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19-09-29 14:23:42

그놈이 그놈

모두까기 인형에서 넘어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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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놈이 어떤 조선, 어떤 정치체제를 만든다 해도 누군가는 빼앗고, 누군가는 빼앗기지. 누구는 짓밟히고, 누구는 짓밟지. 윗것들은 대의를 말하지만, 다 그게 그거야. 결국... 개헛소리!" - 뿌리깊은 나무, 이방지
嗟爾勳臣 아, 들아!
毋庸自誇 잘난 척하지 마라.
爰處其窓 의 집에 살면서
乃占其田 의 토지를 차지하고
且乘其馬 의 말을 타고
又行其事 의 일을 행하니
爾與其人 너희그들
顧何異哉 다를 게 뭐가 있겠느냐.

-<상시가>(傷時歌), 인조실록 인조 3년(1625년) 6월 19일.[1]

1. 개요2. 정치에서3. 논쟁에서4. 오용5. 기타6. 관련 문서

1. 개요

대립하거나 비교되는 인물 또는 집단이 있는데 양자의 수준이 (나쁜 쪽으로)[2] 비슷할 경우 사용하는 말. 정치, 사회에 대한 관심을 끊은 사람들이 자주 사용하는 말이기도 하다.

양비론의 가장 전형적인 예시이기도 하다. A도 나쁘고 B도 나쁘다고 주장하는 것의 예시가 정치, 사회쪽 예시만 있는 건 아니지만 아무래도 이 쪽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긴 하다. 양비론과 마찬가지로, 이 말 자체는 옳다 그르다를 평가할 수 없는 명제 자체가 아니다.A=B 이거일 뿐 사용하는 맥락에 따라서 적절한 표현인지 잘못된 왜곡인지가 드러난다.

2. 정치에서

예시: 정치인은 그놈이 그놈이니까 A당 뽑든 B당 뽑든 똑같은데 뭘. (+ 어느 쪽을 선택해도 상관없잖아. / 그냥 선택을 하지 말자.)
거대 질세척제나 똥 샌드위치나...

여기서 보통 '그놈이 그놈이니까 정치에 관심갖지 말고 네 할 일이나 해. 네가 정치할 꺼냐?'로 이어지는 게 대부분이지만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많은 사람들이 착각하고 있지만 양비론 = 정치적 무관심이 아니다. 양비론적 태도가 정치적 무관심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을 뿐이지, 정치에 의욕적으로 참여하는 사람 중에도 양비론적 태도를 가진 사람(흔히 말하는 중립적 사고)은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다. 사회 의식 수준이 낮아 자신이 몸 담은 집단에서조차 통수를 맞는 경우 양비론은 훨씬 심해진다. 전장에서 수없이 많은 시간을 구른 군인들이 전쟁을 혐오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정계에 오래 몸 담은 사람치고 정계를 싫어하지 않는 사람도 드물다. 심지어 정치를 하면서 자신이 원하던 방향으로 정책을 이끌어낸 정치인들 조차도 엄청난 피로감과 스트레스, 인간 관계의 환멸 등을 호소하며 정계 은퇴후에는 조용히 자신의 취미 활동에 매진하는게 일반적이다. 하물며 처음부터 군소정당, 시민단체 등으로 돈 없고 빽 없이 온갖 고생을 다 한 사람들은 말 할 필요도 없다. 일단 사람은 정치를 하기 위해 태어난 게 아닌 그냥 평범하게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기 위한 동물중 하나 일 뿐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가령, 어떤 정치 현안에 대해 A정당이 a라는 정책을 내놓았고 B정당이 b라는 정책을 내놓았다. 그런데 스스로 그 현안에 대해서 c라는 정책이 가장 옳다고 생각하여 두 정당 모두 틀렸다고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양비론적 태도를 가졌으나 정치적 무관심에는 빠지지 않은 것이다. 정치적 무관심이라면 c라는 정책을 내놓지도 않았을 테니까.

이런 오해가 널리 퍼진 것은 한국의 정치 참여 구조가 유권자들이 스스로 정치적 신념을 가지고 자신의 신념과 일치하는 정당을 찾아 지지하는 것보다 정당의 정치적 입장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현상이 보편화해 있기 때문이다. 즉, 특정 정당의 입장을 맹종하는 사람은 제3자가 정당의 것이 아닌, 자기만의 정치적 입장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양비론자 = 정치적 무관심에 빠진 사람이라고 무조건 몰고 가는 것은 흑백논리의 변형판이나 다름없다.[3]

3. 논쟁에서

훈제 청어, 혹은 물타기, 피장파장의 오류.

논쟁에서는 흔히 물타기로 불리는 논점 흐리기, 혹은 자신이 속한 집단이나 세력에 대한 두둔으로 쓰이는 경우가 있다. 좀 더 쉽게 말하면 여론 호도나 전환을 위해 쓴다. 여기에는 프락치질이나 코스프레를 동원한다.

예를 들어 A세력과 B세력이 서로 경쟁관계인데 B세력이 내/외부의 잘못으로 비판을 받거나 수세에 몰렸을 때, B세력의 사람이 중립인 척 혹은 온건한 A세력의 사람인 척 하며 "A나 B나 똑같아!" 라는 식으로 깎아 내리는 것이 그것. 주로 쓰이는 곳은 정치적 논쟁이지만, 친목질이나 인터넷 커뮤니티 간의 다툼에도 두루 나타난다.

가장 단적인 예는 이런 식이다.
(전략) A: 그러니 B세력을 처벌해야 합니다!
B: 너네는 털어서 먼지 안 나오냐? (후략)

이게 문제가 되는 이유는, 현재 토론의 핵심은 "B세력을 처벌하느냐? 마느냐?"인데 뜬금없이 "A세력에도 잘못이 있다"라며 핵심의 방향을 돌리는 것이다. 결국 말이 안 되는 셈이다. 근데 저 말은 B 입장에서 사실상 본인한테 이득이 될수가 없다. 면죄부를 주는 게 아니기 때문에 사실상 죄가 있다면 A도 같이 처벌될 뿐이다.어차피 죽을 거 같이 죽자는 뜻이다

4. 오용

그냥 무관심하거나 머리가 나쁜 사람들이 자신을 포장하고 허세를 떨기 위해 곧잘 인용하는 말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저렇게 말하면 마치 모든 걸 통달하고 파악해서 실망한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실제로 저렇게 말하는 사람치고 진짜로 뭘 좀 알아서 그놈이 그놈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몇마디만 물어봐도 바로 밑천이 나온다. 실제로 투표하러 가기 귀찮아서 안 하는 행동을(물론 투표 자체는 자유이지만) '그놈이 그놈이라 안 한다' 하고 핑계를 대는 레파토리는 매우 흔하다.

물론 틀리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몇십년이나 지켜보기는 힘들다. 인간의 가장 위대한 발명품인 문자로 기록한 것이 남아있는데 굳이 직접 실험할 필요가 있을까? 역사는 무엇이 일어날지 어렴풋이나마 알려준다. 물론 이 말을 쓰려면 명확한 기준과 근거가 있어야 하고, 그게 바로 경험과 지식이다.

5. 기타

양비론에 잘못 빠지면 쿨게이가 된다. 하지만 정치적 무관심과 마찬가지로 모든 양비론자가 쿨게이인 것은 아니며, 거꾸로 모든 쿨게이가 양비론자인 것도 아니다. 양비론적 태도를 가진 사람이 (근거를 제시할) 지식이 부족해서 쿨게이가 되기 더 쉬운 경향이 있을 뿐.

비슷한 표현으로 '오십보백보', '도토리 키 재기', '그 나물에 그 밥' 등이 있으며, 도긴개긴[4] , '모두까기 인형'이 있다.

6. 관련 문서


[1] 실정을 일삼던 광해군과 북인 정권을 인조반정으로 축출하고 정권을 잡은 인조와 서인 정권의 행태를 풍자한 노래다.[2] 좋은 쪽이라면 난형난제, 용호상박같은 표현들을 쓴다. 애초에 항목명이 그이라는 비하명칭을 쓴 이유가 바로 비판이기 때문.[3] 실제로 대부분의 정치적 양비론자들은 윤리적으로 별 차이없으니 소속과는 별개로 내 입맛에 더 맞는 정책을 내거는 인물을 찍는 게 낫다라는 생각을 하는 것 뿐이다.[4] 간혹 도긴개긴도진개진, 도찐개찐, 도낀개낀, 도끼니개끼니, 개진도진 등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들은 모두 표준어가 아니다.[5] 그놈이 그놈이더라 라는 가사가 등장한다.[6] 정치 쪽으로 이에 대한 궁극적인 결론이 될 수 있다.[7] 명목상으로는 민주파나 중립이라도 될 수는 있지만, 구조 자체가 설립파(친중파)만이 당선될 수 있도록 되어 있어서, 홍콩인들은 그 누가 당선되더라도 그놈이 그놈이라는 반응.[8] Wanna One의 마지막 콘서트 이후 멤버들의 개인 팬클럽이 생기자 여러가지 의미로 '이름은 달라도 어차피 그놈이 그놈'이라는 얘기가 자주 나온다.[9] 색이 다른 우파의 별명이 좌파라서 그놈이 그놈 드립이 나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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