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의 상상의 동물 | ||||||
{{{#!wiki style="margin:0 -10px -5px; min-height:calc(1.5em + 5px); word-break: keep-all" {{{#!folding [ 펼치기 · 접기 ] {{{#!wiki style="margin:-5px -1px -11px" | 한반도 | |||||
강길 · 거구귀 · 거대하 · 거루 · 거잠 · 거치녀 · 거치봉발 · 견상여야록 · 경강적룡 · 경어목야유광 · 고관대면 · 고수여칠 · 공주산 · 구렁덩덩 선비 · 귀마왕 · 귀수산 · 귀태 · 그슨대 · 그슨새 · 금갑장군 · 금강호 · 금돼지 · 금현매 · 금혈어 · 길달 · 김녕사굴 구렁이 · 김현감호 · 꺼먹살이 · 나군파 · 나티 ·노구화위남 · 노구화호 · 노앵설 · 노옹화구 · 노호정 · 녹정 · 녹족부인 · 능원사 · 단피몽두 · 달걀귀신 · 닷발괴물 · 대선사사 · 대영차 · 대인 · 대구인 · 도피사의 · 도깨비 · 두두리 · 두억시니 · 두병 · 마귀 · 마귀굴 · 망태기 할아버지 · 매구 · 맹용 · 머리 아홉 달린 괴물 · 모선 · 몽달귀신 · 묘두사 · 묘수좌 · 무고경주 · 무수대망 · 백두산야차 · 백마 · 백발노인 · 백여우 · 백제궁인 · 백포건호 · 백화륜 · 보은섬여 · 불가사리 · 불개 · 불여우 · 사비하대어 · 사풍흑호 · 산귀 · 살쾡이 요괴 · 삼기호신 · 삼두구미 · 삼두일족응 · 삼목구 · 삼족섬 · 상사석탕 · 새우니 · 새타니 · 선묘 · 성성 · 소인신지께 · 손님 · 신구 · 쌍두사목 · 손돌 · 신기원요 · 야광귀 · 양수 · 어둑시니 · 여귀 · 여우누이 · 역귀 · 요하입수거인 · 우렁각시 · 우와 을 · 유엽화 · 육덕위 · 육안귀 · 을 · 의가작수 · 이매망량 · 이목룡 · 이무기(강철이 · 영노 · 이시미) · 이수약우 · 인두조수 · 일점청화 · 일촌법사 · 자유로 귀신 · 자이 · 장두사 · 장산범 · 장인 · 장자마리 · 장화훤요 · 저퀴 · 적염귀 · 제생요마 · 조마귀 · 주지 · 죽엽군 · 죽우 · 죽통미녀 · 중종 시기의 괴수 출현 소동 · 지귀 · 지축 · 지하국대적 · 착착귀신 · 처녀귀신 · 청너구리 · 청단마 · 청색구인 · 청양 · 청우 · 취생 · 칠우부인 · 콩콩콩 귀신 · 탄주어 · 탐주염사 · 토주원 · 하조 · 해중조 · 해추 · 허주 · 호문조 · 홍난삼녀 · 홍콩할매귀신 | ||||||
사령(응룡 · 봉황 · 기린 · 영귀) · 사흉(도철 · 궁기 · 도올 · 혼돈) · 사죄(공공 · 단주 · 곤 · 삼묘) · 가국 · 강시 · 개명수 · 계낭 · 건예자 · 고획조 · 교1 · 교2 · 교룡 · 구령원성 · 구영 · 구주삼괴 · 규룡 · 금각은각형제 · 기 · 길조 · 나찰 · 나찰녀 · 나찰조 · 남해의 거대한 게 · 농질 · 도견 · 마반사 · 마복 · 맥 · 명사 · 무손수 · 무지기 · 박 · 백악 · 백택 · 봉희 · 붕 · 분양 · 분운 · 부혜 · 불쥐 · 블루 타이거 · 비 · 비두만 · 비목어 · 비위 · 사오정 · 산화상 · 상류 · 상양 · 새태세 · 서거 · 세요 · 셔글룬 · 손오공 · 승황 · 시랑 · 식양 · 알유 · 야구자 · 영감대왕 · 예렌 · 예티 · 오색사자 · 오통신 · 우마왕 · 유성신 · 인면수 · 자백 · 저파룡 · 저팔계 · 전당군 · 조거 · 주유 · 주충 · 짐새 · 착치 · 창귀 · 천구 · 청부 · 청조 · 촉룡 · 추이 · 치우 · 치조 · 칠대성 · 탐 · 태세 · 파사 · 팽후 · 폐폐 · 표견 · 풍생수 · 홍예 · 홍해아 · 화백 · 화사 · 환1 · 환2 · 활 · 황요 · 황포괴 · 해태 · 후 · 흑풍괴 | ||||||
가고제 · 가난뱅이신 · 가샤도쿠로 · 구두룡 · 규키 · 나마하게 · 네코마타 · 노데포 · 노부스마 · 노즈치 · 놋페라보우 · 누라리횬 · 누레온나 · 누리보토케 · 누리카베 · 누마고젠 · 누에 · 누케쿠비 · 눗페라보우 · 뉴도 · 다이다라봇치 · 도도메키 · 도로타보 · 두부동승 · 땅상어 · 라이진 · 로쿠로쿠비 · 료멘스쿠나 · 마이쿠비 · 마쿠라가에시 · 망령무자 · 메쿠라베 · 멘레이키 · 모몬가 · 모노홋후 · 모쿠모쿠렌 · 목 없는 말 · 미미치리보지 · 바케가니 · 바케네코 · 바케다누키 · 바케조리 · 바케쿠지라 · 바코츠 · 베토베토상 · 뵤부노조키 · 분부쿠챠가마 · 사자에오니 · 사토리 · 산괴 · 산모토 고로자에몬 · 쇼케라 · 슈노본 · 스나카케바바 · 스네코스리 · 스즈카고젠 · 시라누이 · 시리메 · 시사 · 아마노자쿠 · 아마비에 · 아마메하기 · 아미키리 · 아부라스마시 · 아부라토리 · 아시아라이 저택 · 아즈키아라이 · 아야카시 · 아오안돈 · 아카나메 · 아카시타 · 아타케마루 · 야교상 · 야타가라스 · 야나리 · 야마비코 · 야마아라시 · 야마오토코 · 야마와로 ·야마이누 · 야마지 · 야마치치 · 야마타노오로치 · 야마히메 · 야만바 · 야토노카미 · 여우불 · 오가마 · 오뉴도 · 오니 · 오니구모 · 오니바바 · 오니쿠마 · 오무카데 · 오바리욘 · 오바케 · 오보로구루마 · 오사카베히메 · 오이테케보리 · 오쿠리이누 · 오토로시 · 오하요코 · 온모라키 · 와뉴도 · 와이라 · 요모츠시코메 · 요스즈메 · 우라 · 우미보즈 · 우부 · 우부메 · 운가이쿄 · 유키온나 · 유킨코 · 이나리 · 이누가미 · 이누호오 · 이바라키도지 · 이소나데 · 이소온나 · 이지코 · 이즈나 · 이츠마데 · 이쿠치 · 인면견 · 일목련 · 일본삼대악귀(오타케마루 · 슈텐도지 · 백면금모구미호) · 잇탄모멘 · 잇폰다타라 · 자시키와라시 · 조로구모 · 지초 · 쵸친오바케 · 츠루베오토시 · 츠치구모 · 츠치노코 · 츠쿠모가미 · 카게온나 · 카라스텐구 · 카라카사 · 카마이타치 · 카미키리 · 카와우소 · 카타와구루마 · 칸칸다라 · 캇파 · 케라케라온나 · 케우케겐 · 케조로 · 코나키지지 · 코마이누 · 코쿠리바바 · 코토부키 · 쿄코츠 · 쿠다키츠네 · 쿠로보즈 · 쿠네쿠네 · 쿠단 · 쿠시 · 쿠비카지리 · 쿠즈노하 · 큐소 · 키도마루 · 키요히메 · 키이치 호겐 · 키지무나 · 타카온나 · 터보 할머니 · 테나가아시나가 · 테노메 · 테아라이오니 · 테케테케 · 텐구 · 텐조 쿠다리 · 텐조나메 · 텐조사가리 · 팔척귀신 · 하마구리뇨보 · 하시히메 · 하하키가미 · 한자키 · 호야우카무이 · 화차 · 효스베 · 후 · 후나유레이 · 후타쿠치노온나 · 훗타치 · 히노엔마 · 히다루가미 · 히와모쿠모쿠 · 히토츠메코조 · 히히 | ||||||
몽골 | ||||||
모쇼보 · 몽골리안 데쓰웜 · 봉 · 알마스 | ||||||
기타 | ||||||
사신(청룡 · 주작 · 백호 · 현무) · 오룡(흑룡 · 청룡 · 적룡 · 황룡 · 백룡) · 곤 · 교인 · 구미호 · 천호 · 독각귀 · 뇌수 · 계룡 · 달두꺼비 · 비어 · 백두산 천지 괴물 · 옥토끼 · 용 · 용생구자(비희 · 이문 · 포뢰 · 폐안 · 도철 · 공복 · 애자 · 금예 · 초도) · 삼족오 · 선녀 · 신 · 염파 · 인면조 · 천구 · 천호 · 추인 · 해태 · 봉황 · 인어 · 목어 · 비익조 · 가릉빈가 · 요정 · 액귀 · 마두 & 우두 · 야간 | ||||||
세계의 상상의 생물 둘러보기 | ||||||
구분 | 북아시아·중앙아시아 | |||||
아메리카 | 유럽 | 동아시아 | ||||
오세아니아 | 동남아·남아시아 | |||||
남극 |
1. 개요
한국의 대표적인 사원연기(寺院緣起) 설화이자 설화 속에 등장하는 호랑이. 김현감호(金現感虎)는 "김현을 사랑한 호랑이" 또는 "김현이 호랑이를 사랑하다"라는 뜻이다. 또한 "김현과 호랑이가 서로 교감하고 소통하다"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삼국유사 5권 효선편(孝善篇) "김현감호"와 대동운부군옥 15권에 수록되어 있다. 대동운부군옥에선 수이전에서 인용한 것이라며 호원(虎願)이라는 항목으로 줄거리가 간략하게 요약되어 실려 있는 것으로 보아 원래는 노옹화구나 죽통미녀와 함께 신라수이전에 실린 이야기였던 것으로 보인다.
2. 내용
통일신라의 도읍인 경주에는 흥륜사[1]라는 큰 절이 있었다. 매년 음력 2월이 되면 초파일부터 보름까지 아름다운 연등불을 달았고, 남녀들은 흥륜사 전탑에서 복을 빌며 탑돌이를 했다. 다만 모두가 경건한 마음으로 온 것은 아니고, 당연히 법회를 빙자해 남녀가 서로 만남을 갖는 장이 되기도 했다.[2]원성왕 때 김현(金現)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도 사람들 틈에 끼어 탑돌이를 하며 탑을 돌기 시작했고, 밤이 깊어 사람들이 없어져도 그는 탑돌이를 계속했다.[3] 하늘에서 달빛이 은은하게 비치는 중 김현은 뒤에서 탑을 돌고 있던 처녀와 눈이 마주친다. 놀란 처녀는 고개를 숙이고 김현의 가슴은 두근거렸다.
탑돌이가 끝나고 김현은 처녀의 손을 덥석 잡고 그녀에게 마음을 빼앗겼노라 말한다. 처녀는 부끄러워 했지만 손을 빼지도 달아나지도 않고 살며시 미소 짓는다. 김현은 기쁨에 차서 처녀를 끌어안고 처녀도 고운 얼굴을 그의 가슴에 묻는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처녀가 이제 가야 한다고 입을 연다. 김현은 그녀를 집까지 바래다주겠노라 말하고 처녀는 한사코 사양하지만 그는 억지로 처녀의 뒤를 따랐다. 서쪽 산기슭에 있는 조그만 초가집에 들어 안에 있던 할머니가 누구냐고 물었고, 처녀가 답하자 할머니는 "좋은 일이기는 한데 차라리 없는 일인 것만 못하구나"라며[4] 처녀의 오빠들이 나쁜 짓을 할 것을 우려해 김현을 숨기라고 말한다.
처녀가 김현을 숨겨주자 커다란 호랑이 세 마리가 집에 들어왔다. 호랑이들은 사람 냄새가 난다며 그를 잡아먹을 것이니 당장 내놓으라고 말한다. 할머니가 호랑이를 꾸짖지만 호랑이들도 지지 않고 사람을 내놓으라고 윽박지른다. 그러자 하늘에서 요란한 소리가 들리더니 '함부로 사람을 죽인 죄로 너희 중 하나를 죽이겠다'는 말소리가 들려온다. 호랑이들은 겁에 질려 덜덜 떨고 있을 때 처녀가 앞으로 오라비들이 못된 짓을 하지 못하게 약속할 테니 자신이 대신 벌을 받겠다고 말한다. 호랑이들은 안도하며 도망치고 처녀는 김현에게 자신이 둔갑한 호랑이임을 밝힌다. 그러면서 김현 같은 이를 낭군으로 만나 너무나 행복했다고, 하지만 자신은 이제 벌을 대신 받아 죽어야 한다고 말한다.
처녀는 날이 밝으면 자신이 호랑이가 되어 사람들을 해칠 것이니 그가 호랑이를 잡아 없애서 벼슬을 받으라고 이른다. 김현은 기겁하며 거절하지만 처녀는 자신은 이미 죽기로 한 몸이니 낭군을 위해 죽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좋다고, 그리고 자신이 호랑이 일족의 모든 죄악을 짊어지고 죽을 수 있다면 오히려 잘된 것이라며, 만약 자신을 불쌍히 여긴다면 자신을 위해 절을 지어달라 이른다.
다음 날 사납고 덩치 큰 호랑이가 사람들을 해치며 돌아다녔고, 아무도 호랑이를 막을 수 없었다. 원성왕이 그 소식을 듣고 호랑이를 잡는 이에게 높은 벼슬[5]을 주겠다고 선포하였고, 김현이 대궐로 가서 자신이 직접 하겠다고 하자 먼저 관작을 주고서 그를 격려하였다.
김현이 칼을 쥐고 숲 속으로 들어가 호랑이를 마주하자 호랑이는 처녀로 변해 김현을 맞이한 다음 자신의 말대로 해주어서 고맙다고 말하며 자신에게 상처입은 사람들은 흥륜사의 간장을 상처에 바르고 절의 나발 소리를 들으면[6], 깨끗이 나을 것이라 이르며 "죽더라도 자신을 잊지 말아달라"는 말을 남기고 김현이 가지고 있던 칼을 뽑아 자기 목을 찌른 뒤 호랑이로 변했다.
파일:external/cp.culturecontent.com/cp0433011092_m0004.jpg
김현은 호랑이를 감싸안고 슬피 운 뒤 피 묻은 칼을 들고 숲을 나와 "내가 호랑이를 잡았다"고 사람들에게 외쳤고, 사람들은 그의 말을 믿었다. 그는 처녀 말대로 사람들을 치료하고 높은 벼슬에 올라 서쪽 시냇가에 호원사(虎願寺)[7]라는 절을 지었다. 이후 그는 틈나는 대로 승려를 호원사에 초청해 범망경을 강독하는 법회를 열어 호랑이 처녀의 명복을 빌었으며, 호랑이 처녀에 대한 이야기는 죽기 직전에서야 논호림(論虎林)이라는 제목의 글로 지어서 세상에 알렸다고 한다.
3. 해석
김현과 호랑이 처녀는 탑돌이를 하다 눈이 맞아서 성관계를 하게 된다.[8]사람과 동물(호랑이)가 사랑했다는 점에서 이물교구설화로 분류되는 설화이다.
한국 설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둔갑하는 호랑이' 이야기이지만, 러브 스토리라는 파격적이면서[9] 감성적인 내용이 특징. 죽은 호랑이 처녀의 명복을 빌어주기 위해 김현이 절을 지어주었다는 점에서 통일신라 시대의 불교적 색채를 엿볼 수 있고, 새드엔딩으로 끝나는 이야기에서 진심으로 인간이 되고 싶어 탑을 돌며 인간이 되길 빌었고, 인간 남자와 사랑에 빠졌던 호랑이 처녀의 슬픈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일연은 중국 태평광기의 신도징 설화[10]를 함께 싣고 김현과 신도징 모두 사람이 아닌 것이 사람의 모습으로 변해 사람과 맺어졌지만 신도징의 아내는 끝내 짐승의 본성을 버리지 못하고 사람이기를 포기했다는 점에서 김현과 만난 호랑이 처녀가 훨씬 낫고, 누군가를 만나고 싶다는 생각으로 탑돌이에 온 김현이나 자기 일족의 죄를 대신 속죄할 방법을 찾고자 탑돌이에 온 호랑이 처녀나, 어떤 것이든 간절하게 염원하고 비는 마음을 모두 부처가 감응하고 이루어준 결과가 두 사람의 만남이 아니었겠느냐고 평했다. 여기의 암호랑이는 현모양처로서 인간 남편 신도징과 아이도 낳아 잘 살지만 그리워 하던 처가에는 아무도 없어 슬퍼하다가 벽에 걸린 호피(虎皮)을 입고 호랑이가 되어 사라졌다. 또한 판본에 따라 암호랑이가 자신에 의해 상처를 입은 사람은 절에 있는 묵은 된장이나 간장을 바르면 낫는다고 이야기한다.
고려 후기 최자의 보한집에서도 비슷한 얼개의 이야기가 등장하는데, 여기서는 주인공이 김현과 호랑이 처녀가 아닌 노승과 소년으로 등장하며, 죽은 뒤에 승려로 환생해서 다시 만났다는 결말로 끝나는 등 불교적인 색채가 더 진해졌다.#
만화가 함형숙이 김현감호의 이야기를 소재로 해서 그린 단편이 단편집 <파사>에 실려 있다.
4. 관련 문서
[1] 법흥왕이 불교를 도입하면서 기존의 토속신앙의 중심지였던 천경림에 지었다는 절[2] 지금도 법회나 예배를 빙자해서 친교를 쌓거나 애정행위를 하려는 경우도 있다지만 당시 조선 시대의 유학자들이 불교를 비판한 것 중에 하나가 "법회랍시고 혈기왕성한 젊은 것들이 모여서 온갖 추문을 만들게 된다."는 것이었다.[3] 김현이 밤늦게까지 탑돌이에 남아서 빌 정도로 간절한 소원이 무엇이었는가에 대한 추측이나 해석에 따라 이야기의 해석도 달라질 수 있는데, 자신의 짝을 만나게 해 달라는 소원을 빌었을 수도 있고 자신의 입신출세를 기원했었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전자의 경우라면 이야기의 결말을 통해 '결국 사랑이라는 감정마저도 허상'이라는 불교적 인생무상의 쓸쓸함이, 후자의 경우는 '출세하고 싶다는 소원을 이루었지만 대신 사랑은 잃은' 김현의 공허함을 느낄 수 있다. 어느 쪽으로 해석하든 읽고 난 뒤에는 긴 여운이 남게 된다는 점이 김현감호라는 이야기가 천년의 세월을 넘어 사람들 사이에서 오랫동안 살아남게 해준 한 요소일 것이다.[4] 그도 그럴 것이, 처녀의 정체는 호랑이였기 때문.[5] 정확히는 2급의 관작을 주겠다고 하였다. (원문: "戡虎者爵二級.")[6] 일연에 따르면 일연 자신이 살던 고려 시대까지도 들짐승에게 다친 상처에 이 치료법을 사용했다고 한다.[7] 호랑이의 소원을 담은 절이라는 뜻. 절은 지금의 경주 황성공원 자리에 있었다고 한다.[8] 이렇게 부부가 아닌 남녀가 관계하는 걸 '야합'이라고 하는데, 신라의 개방적인 성문화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당장 삼국통일의 두 주역인 김유신과 문무왕도 이렇게 혼전임신으로 태어난 사람들이다. 만명공주가 부모 숙흘종, 만호부인의 반대를 무릅쓰고 금관가야 구형왕의 손자 김서현과 사랑의 도피를 해서 김유신을 낳았고, 태종무열왕은 김유신의 꾀로 문명왕후와 혼전 관계를 하여 문무왕을 낳았다. 대를 이은 속도위반 결혼[9] 특히 탑돌이를 하다가 두 사람이 만나 정을 통하는 장면이 파격적인데 원문에는 '탑돌이를 끝내자 으슥한 곳으로 가서 정을 통하였다고 나온다.[10] 당덕종 때 한주 십방현위였던 신도징이라는 사람이 부임지로 가는 길에 만난 마을에서 만난 여성에게 반해 구애해서 아내로 삼고 부임지로 함께 데려가서 1남 1녀의 자식을 낳고 살았으나, 아내는 신도징이 벼슬을 그만두고 본가로 돌아가는 길에 처음 만난 마을에 들러 예전에 자신이 살던 집에 가서 호랑이 가죽을 뒤집어 쓰고 호랑이로 변해 숲으로 들어가 버렸다는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