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3-01-19 18:52:45

감응유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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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역사3. 오해

1. 개요

Telegony

암컷과 이전에 교배한 전 수컷의 유전자가 그대로 이어져 유전된다는 가설이다. 당연히 현대 과학에서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유사과학으로 취급된다.

사실 이 이론이 진지하게 제기되기 시작한 19세기에도 멘델유전 법칙과 보베리와 서턴의 염색체설이 발견되면서 논파되었다.

2. 역사

이 가설의 기원은 생각보다 멀리 올라가야 하는데, 고대 그리스의 아리스토텔레스가 그 기원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아이의 특성에 영향을 끼치는 것은 단순히 임신 당시의 아버지와 어머니의 특성뿐만 아니라 어머니가 그 이전에 만났던 모든 수컷의 특성에 영향을 받는다고 보았다. 이것과 별개로 여성의 처녀성에 대한 중시는 고대 사회에서 일반적이었으며 혼전순결을 깼을 때의 처벌도 강했다. 당시에는 물론 감응유전이라는 단어나 유전학적 이해가 없었을 테지만, "내 아이의 피에 다른 남자의 피가 흐르고 있다"는 인식은 흔했다.

케케묵은 가설이었던 감응유전이 본격적으로 진지하게 제기되기 시작했던 것은 19세기에 이르러서였다. 1888년에 미국 의사 오스틴 플린트는 다음과 같이 기록한 바 있다.
특이하지만 이상하게도 이전의 임신이 자손에게 영향을 끼치는 것 같다. 이것은 동물 사육 업자들에게 잘 보고되고 있는데, 만약 순종의 말이 한 때 열등한 수컷에게 임신된다면, 이후의 새끼들은 반드시 첫 번째 수컷의 형질을 나타낸다. 인간에게도 같은 영향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두 번째 남편에 의해 여성은 전 남편을 닮은 아이들을 가질 수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이것은 특히 머리카락과 눈의 색깔에 의해 잘 관찰되는데, 흑인에 의해 아이를 낳은 백인 여성은 그 후에 백인 남자의 아이를 낳더라도 흑인이 가지는 특징을 발현하는 것 같다.[1]

하지만 독일의 아우구스트 바이스만 진화생물학자는 일찍이 감응유전설에 대해 의구심을 표명했고 1890년대에 이 이론은 과학적 지지에서 벗어났다. 스코틀랜드의 동물학자 제임스 코사르 유와트와 독일과 브라질의 다른 연구자들에 의한 일련의 실험은 감응유전에 대한 어떤 증거도 발견하지 못했다.[2]

또한 흑인에 대한 차별적인 언급에서 알 수 있듯, 이 또한 사회진화론이나 골상학과 같은 인종차별적 이론으로 급격하게 경도되었다. 19세기 이론가들도 감응유전이 일어난 사례를 찾으려고 노력했지만, 19세기는 물론이고 지금까지도 단 한 번도 수컷의 형질이 감응유전으로 인해 유전되었다는 것이 증명된 바 없다.

그래도 감응유전설은 19세기 후반의 인종차별적 신념에 영향을 미쳤다. 대표적인 예로 독일 나치당아리아인이 아닌 남자와 아이를 가진 여성은 나중에 "순수한" 아리안 아이를 가질 수 없다고 주장했다.[3]

2022년 9월부터 주식 갤러리에서 자신들의 성녀-창녀 이분법에 따른 비처녀 혐오를 위해서 이 감응유전설을 강력하게 주장했다.

3. 오해

동물 실험의 몇몇 연구 사례를 토대로 감응유전이라고 주장하는 경우가 있지만, 이것은 감응유전이라고 볼 수는 없다. 수컷의 정액은 생각보다 수명이 길고, 교배 주기가 짧을 경우 정액이 오염되어 (알려진 아버지가 아닌 다른) 수컷의 정자가 수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축의 순혈성이 깨지는 경우는 이럴 경우가 잦은데, 축사에서는 난교가 일상적이기 때문이다.

2014년 진화생물학자 A. J. 크린의 연구팀은 초파리에게 있어서 감응유전이 있을 수 있다고 주장한 바가 있긴 하다. 그런데 실제로 논문에서 밝히는 것은 일반적인 유전자 형질의 유전이 감응유전으로 일어났다는 것이 아니라, 교배가 일어나 수컷의 정액이 암컷의 생식기관에 들어갔을 경우 자손 초파리의 몸 크기가 두 번째 수컷이 아니라 첫 수컷의 조건(condition)[4]에 영향을 받았다는 논문이다.

곤충은 암컷이 수많은 수컷의 정액을 받아서 계속 체내에 보관하고 있다가 알을 낳는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유전형질이 다른 자녀들을 얻는것이 가능하지만, 인간의 경우에는 정자가 여성의 체내에서 오랜 기간 생존할 수가 없기 때문에 #[5][6] 쌍둥이중 일부 극소수 케이스를 제외하면 불가능하며,[7] 이것조차도 정자와 난자의 착상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붙기 때문에 '착상과 관계없이 유전이 된다'는 감응유전설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옥스포드 대학교 동물학과의 스튜어트 위그비 박사는 곤충의 생식 생리학의 차이로 인해 인간과 같은 포유류에 적용될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초파리를 연구한 진화생물학자 A. J. 크린도 인간 생식기관에서 같은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은 없다는 입장이다.#
[1] Flint, Austin (1888). Text-Book of Human Physiology (fourth ed.). USA: Appleton, New York. p. 797.[2] Burkhardt, R. W. (1979). Closing the door on Lord Morton's mare: the rise and fall of telegony. Studies in history of biology, 3, 1-21.[3] Jan Bondeson, A Cabinet of Medical Curiosities, 1999:159.[4] 원본 논문에서는 영양분, 습도, 낮과 밤의 주기를 모두 조정했고 이를 low condition과 high condition으로 나눴다.[5] 인간의 정자가 여성의 체내에서 생존할 수 있는 기간은 평균 기준으로 고작해봤자 2~3일에 불과하며 최대 생존기간은 5일이다.[6] 정자 안에 있는 DNA 정보도 마찬가지이다. 정자의 핵이 파괴되면 정자 내부에 담겨있는 DNA와 염색체도 온전히 남아있을수가 없으며, 정자의 DNA와 염색체가 난자와의 수정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녹아드는건 불가능하다.[7] 거의 비슷한 시간대에 두명 이상과 성관계를 해야하며, 다른 유전자를 담은 정자 두개가 생존해서 난자에 안전하게 착상해야하는 조건이 모두 성사되어야 한다. 이 조건을 모두 충족할 확률은 100만분의 1에 불과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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