을 그럴싸하게 포장한다. 사장과 다방주인, 아버지에게서 데이트 자금을 얻어낸 팔수는 미연의 환심을 사기 위해 돈을 쓰지만 그녀의 친구들 때문에 별 진도를 나가지 못한다. 한편 시골에서 팔수에게 선을 보라고 닦달하던 아버지는 어느날 칠례라는 시골 처녀를 데려와 팔수의 하숙집에 놓고 가버린다. 팔수는 노골적으로 칠례를 못마땅해하며 쫓아낼 궁리를 하다 칠례와 미연을 데리고 밖으로 나온다. 칠례와 미연을 차별하며 자신이 칠례에게 어울리지 않음을 보여주려던 팔수는 동물원에서 공교롭게도 돈을 빌렸던 다방주인을 만난다. 다방주인에게 빚 독촉을 당하는 팔수를 보고 미연은 마침 사진을 찍어주러 온 친구와 함께 그 자리를 떠나고 칠례는 팔수의 빚 20만원을 대신 갚아준다. 자신을 외면하고 미련없이 가버리는 미연의 뒷모습을 보며 의기소침해진 팔수에게 칠례는 술을 사주며 그를 위로한다. 그리고는 다시 시골로 내려가려 뒤돌아서는 칠례를 보고 팔수는 그제야 진심으로 자신을 위하는 사람이 칠례임을 깨닫고 그녀를 붙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